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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이별
김필곤목사 (yeolin) 조회수:2588 추천수:2 112.168.96.218
2017-09-10 08:19:38

아름다운 이별

인생은 만남과 떠남의 연속입니다. 사람과 물건, 사건, 시간, 공간과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 인생입니다. 만날 때는 기대와 기쁨이 있지만 헤어질 때는 아쉬움과 아픔이 있기 마련입니다. 특히 정들었던 사람과 원하지 않게 이별하는 것은 견디기 힘들고 그 아픔은 오래 갑니다. 정이 들면 정든 만큼 아픔의 강도가 높습니다. 요즈음 세상이야 죽기 살기로 사랑했던 연인에게도 카카오톡 편지로 '잘 안 맞는 것 같으니까 끝내자.'라고 '전자 이별'로 쉽게 헤어진다고 하지만 그래도 아픔 없는 이별은 없습니다. 무엇보다 가족과 영원한 이별은 아픔이 쉽게 가시지 않습니다. 전라북도 교육청 공모전에서 동시 부문 최우수상으로 선정된 ‘가장 받고 싶은 상’이 공개돼 누리꾼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었답니다. 암으로 엄마와 영원한 이별을 하고 엄마를 그리워하며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연필로 꾹꾹 눌러 쓴 시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 짜증 섞인 투정에도 / 어김없이 차려지는 / 당연하게 생각되는 / 그런 상// 하루에 세 번이나 / 받을 수 있는 상 / 아침상 점심상 저녁상// 받아도 감사하다는 / 말 한마디 안 해도 / 되는 그런 상 / 그때는 왜 몰랐을까? / 그때는 왜 못 보았을까? // 그 상을 내시던 / 주름진 엄마의 손을 / 그때는 왜 잡아주지 못했을까? /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 꺼내지 못했을까? // 그동안 숨겨놨던 말 / 이제는 받지 못할 상 / 앞에 앉아 홀로 / 되뇌어 봅시다 // “엄마, 사랑해요” / “엄마, 고마웠어요” / “엄마, 편히 쉬세요” // 세상에서 가장 받고 싶은 / 엄마상 / 이제 받을 수 없어요 // 이제 제가 엄마에게 / 상을 차려 드릴게요 / 엄마가 좋아했던 / 반찬들로만 / 한가득 담을게요// 하지만 아직도 그리운 / 엄마의 밥상 / 이제 다시 못 받을 / 세상에서 가장 받고 싶은 / 울 엄마 얼굴 (상)”

소중한 사람과 같이 있을 때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동시입니다. 같이 있을 때는 귀한 것도 귀한 줄 모릅니다. 잃어버린 후에 그 귀중성을 알게 됩니다. 부모와 같이 있을 때는 늘 불평과 원망을 하던 불효자도 부모가 떠나버리면 좋은 것을 기억하며 그리워하게 됩니다. 누구나 살면서 수없는 이별의 아픔을 앓고 사는데 아름다운 이별을 하려면 이별의 아픔보다는 더 큰 아름다운 추억이 있어야 합니다.

“아름다운 이별” 이라는 동화입니다.

< 몇 달째 병원에 입원해 있던 할머니가 집으로 돌아오던 날, 아버지는 슬픔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담당의사로 부터 할머니가 올 겨울을 넘기지 못할 거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어머니, 조금만 참으세요."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아빠는 슬픈 표정을 애써 감추며 말했습니다. "어머니, 집에 가니까 좋으시죠?" 엄마도 할머니께 여쭈었습니다. 그날 이후 할머니는 하루가 다르게 쇠약해져 갔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떠난 시간을 예감이라도 한 듯 아버지 손을 붙잡고 말하곤 했습니다. "내가 아무래도 올 겨울을 못 넘길 것 같구나." "어머니, 왜 자꾸 그런 말씀을 하세요?" 할머니가 그런 말을 할 때마다 아버지는 소리 없이 울었고 우리 가족 모두는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그러나 할머니는 기적처럼 그 해 겨울을 넘겼습니다. 초여름 어느 날, 할머니는 결국 우리 곁을 떠나셨지만 병원에서 예고한 날보다 반년이다 더 사신 셈입니다. 할머니의 그 반년은 날마다 겨울이었습니다. 우리는 겨울이 가고 봄이 온 뒤에도 할머니 방에 들어갈 때마다 겨울옷으로 갈아입었습니다. 장갑에 목도리까지 두른 채 들어간 적도 있습니다. 겨울이 간 것을 알면 할머니가 서둘러 우리 곁을 떠나 버릴지도 모른다는 마음에 온 가족이 그렇게 하기로 모의한 것입니다. 그렇게 6개월이라는 소중한 시간을 번 아버지와 가족들이 하나 둘 보내 드릴 채비를 마친 뒤에야 할머니는 이 세상에서 가장 긴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 슬픈 초여름, 엄마는 장롱 가득 겨울옷을 접어 넣으며 숨죽여 울었습니다.>

더러운 이별이 아니라 아름다운 이별이 되려면 어떤 이별이든 지금의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별로 인한 죄의식이나 자책감, 집착의 노예가 되지 말아야 합니다. 이별을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넓고 긴 눈이 필요합니다. 이별을 하나님의 섭리로 받아들이는 관대함이 있어야 합니다. 만남도 아름다워야 하지만 이별 이후가 더욱 아름다워야 합니다. 이별이 자신의 인생의 파괴적인 동력이 아니라 창조적인 동력으로 작용해야 합니다. 만남은 늘 이별을 동반합니다. 이별로 인한 온갖 감정이 뒤죽박죽이 되어 자신을 괴롭힌다고 해도 마지막은 아름다운 이별로 장식해야 하는 것이 신앙인의 삶입니다. 신앙인은 이별한 모든 사람이 영원히 같이 살 천국이 있다는 사실을 믿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과 이별하면서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 내 아버지 집에 거할 곳이 많도다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일렀으리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거처를 예비하러 가노니 가서 너희를 위하여 거처를 예비하면 내가 다시 와서 너희를 내게로 영접하여 나 있는 곳에 너희도 있게 하리라(요14:1-3)”

섬기는 언어/열린교회/김필곤목사/2017.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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