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열린말씀 열린편지

열린편지

게시글 검색
씨가 새에게 먹히면 새가 가는 만큼 멀리 갈 수 있습니다.
김필곤목사 조회수:7681 추천수:4 112.168.96.71
2005-02-27 08:46:42
겨울이 지나간 들판을 보면 시든 풀들만 힘없이 나부낍니다. 그러나 부드러운 빛으로 다가오는 이른 봄 햇살을 받으면 얼은 땅은 옷고름을 풀고 새순을 터뜨릴 준비를 합니다. 봄을 재촉하는 비가 이틀쯤 내리면 시든 풀 밑에 아무도 심은 적인 없는 새싹이 꿈틀거리며 일어납니다.

지난해 풀과 나무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뿌려 놓은 씨앗들이 때를 만나자 땅 위로 얼굴을 내민 것입니다. 아무도 손이 닿지 않는 지붕이나 갈라진 콘크리트 틈이나 돌담에서도 봄이 되면 새싹으로 기지개를 펴며 나옵니다. 누구의 손길도 닿지 않는 곳에서도 바람에 씨들이 날아와 뿌려졌기 때문에 봄이 되면 새순으로 나옵니다.

씨는 꼭 나무나 풀이 있는 곳에서만 새싹을 내는 것은 아닙니다. 코스모스처럼 중력에 의해 제 자리에 떨어져 한 데 모여 사는 씨도 있습니다. 이런 씨들은 매년 씨가 여물면 같은 곳에 떨어져 빽빽하게 모여 삽니다. 바로 자기 발등에 씨를 떨어뜨리지 않고 괭이밥처럼 열매 껍질이 터지는 힘으로 좀더 멀리 날아가는 씨도 있습니다. 씨가 그냥 제자리에 떨어지면 좁은 공간이 서로의 자람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열매 껍질이 터지는 힘으로 씨를 골고루 퍼뜨리는 것입니다. 자신의 힘으로 씨를 터뜨리는 것들은 아무리 힘이 세다해도 멀리 가지는 못합니다.

단풍나무 씨같은 경우는 날개가 있어 바람을 타고 좀더 멀리 날아가 새싹을 만들어 냅니다. 바람이 센 날에는 몇 십킬로 미터 밖으로 날아갈 수도 있습니다. 민들레처럼 솜털이 있는 씨는 더 멀리 날아갑니다. 씨 중에는 좀더 지혜를 가지고 있어 제 힘이 아니라 움직이는 동물의 힘을 이용하여 씨를 퍼뜨리는 것도 있습니다. 도둑놈의 갈고리처럼 동물의 몸에 붙어서 옮아가는 씨입니다. 동물에 붙기만 하면 동물이 가는 곳 어디에든 갈 수가 있습니다. 갯버들이나 갯질경이처럼 물을 타고 옮겨다니다

물가에 뿌리를 내리는 씨도 있습니다. 강이나 바다를 건너 아주 멀리가는 씨도 있습니다. 야자 씨처럼 싹이 트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는 씨는 밀물과 썰물에 떠밀려 다니다가 어느 먼 바닷가에서 싹을 띄웁니다. 겨우살이와 같은 씨는 새들의 먹이가 되어 새들이 날아가는 곳까지 멀리 갈 수가 있습니다. 이런 씨는 씨를 싸고 있는 껍질과 살이 싹트는 것을 방해하는데 새들이 먹어 껍질과 살이 소화된 후 나중에 씨만 똥에 섞여 나와 떨어진 곳에서 싹을 터뜨립니다. 씨는 자신의 힘으로는 얼마 갈 수 없지만 바람이나 물, 동물, 새에 실리면 멀리 갈 수 있습니다. 걸어서 런던까지 갈 수 없지만 비행기를 타면 런던까지 갈 수 있습니다.

내 힘으로 못한다고 모든 것을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내 힘으로 못하지만 무엇을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은 달라집니다. “힘으로 되지 아니하며 능으로 되지 아니하고 오직 나의 신으로 되느니라 (슥 4:6)”

씨가 새에게 먹히면 새가 가는 만큼 멀리 갈 수 있습니다./열린편지/열린교회/김필곤목사/2005.2.27
SNS 공유

댓글[0]

열기 닫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