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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 탈출
김필곤목사 (yeolin) 조회수:2096 추천수:2 112.168.96.218
2018-04-29 08:28:48

오만 탈출

모 항공사의 ‘땅콩 갑질, 물세례 갑질, 발길질 갑질’ 등으로 총수일가의 민낯에 거센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정치계, 학계, 교육계, 언론계, 종교계, 연예계를 막론하고 터져 나오는 성희롱, 성추행, 성폭력의 갑질이 백일하에 드러나 군림하던 자들이 쓰러졌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홀로코스트에 앞장섰던 나치 부역자 상당수가 평범한 장삼이사였다는 대니얼 골드헤이건의 분석처럼 사람은 누구든 완장을 차면 크고 작은 갑질을 하게 됩니다. 사람은 우월적 지위를 가지면 갑이 되고 갑이 되는 순간 오만(傲慢)하기가 쉽습니다. 태도나 행동이 건방지거나 거만해지게 됩니다. 톨스토이는 “오만은 더 나은 인간이 될 수 없도록 방해한다.”고 했는데 오만은 옛날부터 지금까지 인간관계 폐단의 가장 큰 주범이라고 합니다. 중국 명대 중기의 사상가 왕양명은 ‘인생에서 제일 큰 병은 오만이라는 한 글자’라고 했습니다.

<더 나은 사람들의 역사-갑질사회 흥망사(아리 투루넨 저)>에는 동서양 역사를 넘나들면서 어렵게 쌓아올린 성공이 '오만'으로 인해 어떻게 무너지고 바닥으로 추락하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중앙아시아를 완전히 정복한 알렉산더 대왕은 이집트 정복 당시 그는 자신을 이집트의 신 아몬(Amon)의 아들이라 부르며 부하들에게 신에게 기도하듯이 자기에게 기도할 것을 강요하려 했다고 합니다. 아버지인 필리포스 왕을 너무 과분하게 칭찬했다는 이유로 충직한 부하 클레이토스를 죽여 버리기까지 한 그는 어떤 경우에도 자신을 누구와 비교하거나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을 용납하지 않았답니다. 머라이어 캐리는 유명 가수가 되자 대기실에 토끼와 새끼 고양이를 준비해 줄 것을 요구했고, 개인 여비서 한 명을 요구해 그녀가 씹다 버린 껌을 쓰레기통에 버리게 했다고 합니다. 중국 순회 공연 때는 네 대의 차를 이용했는데, 차에는 트렁크 60개와 350켤레의 신발이 쌓여 있었답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자기중심적이며 오만한 존재이기 때문에 조금만 주어지면 자신을 하나님의 반열이거나 하나님보다 위상이 더 높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주변 사람들을 잘 의식하지 않고 배려하지 않을 뿐 아니라 조언도 듣지 않고 무시하시 쉽습니다.

심리학자 켈트너(Keltner)에 따르면 권력자들은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는 것에 대해 제지받지 않고 불편함을 별로 느끼지 않기 때문에 별다른 이유가 없다면 자신의 행동을 수정하지 않은 채 그대로 살아갈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한번 오만함이 질주하기 시작하면 멈추기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90%에 달하는 사람들이 자신은 다양한 방면에서 적어도 평균은 간다고 생각하는 ‘평균 이상 효과(better than average effect)’ 또는 ‘우월성에 대한 착각(illusion of superiority)’을 가지고 살고 있다고 합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꽤 오만하고 뭐든지 자기 좋은 대로 해석하는데 권력감을 맛보게 되면 이해심이 떨어져 더 오만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권력감이 높아지면 ‘나만은’ 통제할 수 있을 거라는 ‘통제감의 환상(illusion of control)’에 빠지고 타인을 이해하는 이해도도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오만함에 빠지는 현상은 신경화학적 관점으로 볼 때 뇌의 화학적 구조도 변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권력을 갖게 되면 도파민이나 세라토닌이 신경체계 내에 풍부해지는데 그것들이 풍부해지면 두려움, 압박감, 의기소침함 같은 감정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을 어렵게 대하는 소심함까지도 줄어드는 반면 자부심이 올라가 오만하게 되어진다고 합니다.

성경은 오만에 대하여 “어리석은 사람은 죄짓는 것만 계획한다. 오만한 사람은 누구에게나 미움을 받는다(잠24:9새번역)”라고 말씀합니다. 오만함을 탈출하려면 인간의 본질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불상을 실고 가는 당나귀에게 절을 한다고 당나귀가 우쭐댄다면 얼마나 어리석겠습니까? 자신이 싣고 있는 부나 명예나 지식, 권력이 영원한 것이 아닙니다. 인간은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갈 뿐입니다. 오만에서 탈출하려면 자아도취에서 빠져나와야 합니다. 오만함과 자신감은 백지장 하나 차이입니다. 자신을 객관화할 수 있는 브레이크가 파열되면 자신감은 바른 판단과 진실을 잃고 오만함으로 질주합니다. 예수님은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마20:28)”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모든 것은 섬김을 위해 주신 것입니다.

오만함을 탈출하려면 잘난 척의 유혹에서 내려와야 합니다. 자신감은 자기 내부의 언어가 되어야 하지 오만으로 표출되면 절제와 경계심을 벗어나 추한 옷을 입고 춤을 추게 됩니다. 성경은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니라(잠16:18)”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3이 1.5보다 크다고 오만할 것 없습니다. 1.5가 점하나 빼면 위치는 바뀝니다. 갑과 을은 항구적이지 않고 상대적입니다. 오만함은 자신의 비굴과 열등감을 감추기 위한 자기 속임입니다. 오만함에서 탈출하려면 포장된 가식의 가면을 벗어버려야 합니다.

섬기는 언어/열린교회/김필곤목사/2018.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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