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사랑하고 살기에도 인생은 부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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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곤목사 조회수:5636 추천수:5 112.168.96.71
- 2004-03-28 11:00:27
시어머니에 간 떼준 며느리 이야기가 언론에 보도되었습니다. 고부간의 갈등이 상식화된 나라에서 특이한 기사였습니다. 결혼하여 미운정 고운정 다 들은 사람도 아니었습니다. 결혼한 지 3년이라고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소한 문제로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원수처럼 살아가고 있는 것을 보는데 간 경화로 투병 중인 시어머니에게 자신의 간 60%를 떼어드렸다고 합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수술한 이래 자녀들이 부모에게 간 기증을 해준 적은 있지만, 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 간 기증을 해준 것은 처음 있었던 일이라고 합니다. 가정학습지 방문교사를 하다가 동갑내기인 남자친구와 결혼을 하였다고 합니다. 그렇게 여유 있는 삶도 아니었습니다.
시부모의 덕을 많이 본 결혼 생활도 아니었습니다. 결혼 후 야채도매상을 하는 남편과 시부모님 그리고 미혼인 시동생과 함께 살았습니다. 장남이 되어 시부모만 모시고 산다고 해도 결혼 대상자에서 제외하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입니다. 그런데 시동생까지 모시고 사는 며느리였습니다. 비록 질병을 앓고 있었지만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끔찍이 생각하시는 분인 것 같았습니다. 시어머니는 아침 일찍 출근하는 며느리를 위해 매일 손수 식사를 차려주셨고, 빨래 등 며느리가 해야 할 가정살림을 도맡아 챙겨주었다고 합니다.
얼마나 다정하게 살았는지 그들이 시장에 갈 때면‘고부(姑婦) 간이 아니라 모녀지간이냐’는 소리를 더 잘 들었을 정도로 다정하게 살았다고 합니다. 시어머니가 간경화 말기까지 악화되어 남편을 비롯한 3형제가 모두 간기증 가능 여부를 확인하였지만 간염보균자로“간 기증이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합니다. 시아버지는 혈액형이 시어머니와 일치하지 않았고, 손위 동서는 둘째 아이를 출산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간 기증은 생각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합니다. 이 때 며느리는 시부모님과 친정 부모님 몰래, 병원을 찾아가 조직검사를 받았다고 합니다. 검사결과는 '적합’으로 나왔으나 친정 부모님은 물론, 시어머니도 처음에 반대를 하셨답니다. 그러나 며느리는 단호하게 회사에 휴가계를 제출하고 수술 준비에 들어갔답니다.
결국 시어머니와 함께 수술대에 올라 장작 16시간 동안 수술을 받고 자신의 간 60%에 달하는 584g을 시어머니에게 드렸답니다. 며느리는‘장기 이식대상자 선정사유서’'기증사유'란에 자필로 단순하게“그분을 사랑합니다”라고 기록했다고 합니다. 세상은 서로 사랑하며 살기에도 시간이 부족합니다. 어떤 상황이라도 서로 사랑한다면 세상은 살맛이 납니다. 성경은 "자녀들아 우리가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오직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자 (요일 3:18)"라고 말씀합니다.
서로 사랑하고 살기에도 인생은 부족합니다./열린편지/2004.3.28/김필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