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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말투
김필곤목사 (yeolin) 조회수:1498 추천수:6 220.120.123.244
2021-05-23 12:35:24

부부의 말투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세미나에서 강의하시는 교수께서 어느 여인을 칠판 앞으로 나와 좋아하는 사람의 이름을 20명을 써 보라고 합니다. 여인이 부모님과 형제들, 자녀들과 정말 가까운 친구들까지 포함해서 20명의 이름을 쓰자 교수는 5명의 이름을 지우개로 지우라고 합니다. 여인은 5명의 이름을 한 명씩 지워내려 갔습니다. 교수는 다시 5명의 이름을 지우라고 합니다. 여인은 다시 5명의 이름을 지워냈습니다. 교수는 이번에는 3명의 이름을 지우라고 합니다. 여인은 남아 있는 양가 부모님과 자녀들, 남편 등등 10인 중에서 고민하면서 3인의 이름을 하나씩 지웠습니다. 이제 여인에게는 남편과 세 자녀와 친정 부모님만 남게 됩니다. 교수는 남아 있는 사람 중에서 다시 2명의 이름을 지우라고 합니다. 여인은 고민하면서 친정 부모님의 이름을 지웁니다.

이제 남편과 자녀들만 남게 됩니다. 교수는 여인에게 다시 한 명의 이름을 지우라고 합니다. 여인은 자녀 중에서 가장 든든해 보이는 아들의 이름을 지웁니다. 교수는 다시 한 명의 이름을 지우라고 합니다. 여인은 그래도 가장 친구 같은 딸의 이름을 지웁니다. 이제 여인에게는 남편과 가장 약해 보이는 아들만 남게 됩니다. 교수는 여인에게 둘 중에서 한 사람의 이름을 지우라고 합니다. 여인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스런 고민을 하면서 막내아들의 이름을 마지막으로 지워냅니다. 그러면서 여인은 주저앉아서 엉엉 울기 시작합니다. 시간이 좀 지나서 여인이 진정되자 교수는 여인에게 '왜 남편의 이름을 지우지 않았느냐?'고 묻습니다. 여인은 "나에게 가장 가까운 20명 중에서 언젠가는 친구들도, 형제들도, 양가 부모님들도, 심지어는 아들딸까지도 내 곁을 떠나지만, 남편만큼은 내가 죽을 때까지 내 곁에 남아 있을 사람이기 때문입니다."라고 대답합니다.

5월은 가정의 달이고 21일은 부부의 날입니다. 둘(2)이 결혼해 하나(1)의 부부가 되었다고 5월 가정의 달 21일을 부부의 날로 정했다고 합니다. 어렵고 힘들 때 제일 먼저 생각나고 도움을 주고 받는 것이 부부입니다. 생판 모르는 남남이 혼인을 통해 하나가 되지만 마지막까지 함께 하는 것은 부부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부모 같아도 대부분 배우자 보다 먼저 떠나고, 자신의 몸보다 더 사랑하는 자식도 자기 가정을 꾸리면 부모는 이미 마음으로 한발 멀어지기 마련입니다. 부부는 살다보면 마음도, 얼굴도 닮아가고 주머니도 한 주머니가 됩니다. 마지막까지 서로 보살펴주고, 사랑하며 아끼고 존중하며 위로하며 서로에게 기쁨이 될 사람은 부부입니다.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김새별. 전애원 저)>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유족의 의뢰를 받고 돌아가신 분의 집을 정리하러 갔답니다. 그토록 물건이 많은 집은 처음이었답니다. 쓰레기가 아니라 새 물건들 이었답니다.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만큼 많은 종류의 물건 수천 개가 집 안에 빼곡했답니다. 고인은 도벽이 심해 파출소도 여러 번 갔지만 다행히 물건 주인들이 좋은 분들이라 교도소까지 가는 일은 없었답니다. 남편의 도벽을 알고 아내는 다 같이 죽자며 연탄을 사오라고 했다고 합니다. 결국 부부는 이혼했고 자식은 어머니와 함께 살았답니다. 남편의 도벽을 알게 되기 전까진 조용하고 편안한 가족이었답니다. 작지만 집도 있었고 부부도 열심히 일했답니다. 그러나 고인은 외로웠답니다.

그래도 아들이 학교에 다닐 때는 부인이 저녁도 차려주고 가족이 함께 식사도 하며 도란도란 대화도 했지만, 아들이 졸업을 하고 일을 하게 되면서 부인도 늦게까지 일을 하고, 퇴근해 들어오는 그를 맞아주는 것은 텅 빈 집뿐이었다고 합니다. 아무도 없는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았지만, 술도 못하는 그는 퇴근 후 동료들과 어울리기도 힘들었답니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가는 대신 매일 마트를 찾아가 문득 훔치고 싶은 욕망이 들었고 의외로 쉽게 욕망이 충족되자 도벽은 점차 대담해졌답니다. 잘못인 줄도 알고 발각되면 철창신세를 지게 될 수 있다는 것도 알았지만 자식에게 알려지는 수치를 겪고, 이혼까지 당하고서도 그만둘 수 없었답니다. 그는 물건을 훔칠 때만 외로움을 잊을 수 있었답니다.

남편의 도벽 사실을 알고 충격에 휩싸인 부인이 다 같이 죽자며 사오라고 했던 연탄, 그것이 죽음의 도구가 되었답니다. 이혼한 지 삼년, 도벽이 시작된 지 육년 만이었답니다. 부부는 무엇보다 서로 말로 격려하고 위로하며 사랑을 표현해야 합니다. 존 가트맨은 상담실에 찾아오는 부부의 이야기를 15분만 들어 보면 이혼할 것인지 아니면 결혼생활을 계속 이어갈 것인지를 안다고 합니다. 부부의 대화 속에 비난, 모욕이나 빈정댐, 자기변호, 도피가 있으면 이혼한다고 합니다. 부부는 영적, 심리적, 육체적으로 서로 도움을 주어야 하지만 무엇보다 말이 중요합니다. 말의 내용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말투라고 합니다. 행복한 부부는 말투가 다릅니다. 성경은 말씀합니다. “경우에 합당한 말은 아로새긴 은 쟁반에 금 사과니라(잠25:11)”

섬기는 언어/열린교회/김필곤목사/202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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