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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곤목사 (yeolin) 조회수:6942 추천수:1 112.168.96.71
1999-01-31 06:49:24



지난 28일 아버지와 고스톱을 치다가 딴 돈 1만 5천원을 아버지가 지불하지 않자 아버지를 발로 차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힌 아들이 구속되었습니다.
언젠가는 8살 짜리 아들이 아버지의 폭력이 두려워 "아빠를 처벌해 달라"며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했고 법원은 `한달 동안 가족에게 1백m 이내에 접근을 금지한다'는 접근 금지조치를 내렸습니다. 그 아들은 "아빠가 안보이게 해달라. 아빠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라고 하였다고 합니다. 그런가 하면 서울에서는 어머니 집을 찾아가 "대문이 좁다"며 어머니와 말다툼을 하면서 집기를 부수는 등 행패를 부린 아들에게 법원에서 "2개월간 어머니 집 근처 1백m에 접근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명령을 내리는 일이 있었습니다.

오늘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가정의 변화된 모습입니다. 어릴 때 보았던 가정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입니다.
어릴 때 시골에서 목격한 일입니다. 봄에는 새 우는 소리가 정겹고 가을이면 풍성한 열매가 있는 마을이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물론 가난한 사람도 있고 부한 사람도 있었지만 들에는 논이 있고 산 주변에는 밭이 있어 큰 흉년이 들지 않는 한 마을 사람들이 먹고사는데는 지장이 없었습니다. 물론 당시 수리 시설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큰 흉년이 들 때는 보리밥도 먹지 못하여 소나무 생채기를 해 먹고 풀씨앗을 떨어 죽 끓여 먹고 심지어는 쥐를 잡아먹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여름이면 서로 품앗이를 하며 정겹게 하는 마을이었습니다. 대문이 없어도 도둑이 없고 싸우는 일이 별로 없이 서로 도우며 사는 그래도 마음은 넉넉한 그래도 마을은 평화로 왔고 여름이면 모정에 모여 잠을 자는 어른들이 계셨고 아이들은 방죽에 가서 멱을 감고 뒷산에 올라가 산딸기를 따러 다녔습니다. 그런데 어느 여름날이었습니다. 오후 늦게 마을의 중심이 되는 모정에 어른들이 모여있었습니다. 어린 나이로 무엇을 하는가 구경하기 위하여 어른들 뜸새로 끼어 들었습니다. 둥그렇게 어른들이 모여 있고 가운데에는 멍석이 깔려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동네 어른 한 분이 누워있었습니다.

나이 많으신 할아버지 한 분이 그분을 나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내용은 왜 부모님에게 밥을 주시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부모에게 불효하면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그분의 어머님은 중풍으로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였습니다. 그런데 며느리가 어머님께서 밥을 많이 잡수시면 더 힘들어지니까 밥을 주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아내를 잘 못다스리고 어머님께 불효한 죄를 마을 사람들이 그를 불러 놓고 심문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 분은 순순히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였습니다. 그리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에게 벌을 주었습니다. 그분을 멍석에 뉘게 하고는 멍석으로 그분을 둘둘 말았습니다. 그리고 매를 들어 멍석에 말린 그분을 때리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두꺼운 멍석으로 여러번 말렸기 때문에 별로 아프지는 않았을 줄로 생각이 듭니다. 그 당시 부모에게 불효한 사람들은 이렇게 멍석말이 벌을 주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제 가정의 윤리를 다루는 방법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불효를 법으로 처벌하고 효도를 돈으로 계산하여 상속을 더 많이 해주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48년 정부 수립 후 사회 혼란기를 거쳐 60년 대 이후 본격화된 경제 개발로 가정도 많이 변했습니다. 가정 폭력이 사사로운 집안 일이 아닌 사회적인 범죄로 취급받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정부 수립 당시만 해도 3대가 사는 것은 당연하였지만 이제 2대가 같이 사는 가정도 많지 않습니다.

통계에 의하면 실제로 가족 구성원의 숫자 49년 평균 5.3명이었던 것이 95년에는 3.3명으로 감소했고 조상 중심에서 부부-자녀 중심으로 가족형태는 바뀌었습니다. 여성의 지위도 50∼60년대에는 안방 마님으로 명분적인 권세는 있었지만 재산 관리권, 상속권 등 실제적인 권한은 없었지만 이제 여성의 권위는 명실 공히 대단히 상승되었습니다. 이제 면사무소 출입, 장보기, 학부모 회의 참석 등에 남자가 가는 가정은 거의 없습니다. 어머니의 지위 향상으로 이제 가정들은 시집 지향적에서 친정 지향적으로 바뀌었습니다. 1인당 GNP가 53년 2천 4백원이었지만 96년 8백 48만 원이 되었고 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흑백 TV도 보기 힘들었지만 이제 텔레비전은 물론 냉장고, 전자레인지, 세탁기, 전축, 녹음기가 없는 집이 없고 48년 당시 3만 8천명에 불과했던 전화 가입자수가 지난해 2천 만명을 돌파했고, 자동차 등록대수도 48년 1만2천대에서 지난해 1천만대 시대에 돌입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가정 윤리는 오히려 더 퇴보하고 있고 그 뿌리를 잃고 있습니다. 가정의 도덕질서는 법으로 다스리기 전에 마땅히 서로 권위를 인정할 수 있는 그 무엇이 존재해야 합니다. 이미 인간 아버지로서의 권위는 회복할 수 없을 만큼 상실했습니다. 그러므로 이제는 하나님을 모심으로 가정의 도덕적 권위는 자율적으로 회복되어야 할 것입니다. 뿌리를 발전이나, 편리, 물질에 두는 가정이 아니라 하나님께 두는 가정으로 변해야 합니다. 이제 우리의 가정들은 조상중심에서 부부, 자녀 중심으로가 아니라 하나님 중심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섬기는 언어/열린교회/990131 /김필곤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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