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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도 늙으면 부모가 됩니다
김필곤목사 조회수:4864 추천수:6 220.120.123.244
2021-05-23 12:32:16

자식도 늙으면 부모가 됩니다

 

떠난 이들이 세상에 남기고 간 마지막 흔적을 정리하는 유품 정리사라는 직업이 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인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김새별. 전애원 저)>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의뢰를 받고 방문했는데 작업 절차를 채 설명하기도 전에 유족들은 우르르 안방으로 몰려갔답니다. 장롱 문을 열어젖혀 이불 사이를 뒤지고, 서랍을 빼내어 바닥에 뒤엎었답니다. 남자와 여자 총 다섯 명인데 서로를 부르는 호칭으로 보아 고인의 딸과 사위 아들인 듯했답니다. 무슨 유서를 저리 요란하게 찾는 건가 했는데, 집문서 운운하는 소리가 들렸답니다. “대체 어디다 숨겨놓은 거야?” “금반지랑 금두꺼비도 있다더니 없는데?” 30 여분이 지난 후 가족들은 원하는 것을 못 찾았는지 얼굴들에 짜증이 서려 있었답니다. 첫째 사위인 듯한 이가 물건이 나오면 전달해달라고 요청했답니다.

구역을 나눠 인원을 배정하고 유품을 분류하기 시작했답니다. 하지만 작업이 마무리될 때까지 가족들이 원하는 것은 나오지 않았답니다. 유품을 담은 박스들을 차량에 실으라고 지시한 후, 정리 중에 나온 앨범과 사진 액자를 닦았답니다. 전해주기 위해 나가 보니 아파트 입구 쪽에 가족들이 모여 있었답니다. “다른 물건은 없고 이것만 나왔습니다·” 딸이 실망한 얼굴로 액자와 앨범을 받아들은 순간, 아들이 그것을 냅다 빼앗아 들더니 한쪽에 세워두었던 우리 차량 적재함으로 집어던졌답니다. “냄새도 심한 걸 뭐하러 가지고 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액자 유리가 깨졌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 두 분이 함께 찍은 사진이었답니다. “사진만 빼내면 괜찮을 겁니다·” 그러고는 사진을 빼기 위해 액자 뒷면을 떼어냈답니다. 그 순간 무언가가 툭 떨어졌답니다. 현금과 봉투였답니다. 오백만 원이라고 했답니다. 봉투에는 집문서가 들어 있었답니다.

아들에게 사진을 내밀며 “이것만이라도 간직하시죠.” 그에게는 집문서와 현금만이 중요했답니다. 그 돈은 죽는 순간까지 자식 걱정하며 장례비용으로 남겼을 것이고 부모의 사진을 버리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에 현금과 집문서를 액자에 넣어놓았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자식들은 고인의 사진을 더도 덜도 아닌 쓰레기 취급했답니다. 아버지가 홀로 살다 돌아가시고 스무 날이 지나서야 그 사실을 알았는데 누구 하나 슬퍼하지 않았답니다. 저자는 처음으로 사람에게 영혼이라는 것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영혼이 있어서 고인이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다면 그 심정이 어떨 것인가.’ 원하는 것을 얻은 가족들은 이제 볼일이 끝났다는 듯 총총히 사라졌답니다.

“하나님이 이르셨으되 네 부모를 공경하라 하시고 또 아버지나 어머니를 비방하는 자는 반드시 죽임을 당하리라(마15:4)”

열린편지/열린교회/김필곤목사/202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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