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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구하느냐?
김필곤목사 (yeolin) 조회수:60370 추천수:2 218.147.218.173
2025-10-05 12:29:02

무엇을 구하느냐?

오늘의 시대는 검색의 시대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인은 하루 평균 4시간 이상을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본다고 합니다. 우리는 검색창에 무언가를 입력하고, 결과를 확인하고, 또 다른 키워드를 찾습니다. 식당, 여행지, 최신 트렌드, 부동산 시세, 건강 정보끝없는 반복 속에서 마치 세상의 모든 답을 손에 쥔 듯한 착각에 빠집니다. 그러나 이상합니다. 그렇게 많은 정보를 얻어도 우리 안의 허기는 여전히 채워지지 않습니다. 더 좋은 식당을 찾아도 다시 배가 고프고, 더 멋진 여행지를 다녀와도 일상은 금세 무료해지고, 더 높은 연봉을 받아도 불안은 가시지 않습니다. 우리는 대체 무엇을 구하고 있는 걸까요?

2천 년 전, 한 청년도 같은 질문 앞에 섰습니다. 그는 세례 요한의 제자였는데, 어느 날 스승이 지나가는 한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보라, 하나님의 어린 양이로다.” 그 말을 들은 청년은 호기심을 품고 그 사람을 따라갔습니다. 잠시 후, 그 사람이 돌아서서 그를 향해 던진 첫 마디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무엇을 구하느냐?” 예수의 첫 질문은 명령이 아니었습니다. “나를 믿으라, “따르라도 아니었습니다. 단순하면서도 본질적인 물음, “무엇을 구하느냐?”였습니다. 이 질문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울려옵니다. 무엇을 구하고 있을까요? 20대는 스펙을 구합니다. 학점, 자격증, 인턴 경험. 30대는 안정을 구합니다. 직장, 내 집, 결혼, 육아 정보. 40대는 성공을 구합니다. 승진, 투자, 자녀 교육, 노후 대비. 그리고 50대 이후에는 의미를 구합니다. “내가 지금껏 무엇을 위해 달려왔나?”라는 질문이 우리를 찾아옵니다. 60대는 건강을 구합니다. 70대는 관계를 구합니다. 가족, 자녀, 손주와의 정서적 연결, 그리고 친구와의 따뜻한 교제를 통해 삶의 기쁨을 느낍니다. 80대는 평안을 구합니다. 아프지 않고, 혼자 외롭지 않고,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웃는 시간이 곧 평안의 다른 이름이 됩니다90대는 준비를 구합니다. 긴 생을 돌아보며 남은 시간을 어떻게 마무리할지, 어떻게 떠날지를 생각합니다.

하버드대가 80년간 수백 명을 추적하며 인간 행복의 조건을 연구한 성인 발달 연구의 결론은 돈도, 명예도, 성공도 아니었습니다. 진짜 행복을 결정하는 것은 바로 좋은 관계의 질이었습니다. 누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가, 누구와 깊이 연결되어 있는가가 결국 삶의 만족도를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예수의 질문을 들은 청년은 선뜻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이렇게 되물었습니다. “선생님, 어디에 계십니까?” 이는 단순히 주소를 묻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당신과 시간을 함께하고 싶습니다. 당신의 삶 속으로 들어가고 싶습니다라는 관계의 요청이었습니다. 예수는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말씀하셨습니다. “와서 보라.” 그날 청년 안드레는 예수와 함께 머물렀습니다. 성경은 굳이 시간을 기록합니다. “때가 열 시쯤 되었더라.” 그날이 그의 인생이 바뀐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곧 형제 시몬(베드로)을 데려와 외쳤습니다. “우리가 메시아를 만났다!”

대기업 임원을 하고 은퇴한 한 직장인은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나는 늘 부모가 원하는 것, 아내가 원하는 것, 회사가 원하는 것만 구했지, 정작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는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 이것이 우리 시대의 비극입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구하지만, 정작 무엇을 구하는지 모른 채 살아갑니다. 심리학자 칼 융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인생의 전반부는 세상에서 자리를 찾는 시간이고, 후반부는 자기 자신을 찾는 시간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전반부에서 얻은 것들에 묶여 후반부의 질문을 회피합니다. 그래서 소유는 늘어나지만, 공허는 더 깊어집니다.

예수의 질문은 오늘 우리의 삶을 다시 비추어 봅니다. 지난 한 달간 내가 가장 많이 검색한 것은 무엇입니까? 지난 일 년간 내 시간과 돈은 어디에 가장 많이 흘러갔습니까? 지난 십 년간 내가 추구해온 것은 무엇입니까? 그리고 그것들은 과연 나를 만족시켰습니까? 예수의 대답은 지금도 유효합니다. “와서 보라.” 정보가 아닌 경험으로, 소유가 아닌 관계로, 외로움이 아닌 연결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어쩌면 우리가 평생 찾아 헤매는 것은 더 많은 성취가 아니라, 우리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는 누군가일지 모릅니다. 무엇을 이루었는지가 아니라, 어떤 존재로 사랑받는가에 대한 갈망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제는 알아야 합니다. 이 작은 창이 인생의 해답을 줄 수 없다는 것을. 그래서 오늘 우리는 멈춰 서야 합니다. 그리고 물어야 합니다. “나는 무엇을 구하고 있는가?” 그리고 귀 기울여야 합니다. 내 영혼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진짜 갈망의 목소리에. 그것은 더 많은 소유가 아니라 더 깊은 연결, 더 큰 성공이 아니라 더 진실한 관계, 더 높은 지위가 아니라 더 평안한 마음일 수 있습니다. 예수의 초대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와서 보라.” 예수님은 이 질문 앞에 잠시 멈추길 원합니다. “너는 무엇을 구하느냐?”

섬기는 언어/열린교회/김필곤목사/2025.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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