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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멀미(crowd sickness)
김필곤목사 (yeolin) 조회수:5598 추천수:0 112.168.96.218
2018-06-10 11:40:04

사람멀미(crowd sickness)

가끔 같이 차를 타고 가다 보면 차멀미하는 사람을 봅니다. 증상은 사람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보통 어지러움을 느끼고 진땀이 흐르고, 트림이나 하품을 자주 하게 되며 심하면 구역질로 고생하기도 합니다. 멀미는 신체가 흔들릴 경우 귓속의 평형감각기관인 내이전정이 뇌에 보내는 정보와 눈이 보내는 정보가 일치하지 않음으로써 생긴다고 합니다. 정보의 불일치현상으로 뇌는 스트레스와 관련된 호르몬을 분비하여 구토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사람 멀미(crowd sickness)’란 말이 있습니다. ‘군중 멀미’라고도 하는데 많은 사람이 있는 곳에서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운 증세, 여러 사람에게 부대끼고 시달려서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운 증세입니다. 현대인들은 정보기술의 발달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스토리 등 SNS로 연결되어 사람과 단절하기가 힘든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친구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포스팅에 대해 ‘좋아요’를 누르거나, 댓글을 달지 않으면 혹시 화가 난 것일까 걱정하게 되고, 스마트폰으로 쉬지 않고 무엇인가를 보고, 읽고, 찍고, 올리고, 쓰며 놉니다. 그러다보면 초연결성 앞에 ‘홀로 있음’이 금기시 되어 ‘사람멀미’를 앓게 됩니다. 20세기 들어 패스트푸드 업계가 사람의 음식본능을 이용하여 비만과 당뇨를 만들어내었듯이 21세기엔 미디어와 IT 기업이 사람들의 사회적 본능을 이용하여 디지털 기기 화면의 노예로 만들고 있습니다.

영국 최고의 정신분석의 중 한 사람인 앤서니 스토에 따르면 사람은 전혀 다른 두 가지 충동을 느낀다고 합니다. 하나는 누군가와 만나고 사랑하며 함께 하고 싶다는 충동이고, 다른 하나는 홀로 독자적인 삶을 살아가고 싶은 충동입니다. 기업가들은 혼자인 것을 못 견디는 사람의 심리를 파고들어 과다한 정보로 정보 피로증을 앓게 하고 있습니다. 하이데거는 자기 자신이 삶의 주인이 되지 못한 채 타인이 원하는 대로 살아가는 삶은 '비본래적 삶'이라고 말했습니다. ‘연결이 아니면 죽음’이라고 할 정도로, 스마트폰으로 혈맹이 확인되는 세상에서 <잠시 혼자 있겠습니다>라는 책을 쓴 마이클 해리스는 타인의 문자나 초청을 거절하고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오늘 밤엔 혼자 있고 싶습니다.”라고 하자 사람들이 매우 불쾌해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과잉 연결된 세상에서 홀로 있기는 힘겨운 투쟁을 수반한다고 합니다. 그는 “홀로 있음은 기운을 북돋아 준다. 기억을 강화하며 인식을 날카롭게 다듬어주고 창조성을 북돋운다. 우리를 더 차분하게 만들며 주의력을 더 깊게 해주고, 머리를 맑게 해준다. 무엇보다도 순응하라는 압박감을 덜어준다. 홀로 있음은 우리 삶에서 열정, 향유, 성취감의 가장 깊은 연원을 발견하기 위해 필요한 공간을 우리에게 준다. 또 우리를 자유롭게 풀어주어 자기 자신이 되게 한다. 그리고 우리가 다시 모여 군중이 되었을 때 더 나은 동료가 되게 해준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타인에 의해 분리되는 소외, 부정적 고독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현대인의 고독>을 쓴 칼 로저스는 고독을 두 가지로 설명했습니다. 하나는 자기 자신으로부터 소외된 상태라고 합니다. 자신으로부터 소외된다는 것은 결국 자기를 미워한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고독이란 자기를 내어줄만한 상대가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타인에게 자신을 내어놓지 못하는 것은 불신과 불안 때문이라 합니다. 이러한 고독이 자기 자신에게 공격이 갈 경우에는 자살이라는 상태로 나타나고 타인에게 공격이 갈 경우에는 과격한 사회적 파괴로 표출한다는 것입니다. 통계에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고독의 독을 품고 5시간 마다 사망했다고 합니다. 1954년 <노인과 바다>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미국의 문호 헤밍웨이도 고독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하였습니다. 소설<25시>를 써서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킨 루마니아의 작가 게오르기우는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고독이다... 고독은 죽음과 같다"라고 썼습니다. 키에르케고르는 '고독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사람 멀미로 어지러운 세상에서 평안과 행복을 찾으려면 자발적 고독이 필요합니다. 자발적 고독은 자기를 성찰하게 하고 창조적 에너지를 주어 사람 멀미로부터 자유롭게 만들어 줍니다. 괴테는 "인간은 사회에서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다. 그러나 영감을 받는 것은 오직 고독에 있어서만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토저는 "큰 독수리는 홀로 날아간다. 큰 사자는 홀로 사냥한다. 위대한 사람들은 홀로 간다."고 말했습니다. 하나님 앞에 단독자로 서서 태어난 이유와 살아야 하는 이유 그리고 죽음 이후에 대한 성찰을 해보는 자발적 고독이 필요합니다. 자발적 고독은 불투명한 삶의 안개를 걷히게 하고 만남과 정보의 피로로부터 ‘진짜 나’의 삶을 당당하게 살게 해 줍니다. 성경은 말씀합니다. “너는 기도할 때에 네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마6:6)” 사람멀미로부터 자유로워지려면 골방에서 단독자로 서는 자발적 고독이 필수적입니다.

섬기는 언어/열린교회/김필곤목사/2018.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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