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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엿보기와 주술 정치
김필곤목사 (yeolin) 조회수:1092 추천수:4 220.120.123.244
2022-01-23 14:05:18

미래 엿보기와 주술 정치

 

불황일 때는 점집이나 사주카페가 성황을 이룹니다. 지금처럼 과학문명이 발달된 사회에서도 신년이 되면 토정비결을 보는 사람이 있고, 대학 입학과 취업을 앞두고 점을 보며, 결혼 상대자와의 궁합을 보고, 이삿날과 결혼식 날짜는 ‘손 없는 날’로 잡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심지어는 한 나라를 통치하는 국가 지도자들도 선거철이 되면 유명한 점집을 찾고 풍수지리에 의존하여 조상의 묘를 이장하기도 합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신탁자’가, 이집트나 중국에서는 ‘점술가’가, 조선 왕조 때는 천체 관측이나 천변 현상을 해석하고 점을 쳤던 ‘일관’이 나라의 운영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이나 운명을 예측ㆍ통제하고 싶어 하는 마음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동일합니다. 과학 이전에는 점술이 그 역할을 했고 과학이 발달된 지금은 합리적 과학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기상 예측, 증시 예측, 경제예측, 경영예측, 증시예측, 기술예측, 인구예측, 사회예측 등 다양한 예측을 과학적 방법으로 예측하고 대비합니다. 그렇다고 샤머니즘과 예언, 해몽, 심령술, 점 등이 없어진 것이 아닙니다. 빨간 색으로 이름을 쓰면 기분 나빠하고, 시험을 앞두고 미역국을 먹지 않으며, 방을 출입할 때는 문지방을 밟지 않고, 출근길에 까마귀를 만나면 재수 없다고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과학문명이 발달된 현대에도 한 나라를 경영하는 지도자가 미신에 의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드골 전 프랑스 대통령이나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도 국가의 운명과 미래에 대해 조언하는 점술인을 측근으로 뒀다고 합니다. <엽기 인물 세계사(호리에 히로키 저)>라는 책에 나치스 독일이 중요한 군사 작전을 계획하고 결정할 때는 노스트라다무스 예언을 참고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 책에는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를 멸망으로 몰고 간 괴승 라스푸틴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황제 부부를 포함한 러시아제국 상류계급 사람들은 마치 집단 최면에라도 걸린 듯 라스푸틴의 정신적 포로가 되었답니다. 1914년 제 1차 세계대전에 러시아가 참전한 뒤 1917년 러시아혁명이 일어날 때까지 몇 년 동안 러시아 궁정은 라스푸틴의 주술에 지배받는 상황이었답니다. 니콜라이 황제와 결혼한 황후 알릭스는 부모에게서 혈우병 유전자를 물려받았는데 세 명의 딸을 낳은 후 겨우 얻은 귀한 아들인 알렉세이 황태자에게 혈우병 증상이 나타났답니다. 몇 번이고 혈우병으로 발작을 일으켜 의사들이 손 쓸 수 없는 상태에 빠진 황태자를 라스푸틴이 기도의 힘으로 치유해주었답니다.

그 후 황후는 라스푸틴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게 되었답니다. 어느 날 황후는 “내 사랑하는 스승이여 (중략) 당신이 제 곁에 앉아 제가 당신 손에 입맞춤하고, 당신의 행복으로 충만한 어깨에 지긋이 머리를 기댈 때(중략)제 가슴은 벅찬 환희를 맛봅니다.”라는 편지를 보내었답니다. 이 편지는 라스푸틴의 정적이자 경쟁자이던 일리오도르에 의해 유출되어 라스푸틴 반대파가 제작한 팸플릿에 인쇄되어 국회의원들 사이에 뿌려졌답니다. 1912년 초 무렵의 일인데 이 편지를 본 황제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고 황후의 필적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답니다. 당황한 황제는 황급히 편지를 낚아채 서랍 속에 신경질적으로 구겨 넣었고 황후는 자신이 쓴 편지라는 것을 순순히 인정했답니다. 황제 부부를 세뇌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지배하고 조종한 라스푸틴은 러시아 상류사회 여성들을 자신의 포로로 만들어 ‘음란 마귀를 몰아내는’ 의식을 치르는 종교의식을 통해 문란한 성관계를 끝도 없이 자행했답니다. 이런 라스푸틴을 혐오한 유수포프는 그를 살해했고 그는 죽어가면서 “내가 죽으면 황제 일가도 몰살당한다.”라고 했답니다. 그가 죽은 후 황후는 라스푸틴의 묘를 찾아가 그의 죽음을 애도하며 “우리는 계속 함께일 거예요”라고 중얼거렸고 황제와 황후, 그리고 네 명의 자녀를 포함한 황제 일가는 라스푸틴의 예언대로 모두 사살되어 1918년 7월 17일 새벽, 라스푸틴이 죽고 난 뒤 2년도 지나지 않아 300년 넘게 이어 내려온 로마노프 왕조가 허무하게 무너졌다고 합니다.

고려 공민왕은 신돈에게 놀아나면서 멸망을 하였습니다.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를 지나치게 신봉하며 점성술과 각종 주술에 심취해 그에게 ‘국왕 전속 의사’라는 칭호 주고 따랐던 프랑스 왕비 카트린 드 메디시스는 그의 예언대로 왕도 세 아들도 다 죽고 프랑스 왕가는 부르봉 왕가로 교체되었습니다. 대한 제국 시절에는 명성황후에게 ‘진령군’이라는 무속인이 있었고 황실의 일을 결정할 때면 진령군에게 앞날을 물어 보고 결정했다고 합니다. 러시아 제국도 대한 제국도 나라가 망했는데 당시 비선실세는 무속인었답니다. 정치인들도 주술 정치에 유혹되지만 주술 정치는 오래 버티지 못합니다.

성경은 말씀합니다. “너희는 신접한 자와 박수를 믿지 말며 그들을 추종하여 스스로 더럽히지 말라 나는 너희 하나님 여호와이니라(레19:31)” 

섬기는 언어/열린교회/김필곤목사/202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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