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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난로
열린교회 (yeolin) 조회수:2429 추천수:18 112.168.96.71
2014-11-25 13:31:06
얼마 전 버스를 타고 가다가 겪은 일입니다. 사람이 별로 없는 버스 안은 바깥 날씨만큼 춥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버스 맨 뒤에 혼자 앉아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겨 있었습니다. 창 밖을 보니 40대로 보이는 중년 부부가 제가 탄 버스에 오르려 하더군요. 남편인 듯한 사람은 자신의 요금만 낸 채 먼저 올랐습니다. 그러더니 뒤도 보지 않은 채 창가 쪽 자리에 혼자 앉았습니다. 남의 집일이지만 그냥 지나쳐지지 않았습니다.‘어쩜, 길가에서도 여자를 배려하는 마음에 남자는 차도 쪽으로 걸으며 여자를 에스코트하는데, 저 남편은 정말 매너 없네. 남편 맞나?’생각은 꼬리를 물고 두 사람의 부부사(?)까지 상상해서 판단하고 있었습니다.

‘부부간의 배려와 이해? 사랑? 모두 신혼시절 한 때인 거야. 내가 이래서 결혼하기 두려운 거라구.’
최근 들어 주위에서 헤어지는 부부들이 늘어가는 것을 지켜보며 ‘결혼’이라는 제도 자체에 대해서 심한 회의를 느낀 터였습니다.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펴고 있는 그때, 부인은 먼저 차에 오른 남편이 무심하지도 않은지 남편이 앉은 좌석 쪽으로 생글거리며 다가왔습니다. 지켜보는 제가 더 민망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창 밖만 바라보고 있던 남편이 몸을 일으켰습니다.‘왜 일어나는 거지? 설마 아내를 피해서 다른 곳으로 가려는 건 아니겠지…?’온갖 나쁜 상상을 다 하는데 갑자기 남편은 통로 쪽 좌석으로 옮겨 앉으며, 이렇게 이야기하는 겁니다.

“여보, 어서 와. 내가 데워 놨어. 내 엉덩이 난로 실력이 예전 같지 않은 가봐. 별로 안 따뜻하네. 그래도 빨리 앉아. 다 식는다.”그러면서 자리에 앉는 아내의 어깨를 폭 감싸 안는 것이었습니다. 머리를 꼭 맞댄 부부의 뒷모습….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 같았습니다. 영원한 부부간의 사랑은 없다고 믿었는데….그 부인이 앉은 자리.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난로였을 겁니다.

-안세정/낮은 울타리 2001년 2월 호 중에서-

느린 묵상의 미덕

오늘날 우리 주변의 삶들을 돌아보면 제각기 주어진 일을 감당하느라 정신없이 달려가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없이 달려온 세월의 흐름이 우리의 내면의 성숙을 전혀 보장해주지 못함을 우리는 경험을 통하여 알게 된다. 날마다 말씀을 대하긴 하지만 나의 내면 깊은 곳에 이루어지는 하나님과의 교제에 대한 갈망을 이미 잃어버린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이다.

켄가이어는 광고에서 우리가 갈망하는 삶이 마치 우리의 꿈 인양 부추기는 ‘멋진 인생’이 아니라 온전하고 넉넉하고 풍요로운 삶이라고 전제한다. 원제목이 ‘Reflective Life’인 것처럼 그의 글은 우리의 내면을 비추어줄 뿐 아니라 어느새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와 참된 체험에 대한 갈망을 불러 일으킨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마음은 어느덧 창이 열려있는 거실의 조그만 의자에 기대 앉아 일상을 벗어나 하나님을 바라보며 삶을 되돌아보는 모습으로 변모되었다. 묵상하는 삶이란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 우리 주변의 관계들, 사건들, 모습들 그리고 삶의 모든 순간들을 통해 우리 안에 들려오는 하나님의 음성과 그 분의 마음에 주목하고 수용하며 반응하는 삶이다.

그리하여 하나님이 내 안에 들어오셔서 나와 더불어 먹고 마시며 교제할 뿐 아니라 나를 만져주시도록 자신을 드리는 삶이다. 우리는 대부분 인스턴트식으로 묵상을 해치우기 때문에 아무런 열매도 없고 이렇다 할 삶의 변화도 없는 것을 보게 된다. 저자는 영적 감수성을 키우기 위하여 우리가 습득해야 할 몇 가지 습관을 일러준다. 순간을 읽는 것, 순간을 묵상하는 것, 순간에 반응하는 것이다.

그는 또한 이러한 마음의 습관을 말씀 묵상과 일기 쓰기, 삶의 스케줄에 적용하는 예를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나아가 묵상하는 삶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말씀 묵상하기, 영화 묵상하기, 연극 묵상하기, 사람 묵상하기 등 우리 삶의 모든 통로를 통하여 깊은 영적 감동을 맛볼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제안한다. 예수님의 삶은 묵상하는 삶이 어떻게 열매를 맺는지 보여주고 있다. 주님은 온 인류를 하나님 품으로 인도하기 위해 오셨지만 서두르시거나 프로그램에 매달리지 않으셨다. 하늘의 리듬을 느끼며 하나님이 일하실 때 맞추어 일하셨다. 주님은 하나님이 허용하신 3년 동안 열두 명의 제자들과 먹고 자며 함께 생활하셨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을 이해하지 못한 채 뿔뿔이 흩어졌지만 성령 강림과 더불어 그 열매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이 책의 마지막에는 묵상하는 삶을 위한 실제적 자료들이 들어 있다. 우리의 삶의 템포를 늦추고 저자의 제안대로 묵상하는 삶 속으로 들어가기를 권한다. 이 책은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와 참된 체험을 갈망하는 모든 분들에게 도전을 주고 실제적인 안내의 역할을 할 것이다.

「묵상하는 삶」- 겐 가이어
-홍종인/서울대교수. ccc 편지 3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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