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하지 않는 분
애완동물을 기르는 전자 게임기인 다마고치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 때였습니다. 김해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다섯 살짜리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이가 아침부터 어머니에게 다마고치를 사달라고 졸랐답니다. 어머니는 교육상 좋지 않아 거절하였습니다. 저녁이 되어도 아이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건물 5층 옥상에 올라가 투신을 한 것입니다. 애인에게 거절당했다고 애인의 집에 불을 지른 사람도 있고, 상관에게 거절당했다고 회사를 그만두는 사람도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인간의 건강에 가장 위협이 되는 질환을 조사하였을 때, 암,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과 같은 신체 질환이나 우울 장애와 같은 정신질환보다 더 위협적인 상태가 ‘소외’라고 합니다. 미국 건강보험회사인 시그나에서 실시한 대규모 연구에서도 외로움은 하루에 담배를 15개피 피우는 것보다 더 치명적이었고, 비만보다도 더 위험하다고 보고했답니다. 사회적인 배제나 거절의 결과로 나타나는 소외와 외로움은 인간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경험 중 하나라고 합니다.
사람은 살면서 수없이 거부를 당합니다.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이나, 괴롭힘을 겪을 수 있습니다. 친했던 친구가 새로운 사람들과 친해지면서 자신과 멀어지기도 하고,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거절당하기도 합니다. 지원한 학교와 회사에 거절당하기도 하며, 잠자리 문제로 배우자에게 거절당하기도 합니다. 사회적 배제나 거절은 정서적 상처의 깊이는 달라도 감정은 통증을 가지게 되고, 마음은 분노가 쌓이며, 자신감과 자존감은 추락하고, 소속감은 흔들리게 됩니다. 특히 거절에 민감한 사람들은 별것 아닌 거부에 큰 상처를 받고 극단적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거절에 대한 민감성이 높은 사람은 고성능 레이더를 단 사람처럼 상대방이 무표정한 얼굴만 지어도 자신을 싫어하고 있다고 해석하고, 회의 중이라 카톡을 확인하지 못하는데도 자신을 무시하고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단정해 버립니다. 거절에 대한 민감성이 높은 사람은 그만큼 분노하는 일도 많고, 그만큼 오해를 쌓으며, 공격적인 태도를 취해 실제 거절을 당하기도 합니다.
미국 스토리브룩대의 연구자 애슐리 아라이자 교수 연구팀은 거절에의 민감성이 형성되는 과정을 살펴보았답니다. 연구자들은 아이들이 각각 6세, 9세, 12세일 때 양육자와 교사의 보고를 통해 아이의 성격 특성이 어떠한지, 또 아이들이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가정에서도 양육자와 양질의 관계를 있는지를 측정했답니다. 그 결과 6세와 9세 때 양육자와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고 유치원과 학교 등에서 좋은 교우관계를 경험한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12세 때 거절 민감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답니다. 사회적 관계뿐 아니라 아이들의 성격 특성 또한 거절 민감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답니다. ‘부정적 정서성’이라고도 불리는 성격 특성인 ‘신경증’이 높아서 기본적으로 부정적 정서를 느끼는 역치가 낮고 별다른 일 없이도 높은 걱정과 불안, 스트레스 수준을 보이는 아이들이 신경증이 낮은 아이들에 비해 더 거절 민감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답니다.
거절에 대한 민감성을 낮추려면 평소 주변 사람들과 양질의 관계를 맺어야 하고 긍정적인 정서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회적 관계에서 거절을 당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거절의 고통을 당하지 않고 살려고 하는 것은 마치 식물이 물과 햇빛 없이 살아가겠다는 것과 같습니다. 그림자가 있다고 그림자를 피해 길을 걸어갈 필요는 없습니다. 목줄 물린 개가 짖는 것처럼 거절은 자신이 신경을 쓰지 않으며 자신에게 해로운 영향을 끼치지 않습니다. 이미 자신을 받아주고 자신을 사랑해 주시는 존재가 있다면 자신과 큰 상관이 없는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인정받기 위한 갈증으로 괴로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세상에서 거절 받는 것은 그림자처럼 평생 따라다니는 것입니다.
진통제로 해결할 수 없는 지속적이거나 강도 높은 사회적인 배제나 거절의 아픔을 견디게 하고 멈추게 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세상 사람 다 거절하고 거부해도 어떤 경우도 거부하거나 거절하지 않으신 분이 계십니다. 언제든지 손을 펴고 환영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그분은 자기 땅에 오셨지만 자기 백성들에게 거부당했습니다(요1:11). 사람들에게 유익한 일을 했지만 사람들이 거부했고, 범죄자로 십자가에 처형했습니다. 그럼에도 그분은 자신을 조롱하는 자를 거부하지 않았고, 침뱉고 희롱하는 자들을 거부하지 않았습니다. 그분은 사랑하고 용서해주며 참 자유를 주었습니다. 그 분에게 오는 자들을 두 팔로 받아 주시고 멀리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에게 받은 거부의 상처, 분노, 괴로움을 다 녹여주시는 분이십니다. 가난한 자나 부한 자나, 여자나 남자나, 백인이나 흑인이나, 유능한 자나 무능한 자나 모두를 거부하지 않고 받아주시는 그분은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은 말씀합니다. “내게 오는 자는 내가 결코 내어쫓지 아니하리라(요6:37)”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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