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푸른 것은 썩어지는 낙엽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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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곤목사 조회수:7057 추천수:2 112.168.96.71
- 2005-07-03 08:36:51
부유층 자녀들이 수도권 일대를 돌며 차량 절도를 일삼아 오다 경찰에 붙잡힌 사건이 신문에 보도되었습니다. 가정 생활이 넉넉한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2004년부터 최근까지 약 200차례에 걸쳐 2억원어치의 금품을 훔쳤다고 합니다. 그중 한 사람은 낮에는 해외 어학연수로 익힌 영어 실력으로 명문대 영문학과 출신이라고 속여 영어과외교습을 하고 밤에는 승합차를 몰며 범행을 저질렀다고 합니다.
같은 신문에 뇌성마비를 극복하고 미국에서 특수교육학 석사를 받고 장애인 도우미가 된 김인호씨에 대한 기사가 실렸습니다. 그는 사지가 뒤틀리면서도 막대기를 입에 물고 한 글자 한 글자 타자를 쳐서‘돛대도 아니 달고’라는 수기를 썼다고 합니다. 그는 장애에도 절망하지 않고 미국으로 건너가 중증장애와 싸워 가며 천체물리학과 특수교육학 등 2개의 석사학위를 딴 뒤 LA 교육청에서 장애인 학생들을 가르치는 IEP(individual education program) 스페셜리스트로 활약하고 있고 합니다. 생후 7개월 때 뇌성마비 판정을 받은 그는 혼자 앉을 수도, 설 수도, 손을 움직일 수도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대신 재활원 생활을 시작했고 그곳에서 입으로 그림을 그리고 타자기로 글자 쓰는 법을 배웠다고 합니다.
중학교를 졸업한 1983년 홀어머니와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되었고 어머니는 낮에는 생계를 위해 피아노 레슨과 보조교사 일을 했고, 밤이 되면 손을 쓰지 못하는 아들을 대신해 자정까지 숙제를 필기해 줬다고 합니다. 그런 노력의 결과, 그는 일반 고등학교를 우등으로 졸업하고, 1993년 버클리 대학에서 물리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고 합니다. 스티븐 호킹 같은 세계적인 과학자를 꿈꾸던 그가 특수 교육가의 길로 방향을 전환한 것은 대학원에 다니던 어느 날 밤에 일어난 일이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심한 갈증을 느끼며 잠에서 깬 그는 곁에 아무도 없자, 어쩔 수 없이 스스로 침대에서 굴러 떨어져 냉장고까지 온 힘을 다해 기어갔다고 합니다. 입으로 냉장고 문은 열었지만 콜라를 바닥에 쏟는 바람에 방바닥을 핥아야 했고 아침에 보조원이 올 때까지 바닥에 엎어진 채 많은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우주 연구도 좋지만 나 같은 장애인들을 위해 뭔가 하는 게 더 필요하지 않을까?” 그래서 그는 2001년까지 두 차례에 걸쳐 특수교육 교사 자격을 땄고 노스리지 대학원에서 특수 교육학 석사학위도 취득했다고 합니다. 풍요로운데도 남을 착취하며 끝없는 욕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허둥거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나 어려운 가운데서도 절망하지 않고 일어나 남을 돕기 위해 인생을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무리 없더라도 도우려고 생각하면 도울 것은 언제든지 있습니다. "너희가 짐을 서로 지라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라 (갈 6:2)"
산이 푸른 것은 썩어지는 낙엽이 있기 때문입니다/김필곤목사/열린편지/2005.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