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난처가 있습니다
강원도 두메 산골에서 어렵게 자란 소년이 있었습니다. 감자와 옥수수로 끼니를 때우며 어린 시절을 지내었습니다. 여름이면 나물, 가을이면 땔 나무를 베어 읍내에 나가 팔아 고무신도 사고 책 보자기도 사고 하였습니다. 그에게 꿈이 있다면 쌀밥 한 번 배불리 먹어보는 것이었습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갈 형편이 되지 못하여 서울로 상경하였습니다. 기술도 없고 배운 것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고 누구 하나 반겨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무작정 서울에 가면 일자리가 있다고 해서 겨우 차비만 가지고 올라 왔는데 그를 기다리는 일자리는 있지 않았습니다.
그는 길거리에서 미싱사 시다를 모집한다는 광고를 보았습니다. 그는 열심히 일을 하였습니다. 어떻게 하든 출세하여 아버지, 어머니 앞에 멋진 모습으로 나타나고 싶었습니다. 동생들 등록금도 대주어 동생들이 학교에 잘 다닐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습니다.
하루에 12시간 일하는 것은 보통이었습니다. 창문도 없는 지하 공장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열심히 일을 하였습니다. 모든 것이 잘 되었습니다. 성공을 하였습니다.
같이 일하던 미싱사와 결혼하여 아이도 낳았습니다. 사장이 된 것입니다. 근사한 고급 승용차를 타고 시골에 가면 마을 사람들이 다 부러워합니다. 마을에 노인정도 지어 주었습니다. 동생들도 대학을 나와 훌륭한 사회인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난생 처음 들어보는 IMF 라는 말이 방송에서 흘러나오더니 잘 나가던 옷이 팔리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수출도 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집, 공장, 동생들의 집, 회사 직원들의 집을 담보하여 은행에서 대출을 했는데 이자 갚기도 힘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은행에서는 원금 회수를 한다고 난리였습니다.
결국 부도 나고 말았습니다.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나라가 버리고 동생들의 집, 직원들의 집까지 나라가 버렸습니다. 모두가 아우성입니다. 죽을 죄인이 되었습니다. 그에게는 길이 없었습니다.
아내와 두 딸, 노모를 새벽에 깨웠습니다. 강원도로 놀러가자고 했습니다. 영문도 모르고 온 가족은 들뜬 마음으로 그를 따라 나섰습니다. 그는 고속도로 난간을 들이받았습니다. 그러나 다리 밑으로 떨어져 아무도 죽지 않았습니다. 아내와 13세 11세 딸의 머리를 돌로 쳐죽이고 4세 아들과 76세 노모는 죽은 줄 알고 자기 자신은 질주하는 자동차에 몸을 던지고 말았습니다.
김형! 생명은 귀중합니다. 주님 앞에 나오십시오. 주님은 실패한 사람들의 피난처가 되십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요 힘이시니 환난 중에 만날 큰 도움이시라 (시 46:1)"đ
열린편지/열린교회 /김필곤 목사/1998.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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