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관의 안경, 성경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안경을 세 개씩 가지고 다니는 노교수가 있었습니다. 한 여학생이 궁금해서 물었습니다. "교수님. 왜 안경을 세 개씩이나 가지고 다니세요?" 노교수가 대답했습니다. "하나는 가까운 데 볼 때 쓰는 안경이고 다른 하나는 먼 곳을 볼 때 쓰는 안경이지." "그럼 나머지 하나는요?" "그 안경은 다른 두 안경을 찾을 때 쓰지." 안경은 시력을 교정하고 시각을 개선하기 위해 사용되는 도구입니다. 안경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듯 사람은 자기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 안경을 통해 세상을 봅니다. 세계는 하나이지만 인간은 그 하나의 세계를 각기 독특한 안경을 쓰고 봅니다. 같은 코끼리지만 상아를 만진 장님은 "굵고 긴 무와 같다"라고 말하고, 머리를 만진 자는 "돌과 같다"라고 하며, 다리를 만진 자는 "기둥 같다"라고, 배를 만진 자는 "장독 같다"라고 합니다. 같은 사건일지라도 저마다 보는 관점에 따라 인식은 달라집니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생존 욕구가 지배하여 자신의 생존에 유리한 대로 인식하고 해석하고 판단하고 행동합니다. 관점주의를 강조한 니체는 진리란 객관적이고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에 따라 형성되고 해석된다고 주장을 했습니다. “사실은 없고, 단지 해석만 있을 뿐이다”이라고 관점을 중요시합니다. 사람은 세상을 바라보는 각자의 세계관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 세계관은 안경과 같은 것입니다. 무신론적 세계관의 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면 모든 것은 물질 덩어리로 보이고 유신론적 세계관의 안경을 쓰고 보면 모든 세계는 하나님의 창조물로 보이는 것입니다. 조리 레이코프는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는 책에서 프레임이라는 말을 사용하는데 “프레임이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형성하는 정신적 구조물이다. 프레임은 우리가 추구하는 목적과 우리가 짜는 계획, 우리가 행동하는 방식, 우리가 행동한 결과의 좋고 나쁨을 결정한다”라고 말합니다.
제임스 사이어는 <기독교 세계관과 현대 사상>이라는 책에서 세계관을 “모든 사상과 행동에 다소 통일된 준거틀”이라고 말하며 “실상 세계관이 전제되지 않고는 전혀 사고 활동을 할 수 없다”라고 그 중요성을 말합니다. 인간은 동물과 달리 성장하면서 자기 이해 즉 의미 탐구를 합니다. “세상은 어디에서 왔으며,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나?”, “인생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사람은 무엇을 위해 살며, 세상과 역사의 목적과 의미는 무엇인가?” 등과 같은 의미를 물어 봅니다. 아무리 지능이 높은 침팬지라고 해도 동료들과 함께 앉아 광활한 하늘 아래 꿈에 잠긴 듯 ‘우리 아버지는 평생 가난했지만 그래도 평생 정직하게 살았어’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AI가 모든 것을 답해주는 세상이라고 하지만 AI는 육체도 없고, 어린 시절에 기억도 없으며, 자신의 권리에 대한 주장도, 이웃에 대한 책임감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없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원시적 본능의 지배를 받는 생물학적 존재인 동시에 사회적 규범과 가치관에 따라 살아가는 도덕적 존재이기 때문에 세상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며 자신만의 관점을 가지고 의미 있는 삶을 추구합니다. 그런데 이런 질문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찾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생존보다 의미를 심오한 방식으로 추구하며 질문을 던지는 현인들이 답을 찾으려 하지만 가장 흔한 답은 “모르겠다"이거나 다 각자의 관점이 있으니 그 관점에 따라 살면 된다는 것입니다.
존 칼빈은 <기독교 강요>에서 성경을 “자연인의 안목을 고치는 안경”이라 했습니다. 레슬리 뉴비긴도 성경은 그것을 통해 보아야 할 책, 즉 안경이라고 말합니다. 인간의 눈이 죄로 어두워졌기 때문에 세계를 인간의 눈과 의식만으로 보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성경은 하나님이 만드신 대자연의 스펙터클 또는 하나님의 극장을 제대로 보기 위한 안경입니다. 창조와 타락과 구속은 세상을 바로 이해하게 하는 성경의 삼중 렌즈입니다. “세상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왜 존재하며 어디로 가는가? 인간은 어디서 왔다 무엇을 해야 하고, 어디로 가야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성경의 안경으로 볼 때 끝이 납니다. “이는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감이라.”(롬11:36)라고 말씀해 주시고 있습니다. 창조는 우주와 역사의 기원과 더불어 인간이 어디서, 어떻게, 무엇을 위해 있게 되었는지를 밝혀 줍니다. 바로 인간 근원과 목적에 대한 물음에 답을 해줍니다.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하나님의 기쁘신 뜻대로 창조되었고, 하나님은 시공간 내의 유무형의 모든 것을 인간에게 맡기셨습니다(창1:26-28; 시8편).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니라”(신 8:3, 마4:4)라고 인간이 의미 있게 사는 것은 무엇인지를 알려주십니다. 성경의 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볼 때 인생의 참된 의미는 명쾌하게 보이고 세상은 살만한 곳이 됩니다. 성경은 말씀합니다.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시119: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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