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기대를 먹고 자랍니다
어느 화려한 서커스단 뒷마당, 5톤이 넘는 거구의 코끼리가 어처구니없게도 가느다란 나무 말뚝 하나에 묶여 있습니다. 코끼리가 탈출하지 못하는 것은 쇠사슬이 아니라 '기억'이라는 감옥입니다. 새끼 시절, 수천 번 발버둥 쳐도 뽑히지 않던 그 작은 말뚝이 코끼리의 머릿속에 "나는 절대 나갈 수 없다"는 절망의 문장을 문신처럼 새겨버린 것입니다.
긍정심리학의 권위자 댄 토마술로는 그의 책 <긍정루틴>에서 우리가 무기력에 빠지는 것은 의지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생존을 최우선으로 삼는 우리 뇌가, 위협적인 상황이 닥치면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스스로 '작동 중단 스위치'를 켜버리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즉, 무기력은 게으름이 아니라 뇌의 '자기보호 본능'인 셈입니다. 희망이 이 꺼진 스위치를 다시 올리는 유일한 힘이라는 것입니다. 뇌과학이 발견한 '희망 회로'는 과거의 상처가 아닌, 아주 작은 미래의 가능성에 집중할 때 비로소 불이 들어옵니다. 거창한 목표는 필요 없습니다.
저자는 아주 작은 '미시적 루틴'을 제안합니다. 마라톤을 완주하겠다는 다짐 대신 '일단 운동화 끈을 묶는 것'부터 시작하는 겁니다. 1시간 동안 좋아하는 일을 하고, 하루 1%의 소소한 성취를 기록하는 그 짧은 반복이 뇌의 습관 회로를 완전히 재구성합니다. 세상은 "네 과거가 어떠했으니 미래도 뻔하다"고 말하지만, 복음은 정반대로 선포합니다. "네 미래가 찬란하기에, 오늘 너의 현재가 바뀔 수 있다"고 말합니다.
믿음이란 무엇입니까? 아직 손에 잡히지 않는 '바라는 것들'을 오늘 이 자리로 끌어당겨 실제(實狀)로 살아내는 힘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과거의 포로로 부르지 않으셨습니다.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것이라(이사야 43:19)"고 약속하시며, 우리에게 '희망의 렌즈'를 선물하셨습니다. 삶의 무게에 어깨가 처진 사람의 뇌에도 하나님이 직접 설계하신 '희망 회로'가 이미 장착되어 있습니다. 실패라는 어두운 방에 주저앉아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몸이 병들면 생각을 치유해야 합니다. 병든 생각으로 과거의 노예가 되지말고, 훗날 멋지게 승리한 미래의 우리가, 오늘의 우리에게 전화를 걸어 "괜찮아, 조금만 더 가면 빛이 보여"라고 응원하는 소리를 들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래는 막연히 기다리는 시간이 아니라, 오늘 우리가 품은 '거룩한 기대감'을 먹고 자라는 생명체입니다.
오늘 당장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긍정의 루틴 하나를 시작하십시오. 그 작은 움직임이 굳게 박힌 절망의 말뚝을 뽑아내는 기적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소망이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아니함은 우리에게 주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은 바 됨이니"(롬5:5).
열린편지/열린교회/김필곤목사/202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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