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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편에 서는 용기
김필곤목사 (yeolin) 조회수:2719 추천수:1 112.168.96.218
2017-09-19 14:35:56

정의 편에 서는 용기

장애아를 둔 한 어머니가 무릎을 꿇은 사진이 신문에 실렸습니다. 서울 강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열린 '강서지역 공립 특수학교 신설 2차 주민 토론회’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어머니가 지역 주민들 앞에 무릎을 꿇자 “쇼하지 마라”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 등등 야유가 나왔다고 합니다. 옛 공진초등학교 부지에 지적장애인 140명이 다닐 수 있는 특수학교 설립을 2013년 이후 추진해 왔는데 지역주민들은 "이 자리에 한방병원이 들어와야 한다"며 반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누구나 대한민국이 정의로운 사회가 되기를 원할 것입니다. 공직사회가 깨끗하고, 성실하게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대우를 받으며, 만인에게 법이 공평하게 적용되고, 약자가 보호받는 세상을 원할 것입니다.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쓴 미국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 교수는 "사회가 정의로운지 묻는 것은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소득과 부,권력과 기회,공직과 영광 등을 올바르게 분배하는지 묻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모든 사람에게 공정하게 적용되는 사회적 원칙!’ 이 원칙이 곧 법이고, 법이 지켜질 때 공정한 사회가 된다는 것입니다.

영국의 국왕 헨리8세와 다섯 살 연상인 캐서린이 결혼을 하였습니다. 캐서린 왕비는 후계를 이을 아들을 낳지 못하고 딸 메리만 있었습니다. 헨리는 결혼생활 20년이 지나도록 아들이 없자 이혼을 하고 캐서린의 궁녀였던 젊고 예쁜 앤 볼린과 재혼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엄격한 가톨릭 국가였던 영국에서는 이혼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었습니다. 헨리 8세는 법률가들에게 자신의 이혼에 찬성하는 법을 만들도록 했지만 당시 대법관이었던 토마스 모어는 거절했습니다. 헨리8세는 모어를 불러 “이보게, 좀 둥글게 살면 안 되겠나? 법을 아주 조금만 고치면 되는 거네. 다른 법률가들은 모두 찬성을 했다네. 자네만 찬성하면 법을 고칠 수 있네. 자 이제 그만 고집을 꺾게나.”라고 했습니다. 토마스 모어는 “폐하! 법은 한사람을 위해 있는 게 아닙니다. 한사람이 원한다고 해서 법을 마음대로 고친다면 그것을 어찌 법이라고 하겠습니까? 악법도 법이란 말이 있지 않습니까? 하물며 정당한 법을 어찌 마음대로 고치겠습니까? 이 나라의 대법관으로서 폐하의 명을 따를 수가 없습니다.”라고 했습니다. 머리끝까지 화가 치솟은 왕은 토마스 모어를 런던탑에 가두고 사형선고를 내렸습니다. 단두대 앞에서 토마스 모어는 “나는 법을 지키고 수호하는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헨리8세의 명령을 따를 수 없었던 것이다. 나는 모든 사람이 법 앞에서 공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며 기꺼이 목숨을 내놓았습니다. 그는 정의 편에 선 것입니다.

권력 앞에 정의 편에 서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경찰, 검찰, 국정원이 정의에 역행했다고 언론에 보도되고 있습니다. 제 2차 세계 대전을 일으켜 유럽에서만 4천만 명 이상 사망하게 한 아돌프 히틀러는 홀로코스트 같은 인종 학살과 장애인 말살 정책을 펼쳤습니다. 이 때 하인리히 힘러는 총책임자로 유대인 대학살을 자행하였습니다. 정의 편에 서지 못한 그는 전황이 기울자 혼자 살아남기 위해 히틀러의 뒷통수를 치고 서방과 협상했으나 결국 자살하고 말았습니다. 선전 선동의 신이라고 불리는 파울 요제프 괴벨스도 정의 편에 서지 못하고 선동을 통해 유대인들을 죽음의 계곡으로 몰아넣었습니다. 그는 독일이 패망할 것을 내다보며 아내와 자녀 8명과 함께 자살하였습니다. 그러나 나치에 몸담고 있었지만 정의 편에 선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욘 라베는 난징 대학살 당시에 수많은 난징 시민들을 살렸습니다. 오스카 쉰들러는 영화 ‘쉰들러 리스트’에 나오는 것처럼 자신의 재산을 몽땅 털면서까지 수천 명의 유대인들을 살려 냈습니다. 이레나 센들러는 유대인 어린이 2500명의 목숨을 구해주었습니다. 신앙인이었던 그녀는 어렸을 적부터 아버지로부터 '곤경에 처한 사람을 도와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그녀는 의사였던 아버지를 따라 간호사가 되어 유대인 지원 단체 제고타(Zegota)를 만들어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고자 했습니다. 처음엔 주로 병원으로 이송되는 중병 환자들 틈에 아이들을 숨겨 구급차로 탈출시켰습니다. 경비가 심해지자 쓰레기봉투나 부대 자루, 심지어 관 속에도 아이들을 숨겼습니다. 하지만 얼마 안가 나치군에 의해 발각되어 잔인한 고문에 시달렸지만 끝까지 버티며 아이들의 행방에 대한 일체의 정보도 발설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사형 선고를 당했지만 이레나를 돕던 한 사람이 군인에게 뇌물을 주고 그녀가 탈옥하도록 도왔습니다. 마침내 전쟁이 끝나자 수용소를 탈출한 아이들의 소재가 담긴 병을 땅 밑에서 꺼내 '생존 유대인 구조 위원회'에 넘겼습니다. 2007년 이레나는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올랐고 그로부터 1년 뒤, 평생 정의 편에서 살았던 그녀는 98세의 나이로 조용히 눈을 감았습니다.

자신의 불이익을 감수하고 정의 편에 서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말씀합니다. “오직 정의를 물 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 같이 흐르게 할지어다(암5:24)”

섬기는 언어/열린교회/김필곤목사/2017.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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