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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의 권력자들, 그리고 섬김의 왕
김필곤목사 (yeolin) 조회수:5514 추천수:1 218.147.218.173
2025-06-01 13:36:06

광기의 권력자들, 그리고 섬김의 왕

 

문명이 발달하고 인간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우리는 '결정할 사람'을 필요로 했습니다. 문제는 이 지도자들이 꼭 유능하거나 건전한 인격을 갖춘 인물은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그들은 단지 잘사는 데 그치지 않고, 권력을 장악해 '통치'에 나섰습니다. 이집트와 수메르 문명에서 전제군주제가 출현했고, 전쟁은 이들의 정권 강화를 도왔습니다. 오아하카 골짜기에서도 처음엔 평등했던 마을이 전쟁과 위계로 가득 찬 족장 통치 사회로 변모했습니다. 지도자는 전쟁과 함께 등장했고, 보통 사람들은 그러한 구조를 원하지 않았어도 선택의 여지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도자들이 항상 제 역할을 잘했던 것은 아닙니다. 진시황은 강력한 중앙집권 체제를 확립하고 만리장성 축조, 도량형 통일 등을 통해 중국의 기틀을 닦았습니다. 그러나 영생에 집착한 그는 '불로초'를 찾기 위해 막대한 자원을 낭비하고, 결국 수은 중독으로 사망하고 이후 진 제국은 곧 무너졌습니다.

명나라의 정덕제는 국정에 무관심하고, 궁 안에 시장을 만들고 신하들에게 상인 분장을 시키는 등 국정을 놀이로 취급했습니다. 화약 축제를 벌이다 화재까지 겪었으며, 결국 병으로 요절했습니다. 바이에른의 루트비히 2세는 예술과 성 건축에 몰두한 낭만주의 군주로 국정에는 전혀 관심이 없이 결국 정신병 판정을 받고 퇴위되어 사흘 뒤 의문의 죽음을 맞았습니다. 이집트의 마지막 왕 파루크는 극단적 사치를 일삼고, 절도마저 즐겼습니다. 처칠의 손목시계를 훔치고, 동물원 사자를 악몽 때문에 사살하고, 식탐으로 130kg에 달했던 그는 민심을 완전히 잃고 결국 쿠데타로 폐위되었습니다. 투르크메니스탄의 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는 독재자가 얼마나 기이하고 자기중심적으로 통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인물입니다. 그는 달, 도시, 음식, 책 제목까지 자신의 이름으로 바꾸고, 천국에 가려면 자신이 쓴 책 루흐나마를 읽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방송인 화장 금지, 오페라 금지, 병원 폐쇄 등 상식 밖의 정책들을 펼쳤고, 종교와 문화를 억압했으며, 심지어 자신의 어머니 얼굴을 본뜬 정의의 여신상을 만들었습니다. <인간의 흑역사(톰 필립스 저)>라는 책 지도자를 따르라라는 부분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저자는 이러한 지도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절대 권력이 어떻게 일그러지고 인간의 어리석음과 맞물려 파국으로 치닫는지를 유쾌하게 폭로합니다. 단순한 무능보다 더 무서운 것은 권력자의 광기이며, 그 권력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대중의 존재라는 것입니다. 저자는 절대 나라를 맡기지 말았어야 할 지도자 Top 5’를 언급하며, 빌헬름 2(전쟁 유발), 제임스 1(마녀사냥), 크리스티안 7(강박 자위행동), 표트르 3(장난감에 빠진 황제), 샤를 6(자신이 유리로 되어 있다고 믿은 왕) 등을 소개합니다.

오늘날에도 이처럼 권력은 사람을 시험하고, 무능보다 더 위험한 것은 광기이며, 그 광기를 묵인하는 대중의 침묵임을 우리는 역사 속에서 반복해 목격합니다. 강력한 통치자, 카리스마 있는 리더, 강한 추진력을 가진 지도자를 선호하면서도, 그들이 남긴 흔적 속에서 권력의 위험성과 대중의 무책임함이 얼마나 커다란 피해를 낳았는지를 자주 잊습니다. 역사는 묻습니다. 그리고 우리도 오늘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합니다. “나는 누구를 따르고 있는가?” “우리는 어떤 사람을 지도자로 세워야 하는가?” “그 지도자의 본질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세상은 여전히 지배하고자 하는 자들맹목적으로 따르는 자들로 가득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전혀 다른 패러다임의 지도자를 보여줍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세상의 권위 구조를 따르지 말고 하늘의 질서로 살아가라고 명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20:26-27) 이것은 단순한 도덕적 격언이 아닙니다. 예수님 자신이 그렇게 몸소 낮아지셨고, 무릎을 꿇어 제자들의 발을 씻으셨으며, 십자가에서 자신을 희생하심으로 가장 위대한 리더십을 완성하셨기 때문입니다. 참된 지도자는 위에서 군림하는 자가 아니라, 아래에서 버팀목이 되어 주는 사람입니다. 우리가 세워야 할 지도자는 크게 보이기 위해 남을 밟는 사람이 아니라, 작은 자의 눈높이에서 함께 걸어줄 수 있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대중을 이용하는 사람이 아니라, 대중을 위해 자신의 자리를 내려놓을 줄 아는 사람입니다. 우리가 진정 따라야 할 지도자는 군림하는 권력자가 아니라, 섬기는 왕,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예수님을 따를 때, 우리는 지배가 아닌 헌신, 탐욕이 아닌 희생, 명령이 아닌 사랑의 리더십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섬김의 왕으로 오신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라.”(20:28)

섬기는 언어/열린교회/김필곤목사/202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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