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교회가 아닌 나의 교회
경북 영주에 있는 ‘내매 교회’ 이야기입니다. 110년이 된 교회로 영주댐 공사로 수몰 지역에 있는 교회입니다. 언론에 역사적 건물로 보존해야 한다고 많이 나왔습니다. 강재원이라는 분이 십자가의 사랑을 깨닫고 처음으로 자기 집에서 교회를 시작했답니다. 숭실대 설립자인 베어드 선교사님의 전도로 야소교를 믿고 고향으로 돌아와 50가구 남짓한 마을을 복음화했답니다. 훗날 평양신학교를 졸업한 목사 강병주와 함께 한글 운동과 농민계몽 운동을 하며 '예루살렘 이상촌' 건설을 위해 향약 6개 조를 만들어 실천했답니다. '우상숭배 금지와 미신타파', '음주 도박금지', '일경(日警) 출입금지', '신·불신 막론 관혼상 지원', '소 외에 가축사육 금지 통한 청결한 마을 가꾸기', '주일 우물 사용 금지'와 같은 것이었답니다.
1910년 경북 북부 최초 근대식 학교인 교회학교 부설 내명학교를 설립하여 인재를 양성했다고 합니다.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항일운동의 모태가 되었답니다. 그래서 작은 시골 교회지만 한국교회사에 빛나는 업적을 남긴 훌륭한 인물들을 40여명이나 배출했다고 합니다. 새문안교회를 담임하였고, 숭실대 총장을 지냈던 강신명 목사를 비롯하여 대구 계명대학 설립자 강인구 목사 등 목사와 박사 30여 명, 그리고 삼성반도체 강진구 회장 등 10여 명의 기업인을 배출했답니다. 옛날 김익두 목사님이 부흥회를 인도할 때마다 교회를 보려면 내매교회를 가라고 했을 정도로 바른 신앙인을 길러냈답니다.
지금도 마을의 교회 출석률은 90%라고 합니다. 3대에 걸친 장로 집안으로 마을과 교회를 지켜오고 있는 강록구 장로는 이렇게 말했답니다. "우리 마을의 자랑이라면 어릴 때부터 자녀들이 신앙 안에서 성장하여 사회에 나가서도 믿음의 흐트러짐 없이 봉사하는 사람이 된 것인데 이것은 내매교회가 우리 모두의 어머니였기 때문입니다." 이런 교회가 전국 방방곡곡에 세워진다면 대한민국은 살맛 나는 세상이 될 것입니다. 교회는 예수님의 핏값으로 산 거룩한 공동체입니다. 루터나 칼빈은 교회를 '어머니', 또는 '구원의 어머니'라고 표현했습니다.
신앙인에게 있어서 교회는 어머니와 같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현대 교회는 점점 종교 시장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이사 비율은 일 년 16%라고 합니다. 교인들도 비슷하므로 산술적으로 볼 때 7년이 되면 어느 교회든 교인들이 거의 바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교인들이 평생 7교회 정도를 옮기면서 다닌다고 합니다. 그래서 교인들의 의식 속에는 나의 교회가 아니라 누구의 교회, 그 교회가 아니라 어떤 교회라는 의식이 자연스럽게 지배할 수 밖에 없습니다. 교회를 옮길 때마다 유익과 편리, 기쁨이라는 선택의 기준으로 교회를 찾고 그 기준에 맞지 않으면 쉽게 교회를 옮기게 됩니다. 그래서 도시 교회는 종교 소비자로 전락된 의식을 갖고 있는 교인들의 심리에 맞게 유익을 주는 교회, 편한 교회, 기쁨을 주는 교회를 만들려고 애를 씁니다. 예배는 제사가 아니라 공연이 되어가고, 설교는 종교 소비자의 귀를 즐겁게 하는데 바쁩니다. 교인들은 목회자가 정직한 성자나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대언자가 되기를 원치 않습니다.
조금 더러워도 탁월한 경영자가 되기를 원하고,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코미디언이 되길 원합니다. 돈 벌고, 출세하며, 성공하는 데 필요한 처세술의 대가가 되길 원합니다. 지루함과 초라함을 견디지 못하겠다며 종교 시장의 탁월한 경영자가 되기를 원합니다. 자신의 신앙생활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세상에서도 인기 있는 얼굴마담이 되어주기를 원합니다. 목회자도 성장시키지 못하면 교인들로부터 무능력한 목사로 비난받고, 성장만 시키면 인기 연예인처럼 대접해 줍니다. 그러나 교회는 예수님의 핏값으로 산 거룩한 공동체입니다.
해방 후 당시 치안 시설이 너무 부족하자 김구 선생님 곁에 있던 사람들은 먼저 나라의 질서를 유지해야 한다며 경찰서를 추가로 건립해야 한다고 건의했답니다. 그때 김구 선생님은 "경찰서 백 개를 세우는 것보다도 교회 하나를 세우는 것이 훨씬 더 낫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교회는 종교 시장이 아닙니다. 신앙생활은 종교마케팅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 칭함을 받으리라고 하지 아니하였느냐 너희는 강도의 소굴을 만들었도다(막11:17)"라고 말씀했습니다. 교회는 돈과 수로 짜인 오케스트라를 연주하는 공연장이 아니라 진리로 생명을 구원하는 구원의 방주입니다. 성경은 말씀합니다. "이 집은 살아 계신 하나님의 교회요 진리의 기둥과 터니라(딤전3:15)" 교회는 많으나 ‘나의 교회가 없는 교인은’ 쉽게 살아지는 ‘안개교인’, 교회 헌팅을 하는 ‘쇼핑몰교인’, 헌신 없는 ‘유목민교인’이 되기 쉽습니다. 내 나라 없는 백성은 불쌍한 민족이듯, 내가 헌신하며 아끼고 사랑하는 교회가 없는 교인은 나의 사랑하는 교회는 없고 누구의 교회만 있을 뿐입니다. 3대에 걸친 장로 집안으로 내매 교회를 지켜온 강록구 장로 같은 교인이 그리운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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