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지기로 태어난 인생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 젊은이가 건축학과를 나와 건축 사무실을 열었습니다. 얼마 되지 않아 그의 친한 친구가 찾아와서 짐에게 집을 지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여기 설계도대로 집을 지어주게나. 돈은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 가장 좋은 재료를 써야 하네. 계산서는 그때그때 보내주게.” 젊은이는 곧 일을 시작했습니다. 좋은 재료를 쓰고 일 잘하는 목수들을 고용했습니다. 그런데 얼마가 지난 후부터는 이윤을 더 남기기 위하여 값싼 재료와 서투른 목수를 쓰게 되었습니다. 집이 완성되었을 때 젊은이는 친구에게 열쇠와 청구서를 내놓았습니다. 친구는 젊은이에게 수표를 주면서 집 열쇠를 다시 건네주었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 “이 집은 자네가 학교를 나와 지은 첫 작품일세. 난 이 집을 자네에게 주고 싶네 이 열쇠를 받게. 그리고 이 집에서 행복하게 살기를 빌겠네.”
사람은 자신의 것, 자신의 것이 될 것에 대하여는 집착을 하지만 남의 일에 대하여는 적당히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회비평가 제러미 리프킨은 그의 저서 <소유의 종말>에서 산업자본주의의 코드는 '소유'였다고 말합니다. 기업의 성공과 실패는 어느 기업이 무엇을 얼마나 소유했는가에 따라 평가되었고, 기업은 설비 확장으로 더 많은 상품을 팔아 시장점유율을 높이며, 소비자는 보다 많은 상품을 시장에서 사들여 소유하는 것으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해야 했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소유에 평생 집착하고 그 소유가 자신의 인생을 행복하게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자는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과학 문명은 자본주의의 모습을 바꾸어 놓고 있는데 변화와 혁신이 빠르게 이루어지는 시대에 소유에 집착하는 것은 여러모로 불리하다고 말합니다. 많은 돈을 들여서 설비를 했다고 해도 이 시설에서 생산될 상품은 손익분기점에 다다르기도 전에 또 다른 새 상품에 밀려 퇴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소유의 종말>의 원제목이 '접속의 시대(The Age of Access)'인 것처럼 미래는 항구적으로 소유하기보다 일시적으로 접속하는 시대로 변환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접속'은 '소유'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일시적으로 사용하는 권리, 계약을 뜻한다고 말합니다.
자본주의는 이 세상의 부의 소유권이 그것을 벌어들이는 개인의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사회주의는 부의 소유권은 국가에 있으며 국가는 그것을 사람들에게 공평히 분배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세상의 모든 것의 소유권은 하나님께 있다고 말씀합니다. 사람의 생명도 그 소유권도 하나님께 있다고 말씀합니다. 인간은 단지 소유주가 아니라 청지기일 따름이라고 말씀합니다. 모든 것을 만들고 유지하고 계시는 하나님만이 소유주라는 말입니다. 사람들은 애써 그것을 인정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결국 모든 것을 내려 놓고 인간은 죽게 되어 있고 태어날 때부터 청지기로 태어났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청지기로 태어난 것을 인정하면 인생은 좀 더 행복하고 평안하게 살 수 있습니다.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던 하나님께서 맡기신 것을 관리하고 보존하고 누리다 가는 것이 인생입니다.
청지기란 단순한 관리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삶의 모든 영역을 충성스럽게 다스리는 사람입니다. 청지기의 정체성은 창세기 1:26-28에서 분명히 드러납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하시고, 세상을 다스릴 권한과 책임을 맡기셨습니다. 이는 인간이 단순히 자연의 일부가 아니라,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관리하고 돌보는 특별한 부르심을 받은 존재임을 보여줍니다. 청지기의 책임은 충성과 신실함에 있습니다.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니라(고전4:2)”라고 했습니다. 충성은 단순히 주어진 일을 잘하는 것을 넘어, 하나님의 뜻과 목적을 최우선으로 하는 헌신을 의미합니다. 청지기의 영역은 단지 재물 관리에 국한 된 것이 아니라 삶의 모든 것입니다. 시간에 대하여 “세월을 아끼라(엡5:16)”라고 권면합니다. 청지기는 하루하루를 하나님의 뜻에 따라 지혜롭게 사용해야 합니다. 재능에 대하여 각 사람이 받은 은사를 서로 섬기는 데 사용하라고 말합니다(벧전4:10). 재능은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이며, 이를 통해 교회와 이웃을 섬겨야 합니다.
재물에 대하여는 재물을 하늘에 쌓으라고 명령하십니다(마6:19-21). 재물은 신앙과 우선순위를 드러내는 중요한 영역입니다. 환경에 대하여 “경작하고 지키라(창2:15)”라고 말씀합니다. 사람은 자연을 보존하고 관리하는 책임을 포함합니다. 우리는 시간, 재능, 재물, 환경, 관계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추구하며, 충성된 청지기로 살도록 태어났습니다. 이 사실을 잘 알고 살았던 다윗은 입법, 사법, 행정 3권을 다 가지고 40년 동안 왕노릇하였지만, 이렇게 고백합니다. “천지에 있는 것이 다 주의 것이로소이다...부와 귀가 주께로 말미암고 또 주는 만물의 주재가 되사 손에 권세와 능력이 있사오니....(대상29: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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