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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자가 아니라 친절한 자가 살아남습니다
김필곤목사 조회수:796 추천수:1 218.147.218.173
2026-01-18 13:54:55

한 자가 아니라 친절한 자가 살아남습니다

 

우리는 학창 시절 윌리엄 골딩의 소설 파리대왕을 통해 인간의 본성에 대한 서늘한 경고를 접했습니다. 문명이라는 껍데기가 벗겨진 무인도에서 소년들은 야수로 돌변하고 서로를 살해합니다. 이 이야기는 "인간은 본래 악하다"는 성악설의 강력한 근거로 우리 뇌리에 박혀 있습니다. 하지만, 소설이 아닌 진짜 현실에서도 그랬을까요? 1965, 남태평양 통가의 소년 6명이 실제로 무인도 아타 섬에 표류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소설과 달리 그들은 15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기적 같은 공동체를 만들어냈습니다. 싸움 대신 서로를 위한 당번을 정했고, 나무를 파내 빗물을 모았으며, 다리가 부러진 친구를 위해 헌신적으로 간호했습니다. 그들은 구조되는 순간까지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유지했습니다. 구조대가 발견한 것은 피 묻은 창이 아니라, 코코넛 껍질로 만든 기타와 꺼지지 않은 모닥불이었습니다. '진짜 파리대왕' 사건은 잔혹한 생존 경쟁이 인간의 본능이라는 우리의 통념을 보기 좋게 배반합니다.

<휴먼 카인드(뤼트허르 브레흐마 저>에서 저자는 우리는 그동안 '적자생존''최강자 생존'으로 오해해 왔다고 말합니다. 진화론의 맥락에서 '적자'는 가장 힘센 개체가 아니라,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하고 무리와 잘 어울리는 '친화적인' 개체를 뜻합니다. 인류가 네안데르탈인을 제치고 살아남은 비결은 완력이 아니라 타인의 마음을 읽고 협력하는 공감 능력이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독하고 이기적인 사람이 승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조직을 지탱하고 위기를 돌파하게 만드는 힘은 구성원 간의 신뢰와 심리적 안전감입니다. 냉소는 쉽고 친절은 어렵습니다. 그러나 위기의 순간에 우리를 구원하는 것은 냉철한 이성이 아니라, 타인을 향한 따뜻한 손길입니다. 기독교는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았다고 가르칩니다. 통가 소년들이 보여준 기적 같은 우정은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 우리 내면에 심겨진 하나님의 성품이 발현된 것입니다. 세상은 우리에게 "살아남기 위해 뱀처럼 지혜롭고 사자처럼 강해지라"고 유혹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온유한 자가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이라고 선포합니다. 친절과 온유함은 유약함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을 신뢰하는 자만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내면의 힘이자, 하나님의 질서가 이 땅에서 승리한다는 증거입니다.결국 최후까지 남는 자는 타인을 짓밟고 올라선 승자가 아니라, 서로의 다친 다리를 싸매어 준 친절한 이웃들입니다. 강한 자가 아니라 친절한 자가 살아남습니다.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임이요"(5:5).

열린편지/열린교회/김필곤 목사/2026.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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