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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병영문화
김필곤목사 (yeolin) 조회수:5681 추천수:14 112.168.96.71
2014-08-10 11:21:49

건강한 병영문화

연일 군대 폭력으로 사망한 윤 일병에 대한 기사가 언론에 보도되고 있습니다. 가해자 이 병장은 하루 1~3시간 가혹행위를 했고 숨진 윤 일병은 5분에 한 번씩 '죄송합니다, 살려 주십시오'라고 말했지만 가해자 이 병장은 밤새워서 가혹행위를 한 뒤 다음 날 수액주사를 맞히고 다시 구타했다고 합니다. 냉동식품을 먹던 윤 일병에게 젓가락질이 서투르다는 이유로 "잘못 배웠다. 너희 에미와 누나는 ○○냐"고 욕을 퍼붓고 구타했다고 합니다. 정신이 오락가락해 물을 먹여도 침을 흘리며 먹지 못할 정도가 되어 소변을 지리며 뒤로 쓰러지는데도 "꾀병을 부린다"며 가슴을 발로 찼고 기절한 윤 일병을 병원에 옮겼으나 다음 날 사망했다고 합니다. 이 병장은 "애 때리기 힘들다. 네가 때리라"고 말하며 후임병에게 구타를 지시하기도 했고 그냥 때린 것도 아니고 사람 허리보다 낮은 관물대 밑에 윤 일병을 밀어 넣고 발로 찼다고 합니다. "윤 일병을 기어다니게 하고 '멍멍' 짖는 소리를 내며 바닥을 핥으라고 시키기도 했다"고 합니다.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들은 이런 기사를 보면 잠이 오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 4월 한 달 간 육군 내에서 적발된 가혹행위 가담자가 3,900여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잔혹살해가 일어났는데도 군지도부는 은폐와 축소, 책임회피에 연연했다는 것입니다. 인터넷 상에는 ‘참으면 윤 일병, 못 참으면 임 병장'이라는 말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국군의무사령부가 내놓은 '한국 군 장병에서의 불안장애 발생률'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현역 군인 모두 1만 9천 66명의 신규환자가 발생해 6만 6천 481건의 정신 및 행동장애에 속하는 진료가 이뤄졌다고 합니다. 이중 불안과 공포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불안장애' 진단을 받은 신규 환자는 2천 255명이었다고 합니다. 개인문제로만 책임전가시킬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은 과거처럼 6,7남매를 낳는 때가 아니고 대부분 독자 아들로 자유를 만끽하며 독립적으로 가정에서 왕대접받고 자란 아이들입니다. 입대 서열에 따른 명령과 복종에 익숙한 아이들이 아닙니다. 선진 군대, 강성 군대를 만들려면 병영문화를 바꾸어야 합니다. 한해 27만 명이 군대에 입대하고 이들 군인 중 매년 150여명은 각종 사망사고로 목숨을 잃고 있으며 이중 평균 100여명이 자살로 처리되고 있습니다. 평균 2.4일 당 한 명씩 군인이 죽어가고 있고 이러한 군인들 중 3.5일 당 한 명씩 자살로 처리되고 있습니다. 이들의 받는 대가는 사망 위로금 '500만 원'과 '죽은 아들 시체' 그리고 ‘자식을 먼저 보낸 평생의 한’이라고 합니다.

군대는 특수한 조직입니다. 기능적으로는 국가를 방위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사명을 가진 집단으로 군대는 임무 수행에 필요한 동질성을 유지하기 위해 엄격한 지휘체계를 요구하며 지휘체계의 확립을 위해서는 계급구조를 바탕으로 하는 수직적인 관계를 필요로 합니다. 전시를 대비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상관에 대한 충성심과 절대적 복종이 요구되고 자율성은 자연스럽게 제한받고 질서유지를 위해 강제성이 수용될 수밖에 없는 조직입니다. 그렇다고 자율과 독립이라는 인권을 무시하고 구타나 가혹행위, 고참병의 횡포, 상급자의 폭행, 연쇄적 화풀이, 성폭력, 지휘관들의 진급과 불이익 등으로 사건을 은폐, 축소할 권리가 허용되는 곳이 아닙니다. 군 지휘관들은 타성에 젖어 일본군의 권위주의적 잔재인 폭력적 군사문화와 6.25전쟁에 임해야 할 불가피한 상황에서 기합과 구타가 당연시되었던 악습을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병사는 결코 지휘관의 도구가 아니고 천하보다 귀중한 생명이고 지휘관들이 건강한 병영문화를 만들지 못하면 병사들은 오염된 물속의 물고기같은 신세가 되어 버립니다. 생명과 인권을 존중하는 법을 만들고 군인권법을 통해 기본적인 시민으로서 권리를 보장받게 해야 하고, 가혹 행위에 대한 불복종 권리를 인정해 줄 뿐아니라 군사재판의 독립성을 보장하는데 군 지휘관들이 나서야 합니다. 군종제도의 활성화도 건강한 병영문화를 위해 좋은 방안일 것입니다. 다시는 육사를 마친 동기생 150명 전원이 전선에 투입될 때 자신의 아들만 헌병 병과로 빼돌려 후방에 배치했던 조선국방경비대의 초대 사령관이었던 원용덕씨가 같은 군 지휘관이 나와서는 안 됩니다. 유엔군 벤플리트 사령관은 아들을 한국전선 참전하게 했다 잃었습니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상류층이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 병역 면제율은 4.6%인데 4급 이상 공직자 아들은 5.9%, 재벌가 자녀는 35.1%, 언론사주 일가는 42.1%, 고위 공직자는 17.4%라고 합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병 묘역에 묻힌 진정한 군인이었던 채명신 장군을 생각하며 군 지도자들이 폐쇄적인 병영문화라는 보호막을 통해 자신들의 치부를 감추는 데만 급급하지 말고 한 생명이 존중되는 건강한 병영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성경은 말씀합니다.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자기를 잃든지 빼앗기든지 하면 무엇이 유익하리요(눅9:25)”.

섬기는 언어/열린교회/김필곤 목사/2014.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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