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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따돌림 문화
김필곤목사 (yeolin) 조회수:6142 추천수:12 112.168.96.71
2014-06-29 16:47:37

집단 따돌림 문화


 

동부전선 최전방소초(GOP)에서 총기 난사 사건으로 5명이 살해되었고, 7명이 부상을 당하였습니다. 남북이 대치한 우리나라는 휴전선을 중심으로 남과 북 방향으로 각각 2km 범위를 남방한계선과 북방한계선으로 정하여 철책을 만들어 상호 방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철책을 GOP(GENERAL OUT POST)라고 합니다. 그리고 군사분계선과 남방한계선 안에 위치한 경계 초소를 GP(GUARD POST)라고 합니다. 일반인들이 접근할 수 없는 이런 특수한 구역에서 사건이 일어나면 그 내막을 정확하게 잘 알 수 없습니다. 보도된 내용에 의하면 임 병장은 입원한 상태에서 변호사 3명의 입회하에 군 조사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는 사건 당일 초소 근무를 하러 갔다가 자신의 마른 몸매와 탈모가 있는 모습을 상징하는 해골 모양의 그림을 여러 장 보았다고 합니다. 그는 평소 부대원들이 자신을 '해골' '말라깽이' '할배' 등으로 불렀으며, 해골 그림이 자신을 놀리는 것으로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선·후임병과 더불어 부대 간부도 자신을 무시했고 이유 없이 추가 근무를 시켰다는 것입니다.

발언의 사실 여부는 확인이 필요하겠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그의 말에 의하면 관심병사로 집단따돌림을 당했다는 것입니다. 지난 번 부대 안에서 왕따시키는 ‘기수열외’라는 집단따돌림을 당하여 고립과 분노를 참지 못하고 총으로 소대원을 살해한 해병대원처럼 그도 ‘계급열외’라는 왕따를 복수심으로 표출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누군가 그려둔 해골 모양의 낙서를 보고 순간적으로 화가 치밀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합니다. 계급열외를 당하면 후임들에게 선임 대우를 받지 못하고 후배들에게 경례를 받지 못해도 따질 수도 없으며, 후임 역시 그를 고참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주먹까지 오가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집단 따돌림을 당하면 피해자는 불안, 분노, 보복감, 좌절 등의 부정적 정서를 가지게 됩니다. 이때 스스로 고립감과 분노, 복수심을 참지 못하고 그 에너지를 자신으로 향하면 탈영이나 자살같은 극단적 행동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복수심을 키우다가 어느 한 순간 폭발하여 분노 혹은 좌절의 정서가 타인에게 향하면 이성을 잃은 공격적 행동을 촉발하게 됩니다. 누군가 자신에게 해를 끼쳤다면 당연히 그 사람도 해를 입어야 한다는 보복심 혹은 적개심이 정당화될 수 없는 폭력으로 표출되어 자신의 왕따와 직접 관계없는 타인에게까지 무차별적으로 피해를 입히게 됩니다.

이런 현상은 군대에서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학교와 직장 생활에서도 존재합니다. 충남에서 공장 주차장에서 30대 남자가 옛 상사에게 수렵용 엽총을 난사해 숨지게 하고 과거 회사 동료 2명에게 중상을 입혔던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그는 경찰에서 "공장에 다니던 시절 나를 괴롭힌 직원들에게 보복하려고 총을 쐈다"고 말했답니다. '집단 따돌림'은 어느 사회에서나 오래 전부터 있어 온 현상입니다. 영국에서는 불링(bullying)으로 쓰이는 집단따돌림을 48% 정도의 학생들이 학교에서 당한다고 합니다. 한국 교육개발원에 의하면 우리나라 아이들은 4명 중 1명이 왕따를 당하고 있어 네덜란드(16%)보다는 높고, 포르투갈(35%), 이탈리아(33%) 보다는 낮은 수치입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발표한 ‘직장 내 따돌림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직장인 가운데 10명 중 9명(86.6%)은 한번 이상 따돌림을 당한 경험이 있고 이 중 4.1%는 지속적인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집단따돌림은 인간관계 속에서 특정인과 함께 원만하게 어울리지 못할 때 일어나는 부정적 현상입니다. 강자가 약자에게 일방적으로 육체적 심리적 고통을 가하는 지속적인 행위입니다. 두 명 이상이 동조하는 집단을 이루어 특정인을 그가 속한 집단 속에서 소외시켜 인정과 사랑은 말할 것도 없고 소속감의 욕구를 박탈하여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수행에 제약을 가하거나 인격적으로 무시 혹은 음해하는 언어적. 신체적 일체의 행위를 지칭합니다. 제도적으로 신체적 공격성을 금하면 교묘한 방법으로 관계적 공격성으로 집단에서 따돌려 버립니다. 청문회에서 어떤 특정 대상인을 따돌리는 것이나 방송에서 특정 연예인을 따돌리는 것이나 학교에서, 직장에서 다름과 부족함, 독특함을 낙인찍어 주변사람들의 동조를 얻어 소외시키는 집단따돌림은 흔히 볼 수 있는 현상들입니다. 특히 결속력을 중요시하는 조직 문화 속에서는 너무 튀는 사람은 견제 받고 너무 처지는 사람은 압박을 받으며 집단따돌림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약자를 보호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가 성숙한 사회입니다. 따돌림 때문에 인명을 살상하는 폭력을 행사하거나 자신의 생명에 해를 가하는 자살을 시도하는 것은 어떤 경우도 정당화될 수 없겠지만 잃어버린 양 한 마리도 남아 있는 99마리처럼 소중하게 생각하는 생명 존중 의식이 필요한 때입니다. 생명은 물건이 아니고 유일한 것이며 그 유일함이 전부입니다. 따돌리지 말고 서로 부족함을 채워주고 섬겨주면서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스도도 유대인들에게 집단따돌림을 당하며 십자가에 달리셨습니다. 왕따를 당하신 예수님께서 말씀합니다.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눅6:31)”

섬기는 언어/열린교회/김필곤 목사/2014.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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