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가 없으면 쉽게 마릅니다
돈독한 믿음을 가진 경건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하나님이 자신의 삶을 어떤 경우에나 도와주시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살았습니다. 어느 날, 그는 실수로 자기 집 주변에 있는 늪에 빠졌습니다. 이를 본 이웃 사람들이 달려와 줄을 던지며 잡고 나오라고 소리쳤습니다. 그러자 그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저의 하나님께서 나를 구해주실 것입니다. 아무 걱정 마세요." 허리까지 늪에 빠져들고 있었습니다. 이웃들은 다시 다가가 줄을 던질 테니 잡으라고 소리치자 "저의 하나님께서 나를 구해주실 것입니다. 나는 이제까지 한 번도 하나님의 도움을 의심해본 적이 없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이윽고 목까지 늪에 잠겼습니다. 이웃들은 줄을 던지면서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줄을 잡으라고 외쳤습니다. 그러나 미동도 하지 않는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의 하나님께서 나를 구해주실 것입니다. 내가 지금 당신들의 요청을 들어주면 하나님은 나를 배신자라고 부르실 것입니다." 그는 '경건하게' 죽었습니다. 하지만 속으로는 하나님에게 좀 섭섭했습니다. 하늘에 올라가 하나님을 만나자마자 그는 하나님에게 투정했습니다. "어쩌면 그렇게 냉정하게 제 기원을 들어주시지 않을 수가 있습니까? 사람들이 모두 보고 있는데…. 하나님께서 저를 구해주는 기적을 보여 주셨어야 하지 않습니까?" 하나님은 뜻밖이라는 표정을 지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너를 도와주지 않다니? 나는 세 번이나 너를 구하려 했지만 번번이 네가 거절하지 않았느냐?"
신념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그러나 잘못된 신념은 맹신이 되어 자신을 파멸로 이끌어 갑니다. 종교는 반드시 객관적 요소인 계시(경전)와 계시를 인식하여 받아들일 수 있는 주관적 요소인 감수성(이성. 지성. 양심)이 있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객관적 요소가 결여될 때 그것을 미신 혹은 민간신앙이라 말하고 객관적 요소를 객관성, 보편 타당성 없는 개인 신념 체계로 주관화시킬 때 이를 이단이라 합니다. 바로 종교의 그릇된 신념이란 여기에서 발생합니다. 계시된 객관적 진실을 무시하고 자신의 체험을 절대화할 때, 그리고 계시를 인정한다 할지라도 계시를 계시 자체와 인간의 보편타당한 진실에 의해 해석하기보다는 자기 주관에 의해 재해석하고 그것을 체계화하여 절대시할 때 발생합니다. 그릇된 종교적 신념은 사리 판단을 흐리게 하고 광신과 맹신의 늪에 빠지게 만들어 자신과 가정을 불행하게 하고 나아가 사회에 해악을 끼치게 됩니다. 신앙이라는 미명 하에 그릇된 신념을 과대 포장해서는 안 됩니다. "어떤 길은 사람의 보기에 옳으나 필경은 사망의 길이니라(잠14:12)."
열린편지/열린교회/김필곤목사/2024.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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