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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교회 (yeolin) 조회수:2214 추천수:19 112.168.96.71
2014-11-25 13:19:03
전화벨
동욱 : 헬로우!
동혁 : 나다 형! 병원이다.
동욱 : 네, 형! 어떻게 됐습니까? 어머니 내시경 검사 별거 아니죠? 소화불량 같은 거죠? 맞죠?
동혁 : 아니야! 말기 위암이야
동욱 : 네에?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복통 몇 번 일으키신 것뿐인데요.
동혁 : 나도 믿어지지 않아.... 신경성 소화불량 정도로 소화제 처방이나 받으면 될 줄 알았는데 말이다.... (목이메이며) 의사 말은 암조직이 너무 퍼져... 수술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다. 암조직을 떼어내고 일단 입원하시기로 했으니까 일 끝나는대로 병원으로 와라.
동욱 : 형... 저 정말 암 말기 맞아요?
동혁 : 틀림없다. 내시경 검사할 때 스크린을 함께 봤는데.... 의사가 아닌 내 눈으로 봐도 암조직이 확실하게... 보였다.
동욱 : 형 이건 말이 안돼요! 갑자기 초기도 아닌 말기라니... 어머니 건강하셨는데... 이게 말이 돼요?
동혁 : 말이 안돼.... 어머닐 정면으로 뵈올 수가 없더구나..... 우리가 어떻게 (목이 메이며 ).. 어머니 건강에 이렇게... 무심할 수가 있었냔 말이냐...
동욱 : .............
동혁 : 자동차도 삼천 마일마다 기름 갈아주고 때 맞춰 정비를 하고 정성을 들인 우리가 아니냐 ? 자동차정비에 들인 정성의 십분의 일만 들였어도.... 위암 같은 거 조기발견이 가능 했을텐데..... ( 그만 울음 같은 게 터진다. )
동욱 : 형, 난 아직도 안 믿어져요! 아닐 꺼예요. 엄마가 얼마나 건강하셨는데요. 조직 검사... 끝내면 뭔가 잘못 짚었다구 할꺼에요.

음악 ㅡ

의사 : 위와 연결된 장이 막히면 물 한 모금 못 마시고 돌아가시게 됩니다. 목숨이 붙어 있는 동안에는 드실걸 드시고 가시다가 돌아가시게 하는 게 도리 아니겠습니까?
동숙 : (울음을 터뜨리며) 목숨이 붙어 있는 동안이라뇨? 그 말씀 자식으로 듣기가 좀 거북하네요.
동혁 : 동숙아.
동숙 : 이건 아주 돌아가신다는 걸 전제 하구 말씀 하시잖아요? 수술을 하면 낫는다는 말... 난 그 말이 듣구 싶어요 오빠!
의사 : 수술을 안 하시겠다면 입원을 할 필요도 없겠죠? 수술 일정을 취소하면 이주 후에나 일정을 잡을수 있으니까 수술 원치 않으시면 오늘 밤 안으로 연락을 해주십시오! 먼저 실례합니다!
동숙 : 오빠 난 수술 반대예요. 목숨 붙어 있는 한 뭐 드시게 할려구 수술하다뇨, 엄만 팔십노인이에요! 수술 받으면 끝이 더 빠를거에요!
동욱 : 그 고통은 어떻게 다 당하구? 암은 칼 대면 확 퍼진답디다. 형! 결정하기 어려울때는 상식에 따르는 거야. 사람들 경험으로 입증했는데 왜 수술을 고집해?
동혁 : ...... 그래도 난 의사 결정에 동의하고 싶구나.... 수술하자는 의사 말을 거역하고 편찮으신 어머닐 집으로 모셔 가고 싶지 않아 ...
동욱 : 형 난 의사 말에 복종하구 싶은 생각이 안 드네요. 형도 들었잖아요? 할테면 하구 말라면 말라는식
동숙 : 오빠! 차라리 엄마한테 모든 걸 털어놓고 엄마가 결정하시게 함 어떨까요? 엄마는... 늘 현명... 하시... 잖우...(하고 울음을 터뜨린다.)

음악 ㅡ

동혁 : 어머니... 간단한 위궤양 수술이예요.... 안심하시구 수술 받으세요 어머니 : 댓츠 오우케이! 느이들 에미 별명이 댓츠 오우케이 권사님인거 알지? 내레 팔십난 늙은이 아니간 ? 이제 죽는다고 누가 일찍 갔다 하간? 느이들 팔십까지 한번 세어 보라우 얼마나 긴지.... 하나 두울.. 세엣.... 네엣, 다섯.. 여어섯.... 참 길게 살았디.... 그런데 느이들 얼굴 상오가 어째다들 그 모양이가? 댓츠오우케이 권사가 또 웃기는 말을 해야 되간? 야! 수술 할 때 틀니 빼고 하간? 틀니 빼먼 내꼴이 몹시사납갔디... 수술 끝나자 마자 틀니 도루 끼워 달라 엉? 이래도 안웃네?자식들 힘들게 웃는 웃음소리 동숙 : 엄마, 엄마 틀이 그건 제가 책임질께요!
어머니 : 아니야 너는 기돌하라우... 너.. 사는거 기중 힘들어서리... 신앙생활 기도생활 제대루 못한거... 내가 늘 걸려... 이번에 내레 니 기도 좀 받자마
동숙 : (목이메이며) 죄송해요 엄마... 전.... 평생 엄마 기도제목이나 드리는 딸이었어요 그..렇죠? 하고 동숙 뛰어 나가고 문 닫치는 소리 동숙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어머니 : .... 느이들 동숙이가 짐 된다구 저 애 섭섭하게 하면 안된다. 저 애가 오라버니 남동생 공부 시키겠다구 지 공부 뒷전 하구 오빠 동생 섬긴아이 아니냐? 느이들 쌀 섞인 밥 줄 때 저건 딸이라구 보리밥 먹구 며루치 한 마리 통째로 못 멕였어.. 그 고생 끝에 애비 네가 서울대에 합격하니 저 애가 에미보다 더 섧게 울지 않았간?
동혁 : 알아요. 어머니... 잘 압니다
어머니 : 6.25동난에 느이 아부지 잃구.... 일 나간 에미 대신.... 밥하구 빨래하구.... 느이들도 느이들이지만 내가 저 애 고생시킨 거 하늘 나라가서나... 갚을지... 미안해....이 에미가 똑똑지 못해... 자식들.. 고생만 시켜 미안해...
동욱 : 엄마, 그런 말씀 마세요 엄마가 그러시면 (목이 메이며) 효도 못하구 속이나 자주 썩여드린 우린 어쩌라구요!(계속)

LA 이야기 주부편지 10월 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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