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위에 핀 찬란한 믿음
1967년 7월 30일, 햇살이 내리쬐던 여름의 한낮, 열일곱 살 소녀 조니는 자매 캐시와 함께 메릴랜드 체사피크 만에 몸을 담갔습니다. 제철을 맞은 굴 껍데기로 가득한 그곳은 위험이 도사리던 숨은 위협의 뒷골목이었습니다. 그러나 젊음의 용기 앞에 그런 생각은 잠시뿐, 조니는 자신 있게 물살을 가르며 다이빙을 시도했습니다. “탁” 소리와 함께 그녀의 목뼈가 부러졌습니다. 그녀는 물속에 고꾸라져 의식을 잃었고, 물 위로 얼굴을 들지 못한 채 기약 없는 어둠 속으로 가라앉았습니다. 다행히 캐시가 발견하여 가까스로 조니를 구해 올릴 수 있었습니다. 병원에 이송된 그녀의 진단은 가슴을 짓누르는 참혹함 그 자체였습니다. “제4·5경추 골절, 영원한 사지마비(quadriplegia) 가능성 99%” 의사는 냉정히 말했습니다. “다시는 손가락 하나, 발가락 하나도 움직이지 못할 겁니다.” 차갑고 차분한 그의 음성이 조니의 심장을 칼날처럼 베어 갔습니다.
그녀는 침대 가장자리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하나님, 왜 저를 버리셨나요?” 그 절망감은 악몽처럼 밀려들었고, 그녀는 고개를 떨구고 방 안을 떠도는 자신의 신음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펼친 성경에서 보인 한 마디 구절이 심장을 관통했습니다. “너를 지으신 이는 나라, 너를 버리지 아니하리라.”(이사야 43:1) “주님… 제가 아직도 당신의 딸이라면, 제 몸을 넘어 삶의 의미를 보여 주소서.” 그 순간, 조니의 가슴속 어두운 물기가 스르르 걷혔습니다. 두 해가 지나고, 조니는 붓을 물고 다시 세상에 나왔습니다. 스스로 붓을 움직여 완성한 첫 그림은 비통함과 희망이 뒤엉킨 얼굴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얼굴이야말로 그녀 자신의 초상이자, 고통 너머 복음의 증표였습니다. <조니 에릭슨 타다의 희망 노트>라는 책의 저자 조니 에릭슨 이야기입니다.
재활 중 틈틈이 기록한 일기가 1976년 자서전 <Joni>로 출간되자, 곧 영화화되어 전 세계에 소개되었습니다. 이후 Joni and Friends 국제장애인사역 설립(1979년)해 전 세계 200,000대 이상의 휠체어를 보급하였습니다. 50권이 넘는 책과 음반을 내 수많은 이의 삶을 바꾸었습니다. 매년 전 세계에서 찾아온 이들은 조니의 눈빛에서 “이 아픔이 헛되지 않았구나”하는 불굴의 용기를 읽어 냈습니다. 그녀는 말합니다. “내 가치는 몸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 있습니다. 당신의 상처가 있나요? 그 상처를 하나님께 드리세요. 바로 그 자리가 은혜의 문이 됩니다.” 누구나 무탈하게 살기를 원하지만 살다 보면 뜻하지 않게 고난을 당할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어떤 사람은 고난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부정 회피합니다. 그러나 스스로 무력해지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체념해 버립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고통스런 상황을 인정하고 고통스러운 감정을 솔직히 표현합니다. 그리고 고난의 원인과 해법을 찾으려고 적극적으로 행동을 합니다. 그런 과정에서 고난에 의미를 부여하고 삶의 의미와 고난을 연결시켜 긍정적으로 재해석을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통해 같은 고난 당한 사람에게 용기와 희망을 선물합니다.
신앙인은 고난을 당하면 먼저 솔직히 아파하고 하나님께 토로해야 합니다. Joni는 사고 후 “하나님, 왜 저를 버리셨나요?”라고 절규했습니다. 고난 앞에서 억지로 담대함만을 내세우기보다는, 자신의 괴로움과 분노를 하나님께 솔직히 토로해야 합니다(시62:9,시13:1). 자신의 상처를 숨기지 않고 하나님 앞에 내려놓을 때, 비로소 하나님의 위로가 임합니다. 십자가 앞에 서면 주님 안에서 눈물을 말릴 힘을 얻습니다. 둘째는 하나님의 약속 위에 굳게 서야합니다. “너를 지으신 이는… 너를 버리지 아니하리라”(사 43:1). 이 약속이야말로 고난의 한가운데서 절망을 뚫고 나오는 빛입니다. Joni는 “나는 여전히 주님의 딸”임을 붙들었습니다. 아무리 큰 고난이라도 신앙인의 가치나 정체성을 빼앗지 못합니다. 신앙인은 그리스도 안에서 영원히 사랑받는 자녀입니다(롬8:16-17). 셋째는 고난을 사역의 도구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Joni가 붓을 들고 복음의 증표를 그려냈듯, 우리의 상처가 누군가에게 위로와 소망이 되도록 사용하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신뢰해야 합니다(고후 1:3-4). 그녀가 Joni and Friends를 세워 전 세계 장애인과 함께한 것처럼, 아픔을 나눌 때 치유도, 사명도 확장됩니다. 넷째는 소망 가운데 인내하며 나아가는 것입니다. 욥기에 “견고하게 하시며 곤고하게도 하시고”(욥23:10)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고난은 더 단단하게 빚으시는 도구입니다. “우리가 잠시 받는 가벼운 환난이… 지극히 큰 영광”(고후4:17)이라고 말씀합니다. 고난 뒤에 기다리는 하나님 나라의 아름다운 미래를 소망하며 걸어가야 합니다. 이 태도로 신앙인이 삶에 닥친 역경에도 하나님이 친히 일하시도록 내어드릴 때, 고통 너머 복음의 빛이 세상에 흘러넘치게 될 것입니다. 같은 휠체어에 앉아 있어도 어떤 휠체어에서는 찬란한 믿음의 꽃이 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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