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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할분화와 사랑
김필곤목사 (yeolin) 조회수:3268 추천수:1 112.168.96.71
2017-01-08 08:25:48

역할분화와 사랑

쥐 여섯 마리를 연구자들은 한우리에 넣어 놓고 관찰을 하였습니다. 이 쥐들이 먹이를 구하려면 통로를 따라 사료통이 있는 곳까지 가야만 했습니다. 그 사료통에서는 작은 공처럼 생긴 먹이가 한 번에 한 개씩만 나오게 해 놓았습니다. 사료통이 있는 장소는 아주 비좁아서 쥐들은 그 자리에서 먹이를 먹을 수 없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래서 쥐들은 먹이를 입에 물고 우리로 되돌아와서 먹여야만 했습니다. 얼마 후 연구자들은 사료통으로 가는 유일한 통로를 완전히 물에 잠기게 했습니다. 쥐들은 숨을 멈추고 헤엄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쥐들은 숨을 멈춘 채 잠수를 해 사료 통으로 가서 먹이를 입에 물고 우리로 되돌아와야만 했습니다.

그때 연구자들(콜린과 데소르 1986. 크라프트, 콜린, 페뇨 1994. 토니올로, 데소르, 디키즈 1997.)은 이상한 행동을 발견했습니다. 쥐들에게 역할 분화가 생긴 것입니다. 쥐들은 세 범주로 분류되었습니다. 첫째는 '운반자'였습니다. 잠수를 해서 먹이를 운반해 오지만, 다른 쥐들에게 번번이 먹이를 빼앗기는 쥐들이었습니다. 희생자입니다. 둘째는 '비운반자'였습니다. 잠수를 해서 먹이를 가져오는 법이 없고, 다른 쥐들이 운반 해 온 먹이를 가로채는 쥐들이었습니다. 약탈자입니다. 셋째는 '자율적인 운반자'였습니다. 먹이를 운반해 오되 다른 쥐들에게 빼앗기지 않는 쥐들이었습니다. 강한자입니다. 실험 대상이 생쥐든 시궁쥐든 그 비율은 일정했습니다. 연구자들은 자율적인 운반자를 포함하여 운반자 쥐들이 항상 50%이고 비운반자 쥐들 역시 항상 50%인 것을 확인했습니다. 여섯 마리의 운반자 쥐만을 따로 옮겨놓는다 해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거기서도 세 마리는 비운반자, 나머지 세 마리는 운반자(이중에 자율적인 운반자 한 마리)로 다시 나뉘었습니다. [심리 실험 150(세르주 시코티)]이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집단 내에서 역할 분화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를 알아 볼 수 있는 실험입니다. 집단 내에서 맡은 역할들은 개인의 타고난 성격도 중요하지만 집단 구성원 사이의 상호작용에 의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집단에는 크게 공식적 집단(formal group)과 비공식적 집단(informal group)이 있습니다. 어떤 집단이든지 집단이 생기면 집단 구성원들 간의 관계가 형성됩니다. 아이들이 소꿉놀이하는 것을 보면 자기들끼리 남편이 되고 아내가 되고 아이가 되고 경찰이 되고 각각 역할을 맡아 노는 것을 봅니다. 이런 것을 역할 분화(role differentiation)라고 합니다. 집단 성원들 간의 상호작용에 의해서 역할분화라는 과정을 통해 여러 역할들이 생겨납니다. 개인마다 집단 내에서 특정 역학을 맡게 되고 그는 그 역할이 규정하는 기본적인 행동들을 하게 됩니다. 공식적 집단에서는 제도에 의해 주어지지만 자연발생적인 소집단에서의 역할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저절로 생겨납니다. 집단의 역할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두 가지 기본적 범주 중 하나로 분화 됩니다.

과제역할(task roles)과 사회정서역할(socioemotional roles)입니다. 과제완수, 목표달성 역할을 하는 사람은 한 집단의 과제완수 욕구를 해결해주고, 집단 내의 스트레스와 대인관계에 생기는 긴장감을 풀어 주는 사회정서역할을 맡은 사람은 사회 정서적 욕구를 만족시켜 줍니다. 과제 역할이든 사회 정서적 역할이든 모든 역할 담당자들은 집단의 목적을 성취하고 파괴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그래서 모든 집단은 집단의 질서를 위해 구성원들에 의하여 확립된 행위의 표준인 집단규범을 가지게 됩니다. 나라에서는 법이고 조그마한 모임에서는 회칙이고 회사에는 내규입니다. 교회에는 성경이 있습니다.

성경에는 여러 규범들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입니다. 서기관 중 한 사람이 예수님께 와서 모든 계명 중에 첫째가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예수님은 "첫째는 이것이니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신 것이요 둘째는 이것이니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것이라 이에서 더 큰 계명이 없느니라(막 12:29-31)"라고 했습니다. 교회 생활도 역할분화가 있지만 교회생활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근간으로 할 때 행복한 공동체가 될 수 있습니다. 슈바이처 박사는 "무엇이 최대의 이단이냐? 최대의 이단은 교의상의 이단이 아니라, 가장 큰 계명인 사랑을 실천하지 않는 것이 최대의 이단이다." 라고 했습니다. 어거스틴은 "그리스도인인지 아닌지를 결정짓는데 있어서 유일한 표증은 사랑이다. 사랑만이 하나님의 자녀와 마귀의 자녀를 구별한다."고 했습니다. 기독교 철학자로 라브리 운동을 하신 프란시스 쉐퍼 박사는"사랑이야말로 그리스도의 제자 된 유일한 표지"라고 하였습니다. 사람 모이는 곳에는 역할 분화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어떤 역할을 하던 최고규범인 사랑을 근간으로 맡겨준 일을 감당할 때 이기심은 극복되고, 공동체는 제 기능을 감당하며, 구성원은 행복과 만족을 누리게 됩니다.

섬기는 언어/열린교회/김필곤목사/20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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