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호수의 물도 둑이 무너지면 물폭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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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곤목사 조회수:5092 추천수:25 112.168.96.71
- 2009-11-29 07:07:04
멧돼지가 야생의 지존이 되어 애써 지어놓은 일 년의 농사를 망치게 하고 도심에 내려와 사람을 기겁하게 하고 있습니다. 번식력이 강한데다 호랑이, 표범, 늑대, 담비 등과 같은 천적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보통 7-8마리, 많을 때 12-13마리까지 낳는 멧돼지 새끼는 천적의 먹이가 되어 생태계를 살찌우는 힘이 되었습니다. 천적 육식동물은 멧돼지 새끼를 먹이 삼아 숲을 지배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왕성한 번식력과 천적 소멸로 인해 수가 기형적으로 늘어나 육중한 몸, 뾰쪽하게 튀어나온 주둥이, 건너편 산에서 나는 먹이 냄새까지 맡는 상상을 초월한 후각 등을 가진 멧돼지가 야생의 최고 사령관이 되어 종회무진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생태계의 균형이 깨어진 것입니다.
미국 서부의 애리조나 초원의 이야기입니다. 옛날에는 사슴이 아름답게 뛰놀았답니다. 그런데 잔인한 늑대들이 나타나 초원의 평화를 깨곤 했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늑대가 산에서 내려오지 못하도록 산과 벌판 사이에 철조망을 쳤고, 늑대 소굴을 찾아내어 새끼까지 모두 잡아 없앴답니다. 시간이 지나자 피비린내를 풍기던 무법자들은 초원에서 사라졌답니다. 그런데 무법자 늑대가 사라지자 초원에서 평화롭게 뛰놀던 사슴도 서서히 죽어가게 되었답니다. 그 이유는 늑대가 사라지자 사슴은 수는 불어났고, 먹이를 서로 먹기 위해 사슴들은 다 자라지도 않은 어린 풀을 앞 다투어 뿌리째 뽑아 먹었답니다. 먹이 경쟁에 실패한 수만 마리의 사슴들은 결국 굶주려 죽어 갔고, 애리조나의 푸른 초원은 삽시간에 사막처럼 황폐해지고 말았답니다. 그때야 사람들은 늑대가 초원의 무법자가 아니라 초원의 평화를 지켜주는 파수꾼인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늑대가 사슴을 사냥했기 때문에 사슴 수가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었고 식물은 보호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풀들의 비명소리를 안타까워 사슴을 제거한다면 풀은 너무 무성해 흙 속의 양분은 풀에 모두 빼앗겨 나중에는 풀이 아예 자라지 못하는 땅이 될 것입니다. 이어령의 “상상 놀이터, 자연과 놀자”에서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은 사슴의 비명소리는 들었지만 사슴에게 뜯어 먹히는 풀들의 비명소리는 듣지 못한 것입니다. 자연 생태계는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 같지만 지구환경을 보호하는 신비한 조절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초원은 서로 먹고 먹히지만 서로 도와가며 종족을 보존해 나가는 하나님의 지혜가 숨 쉬는 곳입니다. 인위적인 것은 시간 지나면 자연적인 것에 무릎 꿇게 되어 있습니다. 계발이라는 미명하에 지구를 혹사하면 언젠가 인류는 지구에서 추방될 수 있습니다. “땅과 거기 충만한 것과 세계와 그 중에 거하는 자가 다 여호와의 것이로다(시24:1)” 인간은 땅의 주인이 아니라 관리자입니다. 하나님이 지으신 세계를 잘 관리하고 보존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열린편지/열린교회/김필곤 목사/2009.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