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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다이빙
열린교회 (yeolin) 조회수:580 추천수:16 112.168.96.71
2014-11-25 11:02:40
“엄마, 그렉 없이 살아가기가 너무 힘들어요.” 나는 어머니에게 털어놓았다. 남편이 최근에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나는 어린 세 아이들을 혼자서 키우게 되었다. 내가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 역할을 모두 잘 해낼 수 있을까? 앞으로 우린 어떻게 되는 거지? “내가 잘 해 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넌 할 수 있어.” 엄마가 대답했다. “포기하지만 말거라, 절대로.”‘인내가 필요해.’나는 혼자 중얼거렸다. 그때 요 몇 년 동안 좀체로 떠오르지 않던 오래 전의 어느 여름날 일이 생각났다. 내가 열네 살 때였다. 그때 나는 어린 시절을 지나 어른이 되어가는 힘겨운 전환기에 접어들고 있었다. 친구들과 나는 날마다 동네 수영장에 가서 멋지게 보이려고 햇볕에 피부를 태우며 시간을 보내곤 했다.

어느 날 오후 펼쳐 놓은 커다란 수건 위에 몸을 쭉 펴고 누우려는데 친구 디가 속삭였다. “저 사람 너희 엄마 아니니?”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원피스 수영복을 입고 높은 다이빙 대 끝에 서 있는 엄마가 보였다. ‘세상에, 웬일이지?’ 엄마는 한 손으로 코를 잡더니 다른 쪽 팔을 쭉 뻗은 채 앞쪽으로 몸을 굽혔다. 겁을 먹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 엄마는 거기에 한참 동안을 그렇게 서 있었다. 그러더니 드디어 뛰어내렸다. 두 발을 아래로 하고서! 친구들은 킥킥대더니 참다못해 깔깔거리며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마침내 엄마는 용기를 내어 머리 먼저 물 속에 들어가도록 해 보았다. ‘철썩!’ 머리보다 오히려 배가 먼저 물에 닿은 것 같았다.

나는 움찔했고 안전 요원은 놀라서 펄쩍 뛰었다. 하지만 엄마는 물위로 떠오르더니, 풀장 바깥으로 올라와 다시 다이빙을 하려고 높은 다이빙 대로 씩씩하게 걸어가는 것이었다. 날이면 날마다 엄마는 내 생각에도 그야말로 장관인 모습을 연출했다. 여름이 막바지에 접어들 무렵, 어느 날엔가 뜨거운 콘크리트 바닥 위에 수건을 깔고 누워서 보고 있자니 엄마가 사다리를 기어올라가 높은 다이빙 대 끝으로 걸어가는 것이었다. 살짝 튀어오르는가 싶더니 엄마의 몸은 위로 솟아올랐다. 엄마는 공중에서 우아하게 곡선을 그린 다음, 몸을 곧게 펴고 거의 물결도 일으키지 않으면서 물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완벽한 다이빙이었다.

안전 요원은 환호성을 질렀고 친구는 내 옆구리를 찌르며 말했다. “와, 니네 엄마 멋지다. 정말 끈기가 대단하셔!”20년이 흐른 지금, 내 자신을 움츠러들게 만드는 또 다른 삶의 기로에 나는 서 있었다. 나는 아이들이나 내게 순탄치 않은 미래가 펼쳐지리란 걸 알고 있었다. 또한 살아가는 동안 고통스럽지만 배로 풍덩 물에 뛰어들어야 하는 일들도 많이 있으리라는 것을 짐작하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해 여름 수영장에서의 일을 두고두고 기억하리라. 비록 다이빙을 배운 사람은 엄마였지만 진정한 교훈은 내가 얻게 되었으니까 말이다.

엄마의 다이빙 /by Mary Zemites, Mesa, Arizona
-가이드 포스트 10월 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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