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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서로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김필곤목사 조회수:5368 추천수:4 112.168.96.71
2004-04-04 11:00:06
문학 소녀의 꿈을 키워온 한 소녀 가장이 온몸으로 가난과 싸우다 스스로 목을 매었습니다. 아버지는 노숙자 생활을 전전하다가 심장병으로 객사하였고 어머니는 연탄배달과 여관 청소원, 식당종업원 등으로 생계를 꾸려가다가 뇌종양으로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에 소녀 가장이 된 아이는 가난의 고통을 뼈에 사무치도록 느끼며 살아야 했습니다. 어머니 병세가 갈수록 악화돼 치료비로 4000만원 가량 빚을 지면서 아예 병원치료를 포기해야 했습니다. 6~7평 남짓한 작은 슬레이트 집. 누우면 발이 닿을 듯한 비좁은 안방. 그것도 자기 집도 아닌 보증금 200만원에 월세 20만원으로 거동이 불편한 홀어머니와 어린 두 동생과 살아야 했던 소녀에게 가난은 견디기 힘든 무거운 짐이었을 것입니다.

그녀는 자살하기 전 전기밥솥 가득 어머니와 두 여동생에게 마지막 밥을 해놓았습니다. "나 없으면 설거지하고 밥 어떻게 해 먹을래. 자꾸 해봐야 한다"고 동생에게 말한 그녀는 자살하던 날 학교 선생이 준 음료수를 가지고 와 막내 여동생에게 주면서 "엄마 말 잘 들어, 나 잘 테니까 소리가 나더라도 깨우지 마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녀는 유서를 남겼습니다. "차라리 고아로 태어났으면 좋았을 걸… 차라리 거리의 풀 한 포기로 태어났으면 좋으련만… 차리리 바람에 휘날리는 모래 한 줌으로 태어났으면 좋으련만… ", " 사랑하는 엄마…. 미안해, 이런 생각 자체가 불효라는 것… 알아. 하지만 어쩌면 내가 없어지는 게 더 다행일지도 몰라. 우습지만 돈도 덜 나갈테고, 엄마 힘들게 하는 작은딸이 없으면 더 편할지도 몰라." "내 소원은…, 내가 운전하는 차에 엄마 태우고 드라이브하는 거였어…", "나 되게 겁쟁이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어"라는 소망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 날도 그녀의 어머니는 빚을 얻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가 오후 9시경 돌아와 딸의 주검을 보았습니다.

자살은 어떤 경우도 미화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자살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사회 구조는 고쳐져야 합니다. 우리는 상위 5%가 전국 토지가액 50.6%를 소유하고, 도시 가구 10% 이상이 최저 생계비에 미달하는 절대 빈곤층으로 분류된 심각한 소득 분배의 불균형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세상은 생존 한계 계층을 지옥으로 추방하고 1% 부자들만 즐기는 천국으로 만들어서는 안됩니다. 예수님은 "어느 때에 나그네 되신 것을 보고 영접하였으며 벗으신 것을 보고 옷 입혔나이까 어느 때에 병드신 것이나 옥에 갇히신 것을 보고 가서 뵈었나이까 하리니 임금이 대답하여 가라사대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마 25:38-40)"라고 말씀하십니다.

사랑은 서로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열린편지/2004.4.4/김필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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