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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는 때가 되면 날아갑니다.
김필곤목사 조회수:7049 추천수:8 112.168.96.71
2005-06-05 08:39:05
새 가운데는 일 년 내내 한 곳에서만 사는 새들이 있고 계절의 변화에 따라 정기적으로 이동하는 새가 있습니다. 한곳에서만 사는 새를 텃새라고 하고, 이동하는 새를 철새라고 부릅니다.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조류는 372종 가운데 철새가 266종으로 겨울새 112종, 여름새 64종, 봄 ·가을의 나그네새 90종이고 텃새는 48종에 불과하며 미조(迷鳥)이거나 이미 자취를 감춘 종 58종이나 된다고 합니다.

철새에는 크게 새끼를 기르기 위해 봄부터 초여름까지 강남에서 바다를 건너오는 여름철새와 매서운 겨울추위를 피하기 위해 가을부터 겨울까지 북쪽 지방에서 찾아오는 겨울 철새, 북쪽에서 겨울을 피해 남쪽으로 가다가 잠시 우리나라에 머무는 나그네새, 우리나라 안에서 산지에서 평지로 떠돌아다니는 떠돌이새가 있습니다.

산과 들이 초록색 풀빛으로 덮이면 풍부한 먹이를 위해 찾아온 여름철새들이 숲과 들과 물가에서 마치 자신들의 땅인 양 텃세권을 주장하며 둥지를 틀고 알을 낳습니다. 장마에 젖은 산과 들의 한 구석에서 잎사귀를 두들겨 대는 비속에서도 둥지를 틀고 알을 품습니다. 인고의 시간이 지난 후 알에서 깨어난 새끼들이 나오면 어미 새는 장마철 비와 여름철 더위와 싸우며 새끼를 기릅니다.

9월이 되면 어김없이 산 속은 벌써 가을이 찾아들고 여름철새들은 먹이를 많이 잡아먹으며 남쪽으로 돌아갈 준비를 합니다. 여름철새들이 남쪽 하늘로 날아가면 산과 들은 단풍 가득찬 가을을 맞습니다. 정들었던 뻐꾸기, 두견이, 꾀꼬리, 백로, 뜸부기, 제비, 파랑새 등 여름철새가 떠났다고 산야가 텅빈 공간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여름철새와 엇갈리게 찾아오는 겨울철새들이 있습니다. 초겨울 산과 들에는 이미 그들이 먹이가 되는 풀씨와 나무 열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러나 머지 않아 온통 얼음과 눈으로 뒤덮여 배고픔과 추위를 피해 남쪽으로 왔지만 깃털을 두껍게 한 철새마저도 지내기 힘든 매서운 추위가 남쪽에도 몰아칩니다. 호수나 강에는 단풍의 그림자는 없어지고 눈이 내리고 얼음이 먹이를 감추어 버립니다. 겨울 철새들은 이 때를 위해 가을에 먹이를 많이 먹어둡니다. 그리고 긴 겨울이 지나고 농부들의 손에 농사일이 시작되면 저녁놀에 물든 하늘로 철새들이 무리를 지어 날아 오릅니다. 북쪽 지방으로 가서 새로운 둥지를 틀기 위해서입니다. 정들었던 고니, 기러기, 독수리, 콩새, 두루미, 밭종다리, 쑥새 등과 같은 겨울철새가 떠난 허전한 산야에는 눈이 녹고 다시 새싹들이 돋아나기 시작하며 또다시 여름철새가 찾아옵니다.

날씨와 먹이 따라 떠나는 철새가 간다고 아쉬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화려하지 못하고 작은 수같지만 사계절 함께 하는 텃새가 있으니까요. "주께서 심지가 견고한 자를 평강에 평강으로 지키시리니 이는 그가 주를 의뢰함이니이다(사26:3)".

철새는 때가 되면 날아갑니다./김필곤/열린편지/200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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