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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나면 잔잔한 바람에도 쓰립니다
김필곤목사 조회수:2370 추천수:1 218.147.218.173
2026-01-11 18:12:14

상처나면 잔잔한 바람에도 쓰립니다

 

어느 어느 숲속 마을에 전설적인 갑옷 장인이 살았습니다. 그는 세상의 어떤 창과 칼도 뚫을 수 없는 완벽한 갑옷을 만들었지만, 정작 그 자신은 한여름에도 두꺼운 솜이불을 두르고 다녔습니다. 사람들은 그가 유난히 추위를 탄다 여겼지만, 사실은 화상으로 인해 온몸의 피부가 벗겨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남들에게는 부드러운 봄바람이 그에게는 살을 에는 칼날 같았고, 포근한 비단옷도 거친 사포처럼 느껴졌던 것입니다. 문제는 바람의 세기도, 옷감의 재질도 아니었습니다. 진짜 문제는 아물지 않은 벗겨진 살이었습니다. 상처 난 살에는 세상의 어떤 부드러움도 고통으로 다가오는 법입니다.

현대인은 학교와 직장, 심지어 SNS에서조차 끊임없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평가 사회의 피로를 안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우리는 조건 없는 사랑을 기대하며 교회를 찾습니다. 하지만 그 안전한 피난처에서조차 너는 부족하다는 차가운 평가를 마주할 때, 우리의 내면은 속절없이 무너집니다. 밖에서 입은 상처를 싸매러 온 곳에서 더 날카로운 칼에 베인 격입니다. 그래서 상처받지 않기 위해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궁이에서 튀어 나간 불씨가 홀로 타오르려 애쓰지만 결국 차갑게 식어가는 것처럼, 공동체 없는 신앙은 서서히 메말라갑니다.

사람들에게 상처를 치유받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상처를 주고 받으며 사는 인생인지라 사람에게 상처를 치유받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온전한 상처를 치유받기 위해서는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모든 상처를 다 받으신 예수님께 나아가야 합니다. 예수님은 자격을 갖추고 오라하지 않고, “있는 모습 그대로 오라고 초청합니다. 예수님은 실패한 베드로에게 왜 실수했느냐따져 묻지 않으시고, 그저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물으셨습니다. 사람에게 고정된 시선을 거두고 예수님의 십자가에 시선을 고정할 때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이 불쌍히 보이고 상처를 받는 자신도 얼마나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죄인인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상처 난 채로 절뚝거리며 걷는 그 걸음이, 멀쩡한 다리로 걷는 교만한 걸음보다 하나님 보시기에 더 아름답습니다.

십자가의 보혈로 상처가 아물면 아픔은 훗날, 똑같은 상처를 입은 누군가를 위로할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입니다. 잔잔한 바람에도 쓰라린 그 상처를 가지고, 있는 모습 그대로 십자가에 나아가는 것이 상처 치유의 지름길입니다. 십자가의 예수님 품 안에서 딱지가 떨어지고 새살이 돋아납니다. 예수님은 말씀합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11:28).

열린편지/열린교회/김필곤목사/2026.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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