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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남과 뛰어나게 보임
김필곤목사 (yeolin) 조회수:1555 추천수:4 220.120.123.244
2019-11-03 17:12:05

뛰어남과 뛰어나게 보임

뛰어난 것과 뛰어나게 보이는 것은 차이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뛰어나지만 뛰어나게 보이지 않아 당대에 초야에 묻혀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뛰어나지 않지만 뛰어나게 보여 유명세를 타고 부와 인기를 누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재능이 뛰어날 뿐 아니라 뛰어나게 보이기도 잘해 대단한 성공을 거두는 사람도 있습니다. 남보다 뛰어나려면 재능과 노력을 겸비해야 하는데 이 두 가지가 겸비해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것은 뛰어나게 보이지 못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성공의 공식 포뮬러>의 저자 앨버트 라슬로 바라바시는 성공을 과학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방대한 빅데이터와 네트워크 과학 도구를 이용하여 5가지 성공의 공식을 만들었습니다. 제 1 공식은 “성과는 성공의 원동력이지만, 성과를 측정할 수 없을 때는 연결망이 성공의 원동력이다(성과+연결망=개인의 성공)”라고 합니다. 제 2 공식은 “성과를 내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성공은 무한하다(성공+a= 무한대)”입니다. 제 3 공식은 “과거의 성공 경험이 적합성과 만나면 미래의 성공을 보장한다(과거의 성공x적합성= 미래의 성공)”입니다. 제 4 공식은 “팀이 성공하려면 다양성과 균형이 필요하지만, 팀이 성과를 올리려면 오직 한 사람만이 공을 독차지한다(다양성+균형+리더십=팀 성공)”입니다. 제 5 공식은 “부단히 노력하면 성공은 언제든 찾아올 가능성이 있다(Q-요인x끈기x노력=장기적 성공)”입니다.

성공 중에는 성과 측정을 객관적으로 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답니다. 음악 경연대회나 미술, 포도주 경연대회에서 우승을 가리는 것은 객관적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때 뛰어난 기술도 중요하지만 뛰어나게 보이는 것이 더욱 영향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챠쥥차이가 프로 음악가와 초보자들을 대상으로 클래식 경연대회에서 결선에 오른 세 명 중 누가 이길지 예측하는 실험을 했답니다. 한 집단에게는 연주 소리만 들려주었고,다른 집단에게는 연주 오디오와 비디오를 함께 보여주었답니다. 소리 없이 비디오만 보여준 집단도 있었답니다. 소리만 듣고 판단한 집단이 승자를 맞힐 확률은 25%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셋 중 하나를 고르는 일임을 감안하면 사지선다 시험에서 무작위로 찍어 답을 맞힐 확률보다도 낮았답니다. 놀랍게도 승자를 맞히는 데 가장 우수한 실력을 보인 집단은 소리를 끄고 비디오만 본 사람들이었답니다. 이들은 소리가 들리지 않는 상황에서 화려한 몸짓을 구사하며 연주하는 연주자를 선정했답니다. 이 집단에 속한 초보자와 전문가 모두 승자를 맞힐 확률이 50%였답니다. 연주 소리를 듣지 않은 사람들이 들은 사람들보다 승자를 맞힐 확률이 두 배 높았다는 뜻입니다. 전문가라고 해도 가장 우수한 연주자를 골라내는 데는 초보자보다 나을 게 없었다는 것입니다.

세계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손꼽히는 랑랑은 연주할 때 현혹적인 몸짓과 풍부한 표정으로 유명합니다. 랑랑 같은 음악가들이 찬사를 받는 이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다른 경쟁자들보다 그가 월등한 연주 실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뛰어난 음악가인 동시에 뛰어난 음악가로 보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연주 실력만으로 우열을 가릴 수 없을 경우 의상이나, 연주 스타일, 화려한 몸짓이나 표정 등이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계량화하기 힘든 음악에서 아무리 권위 있는 경연대회라도 이런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퀸엘리자베스 국제음악 경연대회 역시 심사위원의 편견이 개입하지 않도록 많은 규칙을 만들어 놓았지만 1952~ 1991년까지 40년의 우승 기록을 보면 우승자 가운데 첫날 연주한 사람은 없다고 합니다. 둘째 날 연주하고 우승한 사람은 겨우 두 명이었고 마지막 날 연주하고 우승한 사람은 한 명이었답니다. 나머지 여덟 명의 우승자 중 절반은 경연 닷새째 되는 날 연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피겨스케이팅도 선수의 출전 순서가 뒤로 갈수록 점수도 일관성 있게 상승한다고 합니다. 회사 면접도 늦게 한 사람이 합격할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와인 대회도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캘리포니아주 와인 경진대회는 북미 지역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권위 있는 대회로 손꼽히는데, 호슨은 얼마나 정확하게 와인을 식별해내는가를 실험했답니다. 똑같은 와인을 내놓았는데 한 감정사는 첫 시음에서 최저 등급인 80점을 주었고 두 번째는 90점, 똑같은 와인인데 금상을 수상할 만한 96점을 주었다고 합니다. 감정사가 똑같은 와인에 일관성 있는 점수를 매긴 비율은 겨우 18퍼센트에 불과했답니다. 훌륭한 와인의 경우 감정사들의 판단이 이랬다저랬다 하는 경우는 무려 82퍼센트에 이르렀답니다. 내용도 중요하지만 형식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성공을 하려면 뛰어남도 중요하지만 뛰어나게 보이는 것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같은 보석이라도 어떤 그릇에 담기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리 보입니다. 훌륭한 사람도 거지 옷을 입으면 거지처럼 보입니다.

섬기는 언어/열린교회/김필곤목사/2019.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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