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은 내용물에 따라 이름이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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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곤목사 조회수:4631 추천수:5 112.168.96.71
- 2003-04-06 11:32:00
같은 모양 같은 색깔의 그릇일지라도 그곳에 무엇이 들어가 있느냐에 따라 그릇의 이름이 달라집니다. 물이 들어 가면 물그릇이 되고 밥이 들어가면 밥그릇이 되며 술이 들어가면 술그릇이 됩니다. 사람의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마음이지만 마음 속에 무엇이 들어가 있느냐에 따라 인생은 달라집니다. 조선시대 양녕대군은 세자로 책봉되어 왕이 될 수 있었던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왕이 되지 못하였습니다.
양녕이 세자에서 폐위된 직접적인 원인은 그의 엽색 행각 때문이라고 합니다. 마음 속에 담긴 음탕한 생각으로 그는 왕이 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양녕은 열네 살이 되던 해에 김한로의 딸에게 장가들어 이성에 눈을 떴는데, 열일곱 살이 되던 해부터 다른 여자에게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처음으로 그의 눈을 사로잡은 여인은 명나라 사신을 위한 연회장에서 보게된 기생 봉지련이었다고 합니다. 그녀를 궁중으로 불러들인 것으로 인해 태종은 봉지련을 잡아 옥에 가두게 하였는데 양녕은 그 문제로 식음을 전폐했을 정도로 그녀에게 빠져 있었답니다. 세자가 걱정이 되어 아버지는 결국 봉지련을 풀어주고 세자가 봉지련을 동궁으로 불러들이는 것은 금했지만 양녕은 몰래 궐 밖으로 빠져나가 바람을 피우곤 했다고 합니다.
그의 엽색 마음은 동궁으로 창기를 끌어들이는 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친형인 정종과 가까웠던 기생 초궁장과 매형 이백강의 첩이었던 기생 칠점생을 범하기도 합니다. 조그마한 불씨를 끄지 않으면 큰 불이 되듯 양녕의 마음에 타오른 기생행각은 그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절색의 미인이었다는 곽선의 첩 어리를 납치해 동궁에 두고 아이를 갖게 한 사건이 태종에게 알려졌습니다. 이때가 태종 18년인 1418년 5월이었습니다. 태종은 세자를 궁궐에서 나가게 했고 전혀 마음을 바꿀 수 없다고 판단한 태종은 6월 의정부 대신과 공신, 6조, 3군 도 총제부, 각 관청의 관리들을 모두 소집하고 "세자는 여색에 빠져 옳지 못한 행동을 함부로 저지르고 있어 훗날 그가 살리고 죽이며, 죽고 빼앗는 권한을 차지하게 되면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힘들다. 여러 재상들이 잘 살펴서 그렇게 하지 못하게 해야 하며, 조정에서는 정당한 절차를 밟아 시행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하곤 세자를 폐위시켜 버렸다고 합니다. 왕이 될만한 자리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왕다운 마음을 갖지 못했습니다. 거리 뒷골목의 사람들이 가질 만한 마음을 가졌습니다. 같은 병이라도 그 병에 무엇이 담겨있느냐에 따라 이름뿐 아니라 가치도 달라지는 것입니다. 마음에 존귀한 분, 그리스 도의 마음을 담아 보시지 않겠습니까? 예수 그리스도를 담으시면 존귀한 인생,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습니다. ●
그릇은 내용물에 따라 이름이 달라집니다./김필곤/200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