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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돌과 디딤돌
김필곤목사 (yeolin) 조회수:5477 추천수:1 218.147.218.173
2025-08-31 13:18:49

거침돌과 디딤돌

길을 걷다 발에 툭 걸려 넘어질 뻔했던 작은 돌멩이. 그 순간, 우리는 당황하며 중심을 잃습니다. 별것 아닌 돌 하나가 준비되지 않은 순간 우리의 발목을 잡는 '거침돌'이 되는 것이죠. 그런데 신기하게도 똑같은 돌멩이라도 다른 각도에서 보면, 전혀 다른 의미가 됩니다. 가파른 오르막길에서 발을 딛고 올라서는 디딤돌이 되어 우리를 더 높은 곳으로 이끌어 주기도 합니다. 결국, 그 작은 돌멩이가 우리를 넘어뜨리는 거침돌이 될지, 더 높이 뛰어오르게 하는 디딤돌이 될지는 돌 자체의 크기나 모양이 아닌, 그것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에 달려 있습니다.

성공한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그들의 화려한 이면에는 예외 없이 수많은 거침돌이 있었습니다. 널리 알려진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역시 어린 시절 가난, 성폭력, 인종차별이라는 삼중고를 겪었죠. 방송사에서는 “TV 진행자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혹평까지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이 모든 거침돌을 자신만의 진정성과 공감 능력을 기르는 훈련장으로 삼았습니다. 수많은 상처와 실패가 그녀의 인생을 무너뜨린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전 세계인에게 영향력을 끼치는 디딤돌이 된 것입니다.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과정을 '인지적 재평가(Cognitive Reappraisal)'라고 부릅니다. 동일한 사건이라도 우리가 어떻게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감정적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입니다. 하버드 심리학자 셰리 터클은 사람은 고통을 단순한 고통으로 끝낼 수도 있지만, 그것을 의미 있는 이야기로 재구성할 때 비로소 성장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긍정심리학의 핵심 개념인 '외상 후 성장(PTG, Post-Traumatic Growth)'도 이와 맥락을 같이합니다. 심각한 시련을 겪은 이들 중 상당수가 오히려 이전보다 더 깊은 감사, 새로운 삶의 의미, 더 강한 인간관계를 경험한다는 연구 결과는 우리 안에 거침돌을 디딤돌로 재구성할 수 있는 심리적 역량이 내재되어 있음을 보여줍니다. 현대 사회는 구조조정, 예기치 않은 질병, 관계의 깨어짐 등 누구에게나 불쑥 찾아올 수 있는 거침돌로 가득합니다. 많은 사람이 이런 시련 앞에서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라며 원망과 무기력에 빠집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통제할 수 없는 사건''통제할 수 있는 해석'을 구분하는 것입니다. 심리학자 줄리언 로터의 '통제 소재(Locus of Control)' 이론에 따르면, 모든 것을 외부 요인 탓으로만 돌리는 사람은 무기력에 빠지기 쉽습니다. 반면, 내부에서 의미를 찾고 자신의 태도를 바꾸려 노력하는 사람은 더 높은 회복탄력성을 보입니다. 결국, 거침돌이 우리를 무너뜨릴지, 아니면 더 높이 뛰어오르는 디딤돌이 될지는 외부 환경이 아닌 우리의 내적 태도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성경에서도 같은 진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베드로전서 27-8절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자들에게는 보배로운 돌이지만, 믿지 않는 자들에게는 부딪히는 돌과 거치는 반석"이라고 표현합니다. 같은 존재가 누군가에게는 구원의 디딤돌이 되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거침돌이 되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 역시 고린도후서 4장에서 "우리가 사방으로 우겨쌈을 당하여도 싸이지 아니하며, 답답한 일을 당하여도 낙심하지 아니한다"고 고백합니다. 세상의 거침돌이 끊임없이 그를 넘어뜨리려 했지만, 그는 오히려 그 모든 것을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는 디딤돌로 삼았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피할 수 없는 거침돌을 어떻게 디딤돌로 바꿀 수 있을까요? 먼저, 문제 중심에서 해결 중심으로 사고를 전환해야 합니다. "왜 이런 일이 나에게?"라는 질문 대신, "이 상황에서 내가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를 물어야 합니다. 이는 수동적인 피해 의식에서 벗어나 능동적으로 해답을 찾아 나서는 힘을 길러줍니다.

다음으로, 실패를 과정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토마스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하기 위해 999번 실패했을 때, 그는 "나는 실패한 것이 아니라 작동하지 않는 999가지 방법을 찾은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실패는 끝이 아니라, 올바른 길을 찾아가는 과정의 소중한 데이터가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원망 대신 감사의 마음을 길러야 합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감사할 수 있는 작은 것들을 찾아 연습하면, 부정적인 상황을 긍정적으로 재해석하는 능력이 길러집니다. 감사는 단순히 좋은 감정이 아니라, 우리를 단단하게 만드는 강력한 심리적 역량입니다.

결국, 거침돌과 디딤돌의 차이는 환경에 있지 않습니다. 그 사건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는가에 모든 것이 달려 있습니다. 우리는 오늘도 수많은 돌을 만납니다. 그때마다 기억해야 합니다. 그 돌은 우리를 쓰러뜨리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더 단단히 세우기 위해 주어진 것일 수 있습니다. 로마서 828절의 말씀처럼,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기 때문입니다. 그 선택의 순간, 우리의 마음이 결국 삶의 방향을 결정할 것입니다. 강한 바람이 뿌리를 깊게 하고 골이 깊으면 메아리는 더 커집니다.

섬기는 언어/열린교회/김필곤목사/2025.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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