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좋은 인생
얼마 전 한 유명 국회의원이 스스로 생명을 끊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국회 부의장을 지낸 정치인이고 대학을 설립한 교육자이며, 미국 미드웨스트 기독교대학교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받은 목사였습니다. 13세에 해방을 맞은 그는 한국전쟁을 전후해서 부산 공업고등학교를 다니다가 그리스도 교단의 선교사들과 만나면서 신학공부를 시작했고 미국 유학을 하고 목사가 되었습니다. 이후 라시득(Richard Rash) 선교사의 눈에 들어 학교를 라목사와 함께 설립했다고 합니다. 그는 정치인이지만 기본적으로 목사라는 신분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특정 계파에 줄을 서지 않아 60대 초반에 정치에서 은퇴를 했다고 합니다. 아버지의 정치 행보를 이은 것은 둘째 아들인 자신이었는데 여러 교회와 단체를 다니며 간증하며 “아버지처럼 참 좋으신 하나님께 잘 보이려고 노력하면 내가 조금 실수하고 모자라도 내가 바라던 것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을 위한 대변자로서 아버지께서 보여주신 실천적인 신앙의 삶을 그리며 기다리면 축복의 통로로 쓰임 받는 날이 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10여년 전 ‘비서 성폭행 혐의’가 불거져 기자회견을 열고 성폭행 혐의에 관해 해명할 계획이었지만, 피해자 측이 사건 당일 호텔 방 안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영상을 공개하자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습니다.
정확한 사실은 알 수 없지만 성추행 구설수에 오른 것만으로 유명 정치인이나 연예인, 교수,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자살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마지막을 자살로 끝내는 이유는 사례에 따라 다양하겠지만 먼저 극심한 수치심과 불명예가 원인일 것입니다. 수치심(shame)은 인간이 느끼는 감정 중 가장 파괴적인 감정 중 하나입니다. 성범죄는 사회적으로 도덕적 낙인이 강한 범죄이기 때문에, 가해자가 자신의 명예나 사회적 지위를 잃었다고 느낄 경우 정체성의 붕괴를 겪게 됩니다. “나는 다시는 사회에서 받아들여질 수 없다.”라고 소속감의 붕괴와 사회적 죽음(Social death) 현상이 지배하게 됩니다. 둘째는 자기 파괴적 회피(defensive avoidance)입니다. 범죄 사실이 드러나기 직전 혹은 직후, 현실을 직면하는 것이 너무 고통스러울 때 자살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책임을 회피하려는 심리와 연관될 수 있으며, "처벌을 피할 수 없다"는 인식이 무력감을 심화시킵니다. 셋째는 사회적 압력과 공포입니다. 대중의 여론, 언론 보도, 법적 처벌에 대한 두려움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불안 장애를 야기합니다. 특히 유명인일 경우, 언론과 대중의 시선이 범죄의 도덕성을 더욱 부각시키기 때문에, 외부로부터의 심리적 압박이 일반인보다 훨씬 강하게 작용합니다. 넷째는 자기 연민(self-pity)과 현실 부정입니다. “내 인생은 끝났다”, “모든 게 무너졌다”는 생각이 들며, 자신을 피해자처럼 인식하기도 합니다. 이런 왜곡된 인식 속에서, 자살이 “유일한 해결책”처럼 여겨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자살은 책임 면제나 속죄의 방식이 될 수 없습니다. 피해자는 남아 있으며, 고통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가해자의 자살이 남은 피해자에게 ‘2차 피해’가 될 수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든 인간은 부족하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일어난 사건에 대하여 어떤 태도를 가지느냐에 따라 끝은 달라집니다. 끝이 좋게 하려면 방어기제를 사용하여 책임을 외면하거나 합리화하지 말고 자신의 행동에 대한 온전한 인정과 책임 수용해야 합니다. 자기 기만에서 벗어나 죄를 직면해야 합니다.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끼친 해악을 깊이 공감하고, 피해자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인정하며 책임을 져야 합니다. 사과, 배상, 책임 있는 태도를 실천으로 옮기고, 지속적인 자기 성찰과 변화의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특히 영원한 내세를 믿는 신앙인은 먼저 진정한 회개를 해야 합니다. 단지 감정적 슬픔이 아니라, 마음의 방향을 돌이켜야 합니다. 자신의 죄를 숨기지 않고,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정직하게 자백해야 합니다. 둘째는 하나님의 용서를 믿고 은혜로 새 삶을 시작해야 합니다. 용서는 인간의 능력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주어지는 선물입니다. 참된 회개는 자신을 정죄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십자가 앞에 나아가 용서를 구하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셋째는 피해자에게 책임 있는 태도로 사죄하고 실천하는 변화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믿음은 행동으로 드러나야 합니다. 회개한 자는 피해자에게 진정한 사과, 공적 책임 수용, 실질적 배상과 변화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다윗은 심각한 범죄를 했지만 회개하고 인생을 아름답게 마무리 했습니다. 그러나 유다는 자살로 인생을 마감했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끝을 잘 마무리하면 그의 삶은 교훈이 됩니다. 성경은 말씀합니다. “만일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그는 미쁘시고 의로우사 우리 죄를 사하시며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깨끗하게 하실 것이요(요일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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