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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발자국이 이미 길을 만듭니다
김필곤목사 조회수:1111 추천수:1 218.147.218.173
2026-01-04 13:11:25

첫 발자국이 이미 길을 만듭니다

 

하얀 설원 위에 서 본 적이 있으신가요? 아무도 밟지 않은 그 깨끗한 풍경은 경이롭지만, 동시에 묘한 압박감을 줍니다. ‘내 발자국이 이 풍경을 망치면 어쩌지?’라는 걱정 때문입니다. 인생의 새로운 시작도 이와 같습니다. 우리는 늘 완벽한 첫발을 꿈꾸며 신발 끈만 고쳐 묶다가, 정작 해가 저물 때까지 한 걸음도 떼지 못하곤 합니다.

우리가 머뭇거리는 이유는 게으름 때문만은 아닙니다. 심리학의 '자이가르니크 효과'에 따르면, 우리 뇌는 미완성된 일에 대해 강한 집착과 불안을 느낍니다. 시작하는 순간, 뇌는 '완결'이라는 무거운 숙제를 떠안게 되죠. 멈춰 있는 물체를 처음 움직이게 하는 정지 마찰력은 움직이는 물체를 계속 가게 하는 운동 마찰력보다 훨씬 큽니다. , 우리가 느끼는 그 막막함은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새로운 우주를 움직이려는 거대한 에너지가 응축되어 나타나는 지극히 당연한 저항인 셈입니다. 하지만 이 정지 마찰력을 이기지 못하게 만드는 진짜 범인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완벽주의라는 이름의 감옥입니다. 우리가 새로운 도전을 할 때 뇌의 편도체는 이를 위험으로 간주해 불안 신호를 보냅니다. "실패하면 어떡하지?"라는 자기검열이 시작의 근육을 마비시키는 것이죠.

그러나 길은 이미 닦여 있는 곳을 걷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내디딘 발자국 뒤로 비로소 생겨나는 것입니다. 성경의 첫 페이지, 창세기는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는 압도적인 선포로 시작됩니다. 하나님은 완벽한 조건에서 시작하신 것이 아닙니다. 흑암과 혼돈, 공허뿐인 곳에서 오직 을 선포하며 시작의 역사를 쓰셨습니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 역시 완벽한 지도를 손에 쥐고 떠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가라는 말씀에 반응해 첫발을 뗐을 때, 비로소 그의 발뒤꿈치부터 길이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새해가 되었는데도 '지금은 때가 아니야', '준비가 더 필요해'라는 말로 스스로를 주저앉히고 있지는 않나요? 뇌과학에서는 이를 해결할 방법으로 ‘5초 법칙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복잡한 생각을 하기 전, 5에서 1까지 숫자를 세고 바로 몸을 움직이는 것입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은 인간의 결단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부족한 모습 그대로 첫발을 내디딜 때, 나머지 절반은 하나님의 은혜가 채우신다는 신뢰의 고백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는 결코 늦은 시작이란 없습니다. 주님은 우리의 서툰 시작을 기뻐하시며, 선하신 손길로 그 길을 완성해 가실 것입니다. 오늘, 주님의 손을 잡고 가볍게 첫발을 내디뎌 보십시오.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욥기8:7)

열린편지/열린교회/김필곤목사/202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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