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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생인가? 공멸인가?
김필곤목사 (yeolin) 조회수:7567 추천수:1 112.168.96.71
1999-11-30 07:37:47
서로 다른 두 생물이 특별한 해를 서로 주고 받지 않는 상태에서 접촉하면서 같이 살아가는 것을 공생이라고 한다고 그 옛날 생물 시간에 배웠습니다. 쌍방이 모두 이익을 주고받는 공생을 상리공생(相利共生)이라고 합니다. 말미잘은 집게가 쓰고 있는 껍데기에 붙어서 이동하며 집게는 말미잘을 이용해서 자신을 위장합니다. 악어새는 악어의 이빨에 있는 찌꺼기를 얻어 먹고, 악어는 그것으로 입 안 청소를 하게 됩니다. 코뿔소는 시력이 대단히 나쁩니다. 그러나 이 동물의 거친 살갗에 몰려드는 새들이 있습니다. 이 새들은 코뿔소의 등 위에서 곤충들을 잡아먹는 대신 그들의 민감한 감지력으로 코뿔소에게 적의 위험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레이틀이라는 오소리의 일종과 두견새는 모두 꿀을 좋아하는 동물로 같이 무리지어 살고 있습니다. 아주 좋은 시력을 가진 두견새는 꿀이있는 벌집을 잘 찾아내고 레이틀의 강한 발톱은 벌집을 파헤쳐 같이 꿀을 나누어 먹습니다.

모두 상리 공생의 관계입니다. 공생 중에서도 한쪽만 이익을 보는 공생을 편리공생(片利共生)이라고 합니다. 고래의 피부에 착생하는 따개비, 해삼의 항문 안에 숨는 숨이고기의 경우가 그런 것입니다.
이에 대해 한쪽은 이익을 보지만 다른 쪽이 해를 입는 관계를 기생(寄生)이라고 합니다. 기생하는 생물 즉 기생생물은 기생당하는 생물 즉 숙주(宿主)에게 해를 끼치고 극단적인 경우에는 죽이기도 합니다. 인축(人畜)에 외부 기생하는 것은 벼룩, 기생벌, 기생파리, 이, 진드기, 모기 등이 있고 내부 기생하는 것으로는 회충, 폐디스토마, 간디스토마, 십이지장충, 촌충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동식물에 기생하는 각종 곰팡이와 세균 등도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사회는 생물체와 마찬가지입니다. 홀로 살 수 없는 사회에서 쌍방이 서로 이익을 주고받는 상리 공생 사회라면 보다 성숙한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수준에 이르지는 못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어느 한쪽만 이익을 얻는 편리 공생 사회라면 그 사회를 이상적인 사회라고는 할 수 없어도 도덕적으로 부패한 사회라고 매도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반면에 어느 한쪽은 이익을 보지만 다른 한 쪽은 해를 입는 기생 사회라면 그 사회는 건전한 사회라고 결코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오늘 우리 사회는 연고를 중심으로한 공생 사회라고 말한다고 해도 큰 무리가 아닐 것입니다. 대표적인 연고가 지연, 학연, 혈연입니다.
사회 저변은 이 세가지 틀을 기본으로 하여 공생관계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세상사는 사람들은 사회속에서 생명의 보존과 삶의 풍요를 위해 경쟁적이고 이기적이고 이윤 추구적인 삶을 살 수 밖에 없고 보다 효과적으로 이기심을 만족하기 위해서는 가까운 사람들끼리 주고 받으며 살 수 밖에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좀더 눈을 넓게 열고 높이 바라보아야 합니다. 사회 생활의 게임은 법칙이 있고 그 법칙을 준수하며 삶의 경기를 하는 것이 아름다운 것입니다. 법칙을 어기고 연고를 중심으로 자신들만의 이익을 추구하면은 그것은 결국 공생이 아니라 공멸의 길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최근 일어나고 있는 "씨랜드 참사, 옷 로비 의혹 사건, 파업 유도 의혹 사건, 언론 대책 문건 사건, 인천 라이브 호프집 화재 참사 사건...등"을 보면서 궤도를 벗어난 공생관계의 결말을 보고 있습니다. 부패한 공무원과 돈의 권력을 휘두르는 업주의 공생관계, 상업적 언론과 집권욕에 취한 정치의 공생관계, 지역이기와 허위 의식에 능한 정치인의 공생 관계, 종교심과 연고를 통한 사업 이익 추구의 공생관계, 경제인과 은행의 공생관계 등의 결과를 보고 있습니다. 가족은 인간 사회에서 연고 중심의 공생 관계의 가장 기본 단위입니다. 그러나 궤도를 벗어나면 그것 역시 공생이 아니라 공멸로 종말을 고합니다. 지난 7월에는 5자매가 백화점에서 절도하다 현장에서 잡혔고, 9월에는 71세의 장모에 처제까지 합세한 가족 절도단이 적발되었습니다. 8월에는 부산에서 사촌과 함께 도둑질로 끈끈한 가족애를 꽃피우던 가족 절도단이 검거되었습니다. 그들은 치밀한 계획을 세워 부산원정을 했습니다. " 먼저 유서방이 가서 말을 걸고, 영이가 바람막이를 해라. 내가 적당히 골라서 쇼핑백에 넣어 주면 미영이가 밖으로 옮기고. 장서방은 받자마자 갖고 튀는 거야." 이렇게 작전 계획을 세워 몇 차례 성공하였지만 결국 덜미가 잡히고 말았습니다. 모두가 손발을 맞추어 함께 살자고 했던 일들이지만 공생이 아니라 공멸의 길이었습니다.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 하나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것도 살고 있지 않지만 먼 옛날 이 연못엔 예쁜 붕어 두 마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먹이 하나를 놓고 싸움이 벌어졌습니다. 두 붕어는 물고 뜯고 싸우다 한 마리가 죽고 말았습니다. 승리한 붕어는 온 연못이 자기 것이라 활개를 치고 다녔지만 동료의 썩은 몸뚱이는 연못의 물 마저 썩이고 말았습니다. 이긴 줄 알고, 영원히 잘 살줄 알았던 붕어는 그 썩은 물을 먹고 죽고 말았습니다. 그 후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것도 살지 않게 되었습니다. 신앙인은 빛과 소금입니다. 우리는 사회를 맑게 하여 공멸사회가 아니라 상리공생(相利共生) 사회로 만들 주인공입니다●

섬기는 언어/열린교회/김필곤 목사/1999.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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