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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인의 양심과 지조
김필곤목사 (yeolin) 조회수:5759 추천수:4 112.168.96.71
2015-11-10 18:31:28

신앙인의 양심과 지조

사자성어에 “지록위마(指鹿爲馬)” 라는 말이 있습니다. 가리킬 지(指) 사슴 록(鹿) 할 위(爲) 말 마(馬)로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한다는 뜻입니다. 천하를 통일한 진시황이 죽자 환관인 조고는 진시황의 어리석은 아들 호해를 이용해 태자 부소(扶蘇)를 죽이고 어린 호해(胡亥)를 황제로 세웠습니다. 현명한 부소보다 천하의 모든 쾌락을 마음껏 즐기며 살겠다고 하는 어리석은 호해가 다루기 쉬웠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조정의 실권을 장악한 조고는 역심을 품고 중신들 가운데 자기를 반대하는 사람을 가려내기 위해 사슴을 가지고 와서 황제 앞에 "폐하, 말[馬]을 바치오니 거두어 주시옵소서."라고 말했습니다. 영문을 몰랐던 호해는 웃으면서 "승상은 농담도 잘 하시오. '사슴을 가지고 말이라고 하다니[指鹿爲馬]'…‥. 어떻소? 그대들 눈에도 말로 보이오?"라고 했습니다. 음흉한 마음을 품은 조고는 웃으며 자신을 따르지 않는 신하를 가리기 위해 좌우의 신하들을 둘러보았습니다. 조고는 '아니다'라고 부정하는 사람을 기억해 두었다가 나중에 죄를 씌워 죽여 버렸습니다. 그 후 궁중에는 조고의 말에 반대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고 각처에서 진나라 타도의 반란이 일어나자 조고는 호해를 죽이고 부소의 아들 자영(子孀)을 세워 3세 황제로 삼았습니다. 그러나 진시황이 천하를 통일한 뒤 불과 15년 만에 진나라가 망한 것처럼 그의 생명도 영원하지 못했습니다. 황제에 오른 자영은 조고를 주살해 버렸습니다.

힘 있는 자가 사슴을 말이라고 하면 자신의 목숨과 이익을 위해 침묵하거나 동조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 사회는 오물로 가득한 사회가 되어 버립니다. 권력자들은 자신의 안위를 위해 아부에 능하게 되고, 권력과 야합한 지배지식인들은 백성들의 눈과 입을 가리는 허위의식을 만드는 논리 개발에 힘을 기울이게 됩니다. 부자들은 권력자와 야합하여 부를 통해 부패한 정권의 정당성을 도와주고, 문화예술인들은 스포츠와 섹스, 스크린을 통하여 비판적 국민의식을 잠재워 버립니다. 이렇게 되면 세상은 정의가 사라지고 기준은 없어지며 짐승같은 약육강식의 논리만 사람의 머리를 지배해 버립니다. 이권 싸움에서 부모와 자식 간의 도리도 죽게 되고 모함과 권모술수만이 판을 치게 되고 지식인은 돈과 권력과 명예에 양심을 팔아먹는 지식 장사꾼으로 전락되어 버립니다. 신의와 약속은 박물관의 유물처럼 변하고 권력자들은 자기 목적을 성취하기위해 자신의 손발노릇을 하는 간신들에게만 자리를 주고 자기 측근으로 법을 도구로 하여 자신의 목적을 성취합니다. 이런 사회는 북한 김정일 정권처럼 진실은 실종되고 허위가 거리를 활보하며, 충신은 없고 간신만 득실거리게 됩니다.

사슴은 사슴이고 말은 말입니다. 사슴을 사슴이라고 말하지 못하고 말을 말이라고 말하지 못한다면 신앙인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예수님은 “내가 내 친구 너희에게 말하노니 몸을 죽이고 그 후에는 능히 더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말라(눅12:4)”라고 말씀합니다. 신앙의 선배인 유관순 열사나 안중근 의사는 짧은 인생을 이 땅에 살다 갔지만 몸만 죽이고 그 후에는 능히 더 못하는 자들 앞에서 사슴을 사슴이라고 당당하게 말하였습니다. 일제는 1930년 일본은 만주사변을 일으켰으며 신사참배를 통해 한국인의 의식을 지배하려고 하였습니다. 우리민족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역대의 천황들의 영과 전사자들의 영을 모신다는 그들만의 종교인 신사에 한국 기독교인들에게 머리를 숙일 것을 강요하였습니다. 그 때 사슴을 사슴이라고 당당하게 말하였던 신앙의 선배들은 하나님 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는 계명을 붙들고 신사참배를 거부하였습니다. 조선 총독은 한국교회의 목을 졸라 질식케 하기위해 1938년 조선예수교장로회 총회에서 틈틈이 끼어 앉은 일본 경찰의 감시 하에 어용목사를 통해 신사참배를 가결하게 하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국가의식이란 허위의식으로 자신을 위로하며 일제의 총칼 앞에 사슴을 말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평양의 산정현교회는 단호하게 신사참배를 반대하였습니다. 이 교회는 '한국의 간디'로 통하는 고당 조만식장로를 비롯하여 유계준, 김동원, 방계성, 오윤선, 김찬두, 박정익 등의 장로들이 신사참배를 거부하였습니다. 특히 담임목사인 주기철목사는 신사참배를 반대하였습니다. 일본 경찰은 주기철 목사를 감금하고 목사 사면서를 쓰라고 장작 패듯이 마구 두들겨 팼지만 사면하지 않자 어용목사를 동원하여 주목사를 파면시켜 버렸습니다. 주목사는 "일본은 반드시 망하고 진리는 반드시 승리한다"고 외치던 주목사는 49세 나이로 신사참배를 반대하다 옥중에서 순교를 당하였습니다. 의사였던 박관준장로도 신사참배를 반대하다 6년에 걸친 옥고를 겪고 신앙의 지조를 굽히지 않은 체 순교하였습니다. 신앙인은 사슴을 사슴이라고 말하는 신앙 양심과 신앙의 지조를 가지고 살아야 합니다. 베드로는 진리는 전하지 못하게 하는 자들 앞에 “하나님 앞에서 너희 말 듣는 것이 하나님 말씀 듣는 것보다 옳은가 판단하라 (행 4:19)”라고 말했습니다.

섬기는 언어/열린교회/김필곤목사/2015.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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