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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생이 문제의 답일 수 있습니다.
김필곤목사 조회수:6318 추천수:2 112.168.96.71
2002-12-04 13:06:02
30년 간 장애인 남편을 볼봐온 채숙자(54)씨는 제 2회 4.19 봉사상을 받았습니다. 그녀의 남편은 4.19 혁명 당시 동국대에 갓 입학한 신입생의 몸으로 경무대 앞에서 육탄시위를 벌이다 날아온 총탄에 맞아 전신마비가 되었습니다. 그 후 열아홉 청년의 청춘은 박제로 변해 버렸습니다. 채씨가 그런 남편의 사연을 접하게 된 것은 꽃다운 나이 24살 때였습니다. 신문을 통해 4.19 민주 투사가 칠순 노모의 간병 속에 걸음마를 내딛기 위해 하루 8시간씩 물리치료를 받으며 투병 중이라는 보도를 본 것입니다. 신앙심이 두터운 그녀는 자원 봉사 단체의 회원으로 헌신적으로 간호를 하였습니다. 봉사한 지 6개월 째였습니다. 뜻하지 않게 “뜻을 같이할 수 없겠느냐”는 남편의 간곡한 청혼을 받게 되었습니다. 수락하기 힘든 제안이었습니다. 전신 마비의 남자입니다. 그렇다고 건강할 때 사랑이 다져진 사람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순수하게 자원 봉사자로 만난 사이었습니다. 손가락도 까딱하기 힘든 남편은 손목에 붓을 매달고 힘겹게 편지를 써보내었습니다. 무려 50여통의 편지였습니다. 그녀는 마음에 결심을 하였습니다. 전신마비의 처지에서도 한 여성의 사랑을 구하고자 하는 진실한 마음을 거절할 수는 없었습니다. 채씨는 어른들의 뜻을 거스를 수 없어 1년을 꼬박 친정에 내려가 부모님을 설득했습니다.

드디어 73년 11월 어렵사리 친정 부모의 허락은 받았습니다. 그러나 '부끄러우니 청첩장은 보내지 말라'는 부모님의 엄명이 떨어졌고 고향사람들 몰래 치르려던 이들의 결혼식은 신문에 기사가 나고 말았습니다. 결혼으로 이들의 고난이 끝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휠체어 생활을 하는 탓에 신장이 나빠진 남편은 만성신부전증에 당뇨병까지 겹쳐 입원과 퇴원을 수없이 반복해야 했습니다. 올 2월에는 끝내 의식을 잃고 중환자실에 한 달 넘게 입원해 가장 힘겨운 고비를 맞이했다고 합니다. 그가 기적적으로 의식을 찾은 뒤 아내에게 던진 말은“걱정하지 마, 어서 일어나 당신 업어줄게”였다고 합니다. 어렵사리 채씨를 시상장으로 모신 4·19 선교회에서는 “그녀의 헌신과 봉사야말로 살아있는 4·19정신”이라고 말했답니다. 하지만 그녀는 “사랑하는 게 어디 상 받을 일이 되나요.”"부부로서 서로를 사랑하고 돌보는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인데 자꾸 상을 주겠다니 부끄럽네요. 그게 무슨 상 받을 일이 되나요."라고 말했답니다.

때로는 한 인생이 문제의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모두가 하기 싫어하지만 내 일 생을 통해 상대의 숙제를 풀어 줄 수도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 인생의 문제를 십자가의 희생으로 풀어 주었습니다. 그녀는 그 사랑을 따른 용기 있는 여인이었습니다●

내 일생이 문제의 답일 수 있습니다./김필곤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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