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탄력성과 자율적 성취목표
중학교 1학년 여자아이가 아파트에서 투신자살을 했습니다. 워낙 재주가 많아 그림도 잘 그리고 글도 잘 쓰는데다 공부도 전교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수재였다고 합니다. 성격도 쾌활해서 모든 친구들과 선생님들이 좋아하는 학생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투신자살을 해서 주변 사람들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결국 성적에 대한 중압감이 자살의 원인으로 밝혀졌습니다. 초등학교 때 1, 2 등을 하던 그 학생의 성적은 중학교 입학 후 약간 떨어졌고, 이 때문에 부모에게 꾸지람을 들어 늘 성적에 대한 압박감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회복탄력성(김주환 저)>라는 책에 나온 이야기입니다. 저자는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고 행복도는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라고 합니다. 무슨 일이 닥쳐도 다 잘 헤쳐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과 회복탄력성이 꼭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 교육은 공부를 고통의 덩어리로 만들어 놓고 그러한 고통을 누가 누가 잘 견디나 고문하기 게임을 집단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인터넷에 올라온 한 초등학교 5학년 글을 소개합니다. “학교라는 교도소에서 교실이란 감옥에 갇혀 교복이란 죄수복을 입고 실내화란 죄수 신발을 신고 공부란 벌을 받고 졸업이란 석방을 기다린다.” 그는 회복탄력성은 자기 조절능력(통제성, 원인분석력+충동통제력+감정통제력)+대인관계능력(사회성, 공감능력+관계성+커뮤니케이션 능력)+긍정성(생활만족도+감사하기+낙관성)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말하며 자기 조절능력은 감정조절력+충동통제력+원인분석력으로 구성되어지는데 자율성에 기반한 충동통제력이야 말로 아이들이 건강한 정신으로 한평생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회복탄력성의 근간이 된다고 말합니다. 충동성은 계획성이 없이 어떤 일을 수행하거나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서 행동하려는 성향을 말하는데 충동통제력은 남이 아니라 자신이 자신의 동기를 스스로 부여하고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말합니다.
이러한 충동조절능력은 단순한 인내력이나 참을성과는 달리 자율성을 바탕으로 오히려 고통을 즐기는 능력 혹은 고통의 과정을 즐거움으로 승화시키는 마음의 습관이라고 할 수 있답니다. 마슬로에 따르면 사람을 움직이는데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동기가 필요한데 하나는 부족한 것을 채우려는 ‘결핍 동기’와 다른 하나는 보다 나은 자기 모습을 위해 노력하려는 ‘성장 동기’라고 합니다. 충동통제력은 결핍동기보다는 성장동기와 더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배가 고파도 참고, 졸려도 참고, 괴로워도 그냥 참을 수 있는 것은 단순한 인내력이지 충동통제력이 아니고 충동통제력은 자신의 더 나은 모습을 위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꾸준히 노력할 수 있는 성장지향적 자기조절능력을 의미한다는 것입니다. “내가 하고 싶어서,내가 좋아하는 일이니까,내가 선택한 일이니까 내가 생각하기에 의미있는 일이니까”라고 다른 충동을 통제해가면서 그 일에 집중하는 것은 건강한 충동통제력이지만 이러한 긍정성이나 자율성이 동반되지 않는 충동통제력은 단순한 인내심의 발휘이며 이는 점차 사람을 약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타인이 강제로 시켜야만 성취도가 높으며 자기 스스로 흥미를 느끼며 자발적으로 학습하는 능력은 최하위라고 합니다.
그래서 한국 학생들은 능력과 우수한 자질을 지녔으면서도 자율적인 학습이 강조되는 대학에 입학하면 경쟁력이 형편없이 떨어지고, 성인이 되어서도 업무 성취도나 생산성에 있어서 상당히 뒤지는 현상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한국 학생 비율은 하버드 신입생 1,600 명 중에 6%나 되고 SAT 성적이나 내신 성적도 매우 우수한 편이지만 하버드 대학에서 낙제하는 학생 중에서 한국 학생 비율은 10 명 중 9명이나 될 정도로 높은 것도 이런 측면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율적인 성취 목표가 뚜렷해야 회복탄력성도 높습니다. 성취목표란 개인이 어떤 과업을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이나 이유를 의미하는 것으로 성취 목표가 중요한 것은 그 목표가 강하면 강할수록 어떤 난관 앞에서도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넘어질 때 원래의 자리로 돌아올 수 있으며 원래보다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예일 대학교에서는 1953년 '목표를 적어두었을 때 나타나는 효과'에 대한 연구를 하였답니다. 목표가 분명한 사람과 없는 사람을 조사해 보니 20년 후 인생 목표가 분명한 학생 3퍼센트의 졸업생들이 나머지 97퍼센트의 졸업생을 전부 합친 것보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생활을 하고 있더라는 것입니다. 목표가 뚜렷한 사람일수록 역경 앞에서 회복탄력성을 가지고 성취 목표를 달성한다는 것입니다. 수많은 역경 앞에서 뚜렷한 성취목표를 가지고 산 바울은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며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도니라(딤후4:7-8)”라고 고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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