지는 태양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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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곤목사 조회수:4893 추천수:1 112.168.96.71
- 1998-12-27 17:25:34
김형 !
지난 여름 강렬했던 태양이 서산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지구를 삼킬듯한 폭풍도, 거대한 바위도, 웅장한 산맥도 화려한 꽃들도 그 앞길을 막을 수 없습니다. 얼마 있으면 1998년이라는 숫자는 다시 이 지구상에, 우리의 생에 오지 않을 것입니다. 올 한해 어떻게 보내었습니까? 참 힘들었지요. 무엇보다 경제 위기 앞에 무력해진 우리의 삶이 부각된 한해였습니다.
이제 1998년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한 해는 인생의 축소판일 것입니다. 그래서 한 해의 마지막을 지나노라면 인생의 마지막을 생각하게 됩니다. 김형, 외람된 질문입니다만 인생이 며칠 밖에 남지 않았다면 어떻게 사시겠습니까?
러시아 작가 도스토예프스키는 1849년 스물 여덟 살의 나이로 사회주의 혁명 단체에 가입했다는 죄명으로 사형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영하 50도나 되는 추운 겨울 날 그는 두 사람과 같이 사형장의 기둥에 묶이게 되었습니다. 그에게는 최후의 5분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는 5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를 생각하였다고 합니다. 형장에 같이 끌려온 사람들에게 마지막 유언을 남기는데 2분, 오늘까지 살아온 생활을 정리해 보는데 2분, 나머지 1분은 대지를 그리고 대 자연을 한번 둘러보는데 쓰자라고 생각하였답니다. 그는 눈물이 고인 눈으로 곁에 묶여 있는 두 사람에게 최후의 인사를 하고 가족을 잠깐 생각하고 나니 벌써 2분이 지나가 버렸습니다. 이제 자신을 돌이켜 보는데 문득 "3분 후에 나는 어디로 갈 것인가?"를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해졌습니다. 28년간이란 세월을 한 순간 한 순간 아껴쓰지 못한 것이 그렇게도 후회가 되었습니다. 이제 다시 한번 살 수만 있다면 좀더 가치 있게 살고 싶었지만 가슴만 아파올 뿐이었습니다. 그 순간 장탄하는 금속성 소리가 철커덕하고 났고 이와 동시에 죽음의 공포가 엄습해 왔습니다. 그 순간 한 병사가 황제의 특사령을 가지고 도착하였습니다. 그는 시베이아의 긴 유형생활을 하다가 1859년 모스크바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그는 사형의 순간에 느꼈던 시간의 고귀함을 평생 잊지 않고 살았습니다. 그는 가장 가치 있는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영혼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시베리아 유배 생활에서 돌아온 그는 " ...어느 누가 나더러 그리스도는 진리의 실천자가 아니고 실제에 있어서 진리란 그리스도의 손이 미치지 않는 곳에 있다는 것을 증명해준다고 하더라도 나는 서슴지 않고 그 진리를 버리고 그리스도편에 들어갈 것이다...나는 그리스도 없는 상태하의 인간을 상상도 할 수 없다"고 고백하였습니다. 진정 가치 있는 삶을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지는 태양을 바라보며 /981227 /김필곤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