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이 노라도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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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곤목사 조회수:7282 추천수:3 112.168.96.71
- 2003-10-12 11:13:35
월남 이상재 선생님의 일화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7살 때부터 마을의 서당에 다니며 공부하기 시작했는데 집이 가난하여 책을 사지 못했습니다. 늘 친구들의 책을 빌려 보아 친구들의 불평을 들어야만 했습니다. 아버지는 각별히 아들에 대한 교육열이 강했습니다. "사람이란 배움이 없으면 짐승과 다를 바가 없는 거다"라고 말하며 아들을 채근하였습니다. 아버지는 가끔 아들이 공부하는 서당에 가보았는데 어느 날 서당에 가니 아들이 없었습니다. 몇몇 아이들과 함께 산으로 놀러간 것입니다. 알밤을 따러 산으로 갔습니다. 산에 있는 밤나무마다 쩍쩍 입을 벌린 밤송이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어 돌을 들어 나무 밑동을 울리기만 해도 알밤들이 후드득 떨어지곤 했습니다. 이런 재미에 빠져 이상재는 이틀이 멀다하고 아이들과 어울려 산으로 가서 종일 쏘다니곤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꼬리가 길지 못하고 아버지에게 들키고 말았습니다. 저녁이 되어 집에 가자 아버지가 물었습니다. "너 지금 어디서 오는 길이냐?" "서당에서요." 이상재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거짓말을 하였습니다. 아버지가 다 알고 있는 지를 몰랐습니다. 그 날 이상재는 아버지로부터 혼쭐나게 종아리를 얻어맞았습니다. 호되게 벌을 주면서 다시는 부모를 속이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았습니다.
누구나 어릴 때 한 번쯤은 경험할 법한 이야기입니다. 우리 속담에 "될 사람은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이 있습니다. 조금 그릇되게 보이는 아이들을 보며 사람들은 "싹이 노랗다"고 말합니다. 물론 보편적으로 맞는 말일 것입니다. 그러나 싹이 노랗다고 반드시 자라서도 노란 것은 아닙니다. 떡잎만 보고 성장한 나무의 모든 것을 예측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도산 안창호 선생님의 어릴 때 일화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여름날 참외밭을 지나가다 참외를 먹고 싶은 충동이 생겼습니다. 막상 가진 돈이 한 푼없어 꾀를 내었답니다. 원두막으로 숨을 헐떡거리며 뛰어가 주인에게 자신의 할아버지가 야단치려고 찾아다니고 있으니 숨겨달라고 요구하였습니다. 주인이 참외밭에 숨겨 주자 넝쿨 사이에 엎드려 배불리 참외를 먹었다고 합니다. 12살 때 아버님이 돌아가셨는데 어린 안창호를 보며 원두막 주인이 아버지 없이 자라더니 싹이 노랗다고 단정해 버렸다면 그 판단은 크게 빗나간 것이 되었을 것입니다.
고당 조만식 선생님은 한 때 술고래로 살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성인이 되어 민족지도자가 되었습니다. 조만식 선생님은 숭실학교에 들어가 예수님을 만났고 이상재 선생님은 감옥에서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안창호 선생님은 언더우드 선교사님이 가르쳤던 구세학당 들어가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위대한 민족 지도자들이 되었습니다.
싹이 노라도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김필곤 /2003.10.12/열린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