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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행복하게
김필곤목사 (yeolin) 조회수:9206 추천수:6 220.120.123.244
2023-09-24 13:08:00

하루를 행복하게

마흔세 살에 몸이 점점 굳어 가는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한 의사의 이야기입니다. 20012월 사랑의 전화 복지재단에서 강의가 있던 날 오전 파킨슨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답니다. 순간 쇠망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처럼 멍해졌고 눈앞에 세상이 얼어붙었답니다. 겨우 강의를 마치고 나와 택시를 타려는데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답니다. 파킨슨병은 아직까지 딱히 치료법이 없어 희귀성 질환으로 분류되며 발병 후 15-17년이 지나면 사망이나 심각한 장애가 나타나 자신의 인생이 60세 전에 끝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답니다. 18살 때 바로 위 언니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후 방황하며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지만, 어차피 살 거라면 잘 살아야겠다고 결심하곤 한 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답니다. ‘그런데 왜 하필 나에게 이런 병이 찾아온 걸까? 내가 뭘 그렇게 잘못한 걸까?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며 어렵게 두 아이를 낳고 이제 막 내 뜻을 펼쳐보겠다고 병원을 개업한지 1년도 채 안 되었는데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긴단 말인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이들을 데리고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정신분석 공부를 더 하려는 꿈에 부풀어 있었는데 그게 그렇게 큰 욕심이었던 것일까? 큰아이가 중학생이고 둘째는 초등학생인데 그 아이들은 또 어쩌란 말인가?’ 그는 평상심으로 환자들을 진료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어서 일단 병원 문을 닫고 집에 있는데 거의 한 달 동안을 침대에 누워만 있었답니다. 자신은 불치병 환자가 되어 의사로부터 몇 년 안 남았다는 소리를 듣는다면 남들과 다른 반응을 보일 줄 알았답니다. 그러나 남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답니다. 왜 그런 병에 걸려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고, 눈앞이 깜깜했고,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으며, 세상이 너무나 원망스러웠답니다. 그러는 사이 우울은 더 깊어져 차라리 이대로 죽어버리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정신이 번쩍 들었답니다. ‘아니 내가 왜 이러고 있지. 나는 그대로인데 단지 달라진 게 있다면 내 미래가 불확실하고 현재가 조금 불편해진 것밖에 없는데 내가 왜 이러고 있는 거야 내가 왜 오지도 않는 미래를 걱정하느라 현재를 망치고 있는 거지당시 그는 피곤하면 오른쪽 다리를 조금 끌고 글씨를 쓰는 게 힘들긴 했지만 환자들을 진료하고 일상생활을 하는데 있어 중간중간 쉬어 준다면 별 문제는 없는 상황이었답니다. 그런데 오지도 않은 시간을 걱정하느라 침대에 누워 오늘을 망치고 있었답니다. 파킨슨병이 치료법이 아직은 없지만 계속해서 연구 중이니 앞으로 개발될 수도 있는 것이고 자신의 뇌에서 도파민 분비세포가 80%만 사라졌지만 그래도 아직 20%는 남아있었답니다.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병에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일어나 다시 병원에 나가 환자들을 진료하고, 강의를 나가고 집안일을 하고 아이들을 보살피는 일상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답니다. 도파민 작용제는 보통 치료 효과가 3년 가는데 그는 그 약으로 12년을 버텼답니다. 그는 12년 동안 책을 다섯 권을 썼으며 진료와 강의도 계속했답니다. 그는 말합니다. “살다 보면 예기치 않은 불행이 닥쳐올 때가 있다. 그것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그 후에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는 내가 어떻게 마음먹냐에 달려 있다. 똑같은 12년이더라도 그 결과가 확실히 다른 것처럼 말이다. 그것이 내가 20012월에 파킨슨 진단을 받고 깨달은 삶의 진실이다.”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김혜남 저)>이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저자는 아무리 착하게 살아도 불행이 찾아올 때가 있다고 말하며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더 많은 실수를 저질러 볼 것이다. 나이 듦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상처를 입더라도 더 많이 사랑하며 살 것이다. 나는 나의 길을 걷고, 아이는 아이의 길을 걷게 할 것이다. 한 번쯤은 무엇에든 미쳐 볼 것이다. 힘든 때일수록 유머를 잃지 않을 것이다. 어떤 순간에도 나는 나를 믿을 것이다. 그리고 조용히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는 구체적으로 그림 그리기, 우리나라 바다 한 바퀴 돌기, 다른 나라 언어 배우기,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서 대접하기, 나에게 상처 준 사람들에게 욕 실컷 하기, 세상의 모든 책 읽어 보기, 책 한 권 쓰기, 남편과 무인도에 들어가 일주일 지내기, 가족들과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기, 조용히 온 데로 다시 가기10가지 버킷 리스트를 말하며 22년 차 파킨슨병 환자로서 더 이상 버킷 리스트에 연연하지 않고 삶이 허락하는 대로 흘러가듯 살아가고 싶다고 말합니다. “일단 오늘은 예쁜 옷을 입고 외출을 할 생각이다. 한 발짝 한 발짝 움직이다 보면 나는 또다시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러다 반가운 사람을 만난다면 무척 행복할 것 같다.”라고 책을 마칩니다. 성경은 말씀합니다. 내일 일을 너희가 알지 못하는도다 너희 생명이 무엇이냐 너희는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니라 (4:14)” “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이요 한 날의 괴로움은 그 날로 족하니라(6:34)”

섬기는 언어/열린교회/김필곤목사/2023.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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