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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과 신앙인
김필곤목사 (yeolin) 조회수:1696 추천수:2 220.120.123.244
2020-03-01 14:14:51

전염병과 신앙인

2015년 6월 7일 메르스 사태 때 한 일간지에 난 기사입니다. “상가마다 매출 반토막, 교회 찾아온 신도 30% 줄어, 목사·신도 악수 절차도 생략, 결혼식 뒤 커피 손님 딱 절반, 서울 지하철역 구내서 기침하자 다른 시민이 신고…119 출동” 5년 후 코로나 19 사태를 맞이한 한국 사회는 그 때와 비슷합니다. 인간과 전염병의 전쟁은 최근 100년간 가장 치열했다고 합니다. 전염병과의 전쟁 100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100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전염병이 무려 4차례(에이즈, 스페인독감, 아시아독감, 홍콩독감)나 발생했다고 합니다. 에이즈로 3900만, 스페인 독감으로 2000만, 아시아 독감으로 200만, 홍콩 독감으로 100만이 사망했다고 합니다. 대략 25년에 한 번꼴입니다. 20세기가 되기 전까지 약 1900년 동안 역사에 기록된 비슷한 규모의 전염병이 총 5차례였던 것과 비교하면 그 빈도가 상당히 잦아졌다고 합니다. 이번 코로나 19로 중국에 1억 달러(약 1220억)을 기부한 빌 게이츠는 인류의 가장 큰 위협은 핵전쟁이 아니라 전염병이라고 말했습니다.

WHO도 21세기를 '전염병의 시대'라 규정했습니다. 인류와 전염병의 전쟁은 인간이 도시를 만들고 집단생활을 시작하면서 서막이 올랐습니다. 대표적인 도시국가인 아테네는 기원전 430년 경에 4년간 전염병으로 인구 1/4일 죽고, 스파르타에 무너졌습니다. 서기 165~180년 사이 로마 제국에서 유행한 천연두로 아우렐리우스 황제를 비롯해 500만 명 이상이 죽었습니다. 541년부터 750년 사이엔 동로마제국에서 창궐한 전염병으로 동로마 제국의 1/4 가량이 목숨을 잃었고, 유럽인구의 50~60% 가량이 감소했다고 합니다. 하루 1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합니다. 역사상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전염병은 천연두입니다. 기원전 1160년경 이집트 파라오인 람세스 5세도 천연두로 사망했고, 인도, 중국을 거쳐 전 세계로 확산되어 3000년 이상 인류를 괴롭히며 최소 3억 명 이상을 죽였지만 에드워드 제너의 헌신으로 인류 최초로 완벽하게 정복한 전염병이 되었습니다.

천연두와 함께 세상에서 가장 많은 사람을 죽인 질병은 14세기 유럽을 휩쓸었던 흑사병입니다. 1347년 처음 창궐한 흑사병으로 유럽에서만 총 7500만~2억여 명이 사망했고, 중국에서도 인구의 30% 이상이 사망했다고 합니다. 지금도 흑사병의 예방 백신은 없지만 항생제를 24시간 혹은 48시간 이내에 쓴다면 크게 두려울 전염병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렇다고 전염병과의 전쟁은 끝난 것은 아닙니다. 천연두가 거의 사라져 가던 1960년대 처음 등장한 후천면역결핍증(AIDS·에이즈)은 '제2의 천연두'가 돼 지금도 인류를 위협하며 약 50년 동안 3900만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최고 골칫거리는 카멜레온처럼 모습을 자꾸 바꿔 변종을 만드는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라고 합니다. 인류는 백신과 항생제, 항바이러스제 개발과 더불어 수학과 컴퓨터공학까지 총동원해 전염병 확산을 예측하며 전술을 짜고 있지만 사스나 메르스, 코로나 19 처럼 아직 역부족입니다. 마크 립시치 하버드 전염병학 교수 "1년내 전세계 40~70%가 코로나 감염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역사의 종말이 올 때까지 전염병과의 싸움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전염병에 대한 신앙인의 자세는 첫째, 전염병을 지나치게 두려워하여 정상적 삶을 접지 말아야 합니다. 인류는 전염병과 전쟁을 통해 끊임없이 항생제와 백신을 개발하여 100년 전 40세 가량이었던 인간 평균 수명을 72세로 늘렸습니다. 정작 두려워할 분은 하나님입니다. 둘째, 무조건 전염병을 하나님의 심판의 도구로 단정하며 정죄하지 말아야 합니다. 구약에 분명히 전염병이 하나님의 심판 도구로 사용된 예가 나옵니다. 그러나 욥이나 바울이 질병에 걸린 것은 심판을 받아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와 경륜 가운데 받은 고난이었습니다. 셋째, 전염병 앞에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고 히스기야 왕이 불치병 앞에서 겸손히 하나님의 자비와 긍휼을 간구했듯이 기도해야 합니다. 인간의 자리는 신의 자리가 아니라 인간의 자리입니다. 넷째, 인간의 지나친 탐욕을 회개해야 합니다. 20세기에 창궐한 전염병의 발병과 전파는 인간의 탐욕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HIV는 문란한 매춘문화와 무관하지 않으며, 사스나 메르스, 코로나 19 등은 보신문화와 관련이 깊습니다. 넷째, 전염병 확산을 차단하는 지혜를 가져야 합니다. 신앙은 무지나 만용이 아닙니다. 전염병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할 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의식을 가지고 전염병 매개체로 전염병을 확산시키지 말아야 합니다. 다섯째, 전염병으로 힘들어 하는 사람을 사랑으로 공감하며 도와야 합니다. 천연두로 로마 제국의 관리나 부자가 도피했을 때 신앙인은 남아 서로를 돌보며 위험을 무릅쓰고 환자들을 사랑으로 간호했습니다. 근대 한국에 콜레라가 유행일 때 선교사들은 그들을 치료했고, 기독교인들은 두려움 없이 담담히 천국을 소망하며 죽음을 맞이할 정도로 이웃을 돌보았습니다.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을 내가 아나니 평안이요 재앙이 아니니라 너희에게 미래와 희망을 주는 것이니라(렘29:11)”

섬기는 언어/열린교회/김필곤목사/20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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