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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동행
김필곤목사 (yeolin) 조회수:4726 추천수:6 220.120.123.244
2022-03-27 12:31:00

아름다운 동행

80대 노인이 폐지를 주어 손수레에 싣고 어렵게 오르막길을 오르고 있었습니다. 지나가던 한 운전자가 찻길에 고물 손수레를 끌고 가서 교통에 방해를 준다고 경찰에 신고하였습니다. 전화를 받은 경찰은 현장에 출동하였습니다. 허리를 잔뜩 구부린 노인이 힘겹게 손수레를 끌고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경찰은 내려 2킬로미터가 넘도록 뒤에서 밀어주었고 경찰차는 그들 뒤를 지켜주었습니다. 30도를 오르내리는 뙤약볕 속에서 40여 분 동안 이어진 세 사람의 동행은 행인이 찍은 한 장의 사진 속에 오롯이 담겼습니다. 그리고, 가슴 뭉클한 그들의 사연이 글에서 글로 전해지면서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86살의 할아버지는 걷는 것도, 듣는 것도 수월치 않지만 자식같은 그들의 정성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며 "그때 그거 무거워서 갈 수가 없었는데 아유 도와줘서 참 고마웠어."라고 말했습니다. 두 경찰관은 오히려 불편을 감수하고 이들을 지켜봐 준 사람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저 뒤에서는 경적을 울리고 그랬는데 앞에 와서 보시고는 응원해 주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시민들에게 감사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거리는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전쟁터 같지만 살벌한 거리에 이런 아름다운 동행도 있습니다. 인생은 홀로 가는 것이 아니라 누구와 동행하며 삽니다.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에베레스트 산을 정복하는 것도 홀로는 될 수 없다고 합니다. 가장 필수적인 것이 동행자 세르파라고 합니다. 네팔 동부 히말라야 부근에 사는 그들은 그 곳의 지형과 기후변화를 잘 알기 때문에 그들의 도움 없이는 어떤 등산가도 에베레스트 산 정상을 정복할 수 없다고 합니다. 첨단의 장비를 갖추고 갈지라도 세르파의 동행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에베레스트 산을 최초로 정복한 뉴질랜드의 에드먼드 힐러리 경도 이름도 없는 세르파의 동행으로 정상 정복이 가능했다고 합니다.

혼자 걷기에는 너무 위험하고 외로운 세상이지만 서로 돕는 사람과 동행하면 그래도 세상에서 작으나마 성과를 거두며 살 수 있습니다. 지방에 있는 한 대학교에서 일어난 아름다운 동행의 이야기입니다. 서울에서 멀수록 학생 모집이 잘 안되어 대학가에서는 ‘벚꽃 피는 순서로 학교 문을 닫는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합니다. 이 학교도 학생 모집이 되지 않아 학교 재정은 어려워졌답니다. 그래서 전임교원 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초빙교원 수가 늘어났는데, 초빙교원은 방학이면 급여가 없답니다. 그런데, 한 시니어 교수가 동료 교수들에게 제안을 했답니다. “방학 때 급여를 받지 못하는 교수님들을 위해 우리가 십시일반 하면 어떻겠습니까?” 교수들은 만장일치로 이 일에 참여했답니다. 매달 급여의 일부를 기금으로 내놓고, 그것들을 모아 방학 때 급여가 없는 후배 교수들에게 나누었답니다. 많이 배우고 많이 가진자들이 더 가지려고 서로 아웅다웅하는 세상에서 그래도 지성인으로 양심을 지키는 아름다운 동행의 모습입니다.

아무도 자신의 일이 아니면 관심갖지 않은 세상에 서울 중계동 한 상가 앞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창밖에 펼쳐진 상황을 본 운전기사는 곧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하며 이렇게 말했답니다. “죄송합니다. 사람이 쓰러져서 살리고 와야겠습니다.” 거리에 한 60대 여성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답니다. 운전기사는 지체함 없이 여성에게 심폐소생술을 하기 시작했답니다. 한참을 지나니 눈동자가 돌아오고 숨도 돌아오는 것 같았답니다. 무릎 꿇고 다시 심폐소생술을 시작하여 호흡과 의식을 되찾은 여성을 살핀 운전기사는 다시 손님을 모셔야 하니 행인들에게 이 환자를 돌봐 달라 부탁하며 일어섰답니다. 그는 “아내가 뇌출혈로 몇 개월 전 죽었거든요. 항상 내가 만약 곁에 있었더라면 살릴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아서 저도 모르게 먼저 몸이 움직였어요.”라고 말했답니다. 버스가 멈추어 있는 동안 승객들은 아무도 불평하지 않고 그 모든 광경을 지켜보았답니다. 그리고 뒤늦게 운행을 시작한 운전기사에게 모두 인사를 했답니다. 눈물을 글썽이며 이렇게 인사를 건넸답니다. “아저씨, 사람 살려줘서 너무 고맙습니다.” 서로 내일처럼 생각하며 양보하고 도우며 아름다운 동행을 한다면 세상은 그래도 살만할 것입니다.

누구와 동행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아름다운 동행을 하려면 방향이 같아야 합니다. 목적지가 다르면 동행할 수 없습니다. 발걸음 즉 동행하는 방법이 같아야 합니다. 비록 목적지가 같다고 해도 수단과 방법이 다르면 동행은 아름답지 않습니다. 같은 길을 가더라도 한 사람은 빠르게 가고 한 사람은 늦게 가면 동행할 수 없습니다. 아름다운 동행을 하려면 서로가 자신을 포기하고 맞추어야 합니다. 서로 맞추지 않으면 마지막까지 아름다운 동행을 할 수 없습니다. 신앙인은 보이지 않는 하나님과 평생 아름다운 동행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은 아름답습니다. 성경에 보면 에녹은 300년을 하나님과 동행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창5:22). 

섬기는 언어/열린교회/김필곤목사/202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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