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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과 전염
김필곤목사 (yeolin) 조회수:961 추천수:2 220.120.123.244
2021-08-29 12:19:40

감정과 전염

감정도 친구 따라 강남 갑니다. 가까운 사람이 우울해지면 자신도 우울해 집니다. 인간이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요인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첫째는 육체적 자극이고, 둘째는 그에 대한 해석입니다. 모든 감정은 두 가지 요인으로 구성된다고 하여 '정서의 2 요인 이론'이라고 부릅니다. 이 이론은 1962년 심리학자 스탠리 샤흐터와 제롬 싱어의 실험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그들은 실험 참가자들을 세 그룹으로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A, Β 두 그룹의 실험 참가자들에게 시력 테스트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비타민 약물을 주사하겠다고 말하고는 아드레날린을 주입했습니다. 아드레날린은 우리 몸의 흥분 체계를 가동시키는 호르몬입니다. 반면 C 그룹에는 아드레날린을 주입했다고 사실대로 말했습니다. 그 후 참가자들이 시력 테스트를 기다리는 동안 설문 조사지를 나누어주고 답하게 했습니다. 설문은 의도적으로 '당신의 직계 가족 중 정신과 치료가 필요해 보이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당신의 어머니는 얼마나 많은 남자와 바람을 피웠나요?' 등과 같이 아주 이상한 질문으로 가득채웠습니다. 각 그룹에는 은밀하게 심어 놓은 연기자들이 있었습니다. A 그룹의 연기자는 "뭐 이따위 모욕적인 조사가 다 있어!" 그러고는 방을 뛰쳐나갔습니다. B 그룹의 연기자는 화를 내기는커녕 신바람이 난 사람처럼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종이비행기를 접어 장난을 쳤습니다. 모든 설문 조사가 끝나고 실험 감독은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A 그룹의 참가자는 설문 조사 때문에 매우 화가 났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B 그룹의 참가자는 기분이 좋다고 응답했습니다. 사실 두 그룹의 참가자 모두 아드레날린 때문에 흥분한 것입니다. 하지만 동일한 흥분 상태를 한쪽은 화로, 한쪽은 즐거움으로 해석했습니다. 즉 선동하는 사람의 말에 따라 주변 환경에 더 잘 맞는 해석을 택한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들이 흥분하고 있는 상태는 아드레날린 때문이라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는 C 그룹은 감정의 원인을 따로 찾지 않았습니다. 정서의 2 요인 이론은 우리가 느끼는 감정이 얼마나 자의적인지 여실히 보여 줍니다. <스마트한 심리학 사용법(폴커키츠, 마누엘 두쉬 저)>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감정의 전염은 무의식적으로 닮아가기(Mimicking)를 통해 이루어진답니다. 심리학자 프리드맨(Friedman) 교수의 감정 전염 실험은 서로 모르는 참가자들이 단순히 같은 공간에 앉아서 2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아무런 대화 없이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다른 사람의 감정에 동화되는 전염성을 보여 주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타인의 감정과 비교하려는 본성을 가지고 있어 자신의 감정을 남과 비교해서 표출(Social comparison and emotion)한다고 합니다. 어떤 사건으로 기분이 언짢을 때 자신이 느끼는 불쾌한 감정이 정당한지 확인하기 위해 주변 사람들을 살펴보고 다른 사람들은 멀쩡하면 ‘이렇게 느끼면 안되는 것이군’하며 자신의 감정을 바꾼다고 합니다. “거울 신경 세포(mirror neuron) 이론”이 있습니다. 이탈리아 팔마 대학의 리조라티 교수진은 원숭이가 땅콩을 집었을 때 원숭이 두뇌에서 반응하는 신경 세포(neuron)가 다른 원숭이나 사람이 땅콩을 집는 것을 보았을 때에도 똑같이 반응하는 것을 발견하였답니다.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다른 사람의 감정을 공감할 수 있는 특징이 있어 감정은 전염된다는 것입니다.

감정의 전염은 물결효과(Ripple effect)로 비유하기도 하는데 호수에 던져진 작은 돌 하나가 잔잔한 파장을 일으키며 널리 퍼지는 현상처럼 주변 사람들에게 전염이 됩니다. 사람의 감정은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합니다. 과학자들은 시인과 달리 감정을 단순하게 분류하기를 좋아하는데 20세기 초반 행동주의 심리학자 존 브로더스 왓슨은 감정을 공포, 분노, 사랑 단 세 종류라고 주장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기본적인 감정을 공포, 분노, 기쁨, 슬픔, 혐오의 다섯 가지로 말하기도 하고 경악을 넣어 여섯으로, 슬픔의 반대인 기쁨을 빼고 사랑과 질투를 넣는 학자도 있으며 죄책감을 추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나누어 보면 대부분 감정은 부정적입니다. 서울대 심리학과 민경환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감정을 나타내는 한국어 단어 중 72%가 불쾌한 감정과 관련된다고 합니다. 감정은 태생적으로 부정적이기 쉽습니다. 그런데 부정적인 감정은 우울장애, 불안장애, 공포증처럼 병으로 진전되기도 합니다. 신앙인은 부정적인 감정에 전염되어 불행하게 살 필요도 없고 부정적인 감정을 만들어 주변 사람을 불행하게 만들 필요도 없습니다.

어떤 행동은 사건-생각-감정-행동 순으로 이어집니다. 어떤 사건이든 사건은 중립적이고, 그것에 대한 해석과 생각은 사람과 상황에 따라 다르며, 생각을 부정적으로 믿으면 10명의 정탐꾼처럼 부정적 감정을 전염 시킵니다. 건강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려면 여호수아와 갈렙처럼 긍정적인 믿음으로 긍정적 감정을 전염시켜야 합니다.

섬기는 언어/열린교회/김필곤목사/202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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