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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관리
김필곤목사 (yeolin) 조회수:2857 추천수:3 112.168.96.218
2017-06-25 16:13:03

과거 관리

새 정부가 들어섰지만 아직 내각도 구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위 공직자의 자질과 능력, 도덕성을 검증하기 위한 인사청문회의 과거 들추기에서 걸리지 않은 분이 없습니다. 물론 일부 언론과 정치인 세력이 정략적으로 과거 들추기를 하는 경향도 있지만 능력 있으면서 과거의 흠이 없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털어서 먼지 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아마 미래 이런 자리에서 청문회를 받을 것이라는 것을 예측하고 산 사람들은 과거 관리를 잘 했을 것입니다.

프랑스 소설가 스탕달의 소설 '적과 흑'에 가난한 목재상의 아들로 태어나 하층 계급을 탈출하려고 애쓰는 줄리앙 소렐이라는 주인공으로 나옵니다. 다정다감하고 섬세하며, 야심만만하고 잘생긴 청년입니다. 그는 프랑스 사회에서 한 번 타고난 신분을 탈출하는 것은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상류계급 여자를 엘리베이터로 삼아 신분상승을 꿈꿉니다. 그는 고향인 베리에르시 시장의 집에 가정교사로 입주해 시장 부인인 레날을 유혹합니다. 처음에는 불장난이었지만 레날부인의 순수한 열정과 따뜻한 배려에 이끌려 사랑에 빠집니다. 그러다 하녀에게 들켜 쫓겨나게 됩니다. 그는 나폴레옹 시대에는 신분상승을 위해 적(군직)이 되어야 하지만 왕정 복고 시대에는 오직 신분 상승할 수 있는 길은 흑(성직)을 택하는 길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신학교에 입학, 사제의 추천으로 파리의 세도가인 라 몰 후작의 비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후작의 딸 마틸드와 사랑에 빠지고 급기야 임신을 하게 됩니다. 마틸드는 아버지에게 결혼시켜 달라고 조르고, 후작은 딸을 위해 기꺼이 줄리앙에게 작위를 주고 결혼을 허락합니다.

이제 신분이 변했습니다. 그의 꿈은 이루어졌습니다. 그에게는 그렇게도 바랬던 신분 상승과 부와 명예, 아름다운 아내가 주어졌습니다. 그러나 그의 인생이 그것으로 다 끝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과거의 연인, 레날 부인은 그가 그렇게 행복하게 살도록 놓아주지 않았습니다. 레날 부인은 떠나간 줄리앙을 잊지 못해 눈물의 세월을 보내며 애달파하다 결혼 소식을 듣고 라 몰 후작에게 전모를 밝힌 편지를 보냅니다. 줄리앙은 자신의 인생을 파멸로 몰고 가는 그녀를 가만히 놓아 둘 수 없었습니다. 그는 이성을 잃고 성당에서 줄리앙을 위해 기도하고 있던 레날 부인을 권총으로 쏩니다. 결국 죽이지는 못했지만 살인 미수로 사형선고를 받고 교수형을 당합니다.

인생을 살다보면 줄리앙처럼 과거가 삶의 걸림돌이 되고 때로는 파멸로 이끄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람마다 삶의 과정들이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그 과정 속에는 생각하기도 싫은 기억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누구나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고통스런 과거들이 있습니다. 가슴 깊숙한 곳에 상처 하나쯤 가지고 사는 것이 인생살이 일 것입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그 고통스런 과거의 노예가 되어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말씀합니다.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 (고후 5:17)" 지나간 과거는 실재하는 시간이 아니라 기억 속에 존재하는 시간일 뿐입니다. 고통스런 과거의 기억은 십자가를 통해 치유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떤 부인이 사상가 존 러스킨에게 값비싼 손수건을 내보이며 말했답니다. "이 손수건은 최고급 실크로 만든 것인데 누군가가 여기에 잉크를 쏟아 버렸어요. 손수건이 얼룩져 쓸모없게 되어 버렸어요." 그러자 러스킨이 부인에게 말했답니다. "부인, 그 손수건을 며칠만 제게 빌려 주십시오." 미술에도 탁월한 재능을 갖고 있던 러스킨은 손수건의 잉크 자국을 이용해 아름다운 나무와 숲과 새의 모양을 그려 넣은 뒤 그 부인에게 돌려주었답니다. 고통스런 과거의 기억과 상처, 얼룩이 있다면 그것을 지울 수는 없지만 오히려 예수를 믿으면 그 얼룩들 때문에 더 아름다운 인생을 만들 수 있습니다. 예수 안에서 새로운 인생으로 태어날 수 있습니다. 어떤 과거의 아픔이 있다하여도 하나님께 자복하면 용서받고 모든 트라우마(trauma)에서 해방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말씀합니다. "너희의 죄가 주홍 같을지라도 눈과 같이 희어질 것이요 진홍 같이 붉을지라도 양털 같이 희게 되리라(사1:18)." 인간이 과거의 죄로 말미암은 죄의식의 노예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하나님 앞에 나와 회개하는 것뿐입니다. 하나님은 두 번이나 자신의 부인을 누이라고 속인 아브라함을 용서해 주시고 믿음으로 조상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아버지와 형을 속이고 도망간 야곱을 용서해 주셨고, 살인하고 도망자 신세가 된 모세를 용서해 주시고 민족 지도자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간음하고 살인한 다윗도 성군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하나님은 말씀합니다. "나 곧 나는 나를 위하여 네 허물을 도말하는 자니 네 죄를 기억하지 아니하리라 (사 43:25)" 아픔 과거 기억의 노예가 되지 말아야 합니다. 흘러간 물로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고, 흘러간 바람으로 팔랑개비를 돌릴 순 없습니다.

섬기는 언어/열린교회/김필곤목사/2017.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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