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과 공유지의 비극
양을 쳐서 생계를 꾸려나가는 시골 마을이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양에게 풀을 먹이기 위해 마을 공유 목초지에 양을 풀어 놓았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이익을 더 얻기 위해 욕심을 부려 양을 늘렸습니다. 모든 농가들은 자신의 양을 늘리면서 최선을 다해 합리적 행동을 했습니다. 목초지는 양들로 붐비게 되었고 풀이 자라는 속도보다 양이 풀을 뜯는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풀이 무성하던 목초지가 점점 황폐해져 결국은 아무도 풀을 먹일 수 없는 사막으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1968년 <사이언스(Science)>지에 발표된 게릿 하딘(Garrett Hardin)의 <공유지의 비극>이라는 내용입니다. 공유자원은 강제규칙이 없을 경우 사람들의 무임 승차로 인해 파괴된다는 이론입니다. 목초지가 공유지였던 까닭에 아무도 이 곳을 관리하는 책임을 지지 않았고 그저 공유지에서 자기의 최대 이익만을 추구하였기 때문입니다. 공유지의 비극이론은 개인의 사리사욕을 극대화하면 공동체나 사회 전체는 물론 자연까지 파괴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이 이론의 밑바탕에는 공유자원을 자신이 사용하지 않더라도 누군가 다른 사람이 남용하면 결국 사용하지 않은 자신만 손해를 볼 수 있다는 ‘타인에 대한 불신감’이 깔려 있습니다. 공유 자원의 남용 책임이 불특정 다수에게 분산되기 때문에 자기 하나쯤은 상관없다는 '이기심'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2020년 합계 출산율은 0.78명으로 역대 최하로 나타났습니다. 데이비드 콜먼 옥스퍼드대 명예 교수는 한국의 저출산이 지속되면 지구 위에서 사라지는 1호 인구 소멸 국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세계 인구는 2070년에는 103억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우리나라는 저출산의 비극으로 총인구가 2022년 5200만 명에서 2070년 3800만 명으로 감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생산연령인구 구성비는 73.4에서 46.1%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한국의 생산연령인구 100명이 65세 이상 노인 인구 116.8명을 부양하는 것으로 나타나 부양 부담이 세계 1위가 된다고 합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보고서는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한국의 경제 규모는 2075년에 말레이시아·나이지리아에 뒤지며 세계 15위권 밖으로 밀려날 것으로 예측되며 한국의 실질 GDP 성장률은 2050년대 0.3%, 2060년대 -0.1%, 2070년대 -0.2%로 주요 국가 중 40년 뒤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진단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전쟁도, 경제적 무능력도, 기술의 후진성도 아닌 인구 절벽에 있다고 합니다. 공유지의 비극에 의하면 공유지를 쓰는 개인은 분명히 자신의 이익을 열심히 추구했는데 결과는 사회 전체의 이익 증대가 아닌 사회 이익의 축소와 파멸을 가져오게 됩니다.
출산도 마찬가지 원리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출산은 개인적인 선택이기 때문에 누구도 강요할 수 없겠지만 지금과 같은 출산율이면 공유지의 비극은 다가온다는 것입니다. 엘리너 오스트롬 교수는 <공유의 비극을 넘어>라는 책을 통해 공유지의 비극을 극복하기 위해 지구상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력에 대한 방대한 분석을 하고 국가적 해결 방식, 시장적 해결 방식, 그리고 공동체적 해결 방식을 각각 소개합니다. 규제를 통한 국가적 해결방식은 그리 효과적일 수 없다고 말합니다. 시장적 해결방법도 물이나 수산자원과 같은 대부분의 공유자원은 분리 불가능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합니다. 시장이나 국가적 해법은 공유자원의 관리에는 적용될 수 없거나 혹은 적용될 수 있더라도 비용이 많이 드는 비효율적인 해법이라는 것입니다. 효과적인 방법은 공동체 구성원들 간의 상호 감시와 상호 제재를 통한 공유자원 관리가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공동체 내에서 상호 신뢰를 기초로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고 규제해가면서 비극을 피해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며, 다른 누군가의 행동이 타인에게 해를 입히는 경우 자기 일처럼 나서서 이를 제어해내고자 하는 의향을 가진 존재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저출산 문제도 함께 하면 해결할 수 있습니다. 출산 후 육아를 걱정하는 자녀를 향해 ‘황혼 육아는 없다’고 선언하기 보다는 ‘황혼 육아는 행복 에너지다’라고 생각하고, 여성들은 ‘육아 때문에 꿈을 포기할 수 없다’가 아니라 ‘육아의 꿈은 가장 위대한 꿈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한 아이만 낳아 잘 기르자’가 아니라 ‘잘 기르는데 가장 좋은 환경은 둘 이상이다’라는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결혼, 출산, 양육이 행복한 선택이 될 수 있는 사회 환경 조성이 필수적이지만 공동체로 함께 사는 의식의 전환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생육하고 번성하는 것은 하나님의 창조 질서의 원리이며 성경은 행복한 가정에 대하여 이렇게 말씀합니다. “보라 자식들은 여호와의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로다 (시127:3)” “네 집 안방에 있는 네 아내는 결실한 포도나무 같으며 네 식탁에 둘러 앉은 자식들은 어린 감람나무 같으리로다(시1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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