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의 힘
모방이라는 말을 들으면 우선 저작권 침해나 무단복제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삼성과 애플의 특허 소송을 보며 모방은 도덕성에 위배된다고 죄악시하기 쉽습니다. “모방의 힘(김남국 저)”에서는 모방을 4가지 유형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첫째는 있는 그대로 복제하듯 모방하는 복제형 모방입니다. 특허침해에 걸릴 수 있지만 학습효과나 초반에 실력을 쌓아야 할 때의 최고의 방법이라고 합니다. 피카소는 "유능한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둘째는 물론 특허권 침해라는 늪이 있지만 고착상태를 극복하게 하는 이식형 모방으로 다른 분야에서 장점을 가지고 오는 것입니다. 셋째는 표면적 양상이 아닌 이면의 원리를 모방하는 원리형 모방입니다. 이것 역시 삼성과 애플의 특허 소송처럼 법적 문제가 있고 엉뚱한 원리를 모방할 수 있으며 다른 사람들도 쉽게 모방할 수 있는 단점이 있습니다. 넷째는 원리를 모방하지만 전혀 다른 맥락으로 원리를 적용하는 창조적 모방입니다. 실패할 확률이 높고 처음에는 거부감을 줄 수 있지만 지적 재산권 침해 가능성을 없애는 모방입니다.
창조적 모방을 하는 데는 5가지 과정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첫째는 문제의식을 갖는 것입니다. 후라이펜을 통해 생선을 뒤집을 때 문제가 많은 것을 보고 그냥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식을 제기한다는 것입니다. 둘째, 핵심과제를 선정한다고 합니다. 문제가 온도인가? 뒤집는 과정인가? 재료인가? 등입니다. 셋째, 모방대상을 탐구하는 것입니다. 재료를 뒤집지 않고 익히는 붕어빵, 호두과자, 와플같은 것을 탐구한다는 것입니다. 넷째, 재조합 방법을 결정한다고 합니다. 틀을 어떻게 만들면 잘 뒤집힐 것인가를 연구하는 것입니다. 다섯째, 구체적인 실행을 한다는 것입니다. 인류 역사상 최고의 성공 비결은 바로 남과 다르게 하는 창조적 모방에 있다고 합니다. 오데드 센카(Oded Shenkar)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피셔칼리지 교수 연구팀이 혁신적 경영학 모델을 비롯해 과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를 연구한 결과, 조사 대상 혁신 사례 중 97.8%가 모방에서 나온 것이었으며, 48개의 혁신적 물건과 34개의 경영 사례(혹은 발명품)가 모방에 그 뿌리를 두고 있었답니다.
21세기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알려진 애플 역시 벤치마킹해서 더 뛰어난 상품, 더 나은 서비스, 더 나은 솔루션을 창조해 낸 회사일 뿐입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이 아니라 매킨토시의 비주얼 인터페이스는 복사기 회사 제록스의 팔로알토 연구소 덕분에 가능했고, 애플 노트북의 '맥세이프(Magsafe)'라는 어댑터는 일본의 전기밥솥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합니다. 아이팟은 이전의 아이리버에서 창조적 모방을 했고, 아이패드는 무선 노트북, 태블릿 PC라는 콘셉트와 HP나 마이크로소프트, IBM, 노키아 등에서 먼저 개발을 시도했지만 상품화에 성공시키지 못한 것을 스티브 잡스가 상품화시킨 것이라고 합니다. 사내에서도 스티브 잡스가 최초로 낸 아이디어가 아니고 전임 CEO때부터 상품화 계획이 있었으며 아이폰의 멀티터치 기능 역시 애플이 2005년에 인수한 어느 작은 회사가 개발한 기술이었다고 합니다. 애플과 스티브 잡스가 혁신과 창조의 아이콘으로 평가 받고 있지만 실제는 애플과 잡스는 창조적 모방을 통한 혁신의 대가라는 것입니다. 애플 스토어는 미국 전체 소매점 단위 면적 당 매출 평균 대비 17배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이는 포시즌스 호텔을 창조적으로 모방했다고 합니다. 슘페터는 '혁신은 이미 존재하는 지식을 재조합한 결과 만들어진 인공물이다'라고 했습니다. 모방은 창조행위의 원천이자 그 본질이라고 말합니다.
모방은 대단한 힘이 있습니다. 원하는 것을 빠르고 쉽게 얻을 수 있게 합니다. 못하는 것을 할 수 있게 만듭니다. 때로는 돈과 권력과 명예를 가져다주기도 합니다. 거울 뉴런을 가지고 있는 인간은 누구나 탁월한 모방능력과 모방본능이 있습니다.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시학』에서 "인간은 모방본능을 갖고 태어나 이를 통해 학습하고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듯이 사람은 누구나 모방을 통해 지식을 습득해 나갑니다. 다른 사람의 지적 소유권을 의도적으로 훔쳐 상대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면 모방을 죄악시 할 필요도 부끄러워할 필요도 없습니다. 모방 없는 인간이나 사회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성경은 "해 아래에는 새 것이 없나니(전1:9)"라고 말씀합니다. 제품이나 예술품이나 창조물들은 다 모방의 산물입니다. 원 저작권은 창조주 하나님께 있습니다. 모방을 죄악시하지 말고 부자가 되려면 부자를 모방해야 합니다. 위대한 학자가 되려면 위대한 학자를 모방해야 합니다. 존경받는 스승이 되려면 존경받는 스승을 모방해야합니다. 성자가 되려면 성자를 모방해야 합니다. 인정받는 그리스도인이 되려면 그리스도를 모방해야 합니다. 살면서 추하고 죄악된 것을 모방하지 말아야 합니다.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자가 된 것 같이 너희는 나를 본받는 자가 되라(고전11:1)”
섬기는 언어/열린교회/김필곤 목사/2016.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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